[IT조선 김남규] "내년도 최대 목표는 민원이 없는 은행을 만드는 것입니다."

박진회 신임 한국씨티은행장은 28일 취임 한 달을 맞아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고객을 대상으로 한 신뢰회복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행장은 "문제가 된 개인정보유출 사고 등을 보면서 금융인으로서 어떻게 해야 올바른 것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내년에는 민원없는 은행을 목표로 모든 역량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실천방법으로는 4S 전략을 소개했다. 4S 전략은 은행 규모를 줄이고(smaller) 서비스를 단순화(simpler) 하며, 거래 시스템은 더 안전하고(safer) 강하게(stronger) 구축하겠다고 게 핵심이다.

박 행장은 "지금까지는 항상 성장 위주의 정책을 펼쳤지만 앞으로는 규모는 줄이면서 디지털 뱅킹을 강화할 것"이라며 "다만 우리의 강점인 기업금융, WM(자산관리), 카드사업을 강화해 장기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최근 모바일 뱅킹 등 비대면 채널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비중 역시 커지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에는 무방문 즉시 대출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디지털 뱅킹의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씨티은행의 내년 성장률을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출은 올해보다 3~5%, 예금은 4~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추가 구조조정 계획에 대해서는 "비용이 급증하지 않는 구조에서 구조조정을 할 이유가 없다"며 "아직 추가적인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상반기 희망퇴직으로 652명의 인력을 감축한 바 있다.

최근 정부와 금융당국이 주력하고 있는 기술금융 지원 확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박 행장은 "기술만 평가해 대출하는 방식은 기업금융의 기본과는 맞지 않다"며 "한국씨티은행의 기술금융 실적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어떤 방향으로 추진해야 할지 혼선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다른 시중은행도 기술금융 실적에 대한 요구가 있어 힘들게 쌓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개인적인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박 행장은 애매모호한 기술평가 기준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기술력이 있는 기업이라면 벤처캐피탈 등을 통해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란 견해에서다.

박 행장은 "중소기업이 성장하는 대출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한다"면서도 "앞으로 초기사업인지, 기술이 검증된 사업인지 중소기업을 세분화해서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남규 기자 ngk@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