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600만 자영업자 중 하루 평균 2200여 개의 매장이 문을 닫는다. 이러한 환경에서 우리 동네 음식점이 살아남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물론 매장에서 제공하는 질 높은 제품 및 서비스가 가장 중요할 것이다. 그밖에 매장 인테리어, 가격 등 눈에 보이는 것뿐 아니라 장기적 마케팅 전략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요소들도 함께 고려된다.

최근 죽어가는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매장의 경영과 마케팅을 돕기 위한 기업이 늘고 있다. 이들은 매장 점주들의 성공을 응원하며 각종 솔루션을 제공한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매장 고객관리 플랫폼 스포카도 이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2012년 4월 스포카는 태블릿을 기반으로 한 포인트 적립 서비스 ‘도도포인트’를 출시했다. 일반 매장에서는 버려지기 일쑤였던 종이쿠폰을 대신해 고객과 매장 모두가 간편한 적립 시스템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우리가 점주를 대신해 빵을 구워주거나 커피 로스팅을 직접 도울 수는 없다. 다시 말해 스포카의 역할은 ‘매장과 고객을 세련된 방식으로 연결한다’는 미션 아래, 매장 점주들이 마케팅 수립에 쏟는 수고와 시간을 절약해 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그들이 빵을 굽고 커피 로스팅하는 데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도도포인트도 출시 초기에는 포인트 적립 기능만을 제공했다. 포인트 적립 기능은 종이쿠폰을 대체한다는 측면에서 편리함이라는 특징만 부각됐을 뿐, 적립 데이터를 통한 소비 패턴 분석 단계까지는 나아가지 못했다. 당시 스포카에는 업무 참고용을 위한 데이터 관리 도구가 존재했는데, 우리는 이를 활용해 일부 매장에 간헐적으로 마케팅 조언을 제공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후 점차적으로 많은 매장으로부터 데이터 분석에 대한 요구가 커져갔다. 매장 스스로 도도포인트를 활용한 데이터 분석의 필요성을 실감한 것이다. 결국 우리는 사내에서만 사용하던 관리 도구를 외부에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이 관리 도구는 지금의 ‘도도인사이트’로 발전했다.


도도인사이트 분석 화면.
도도인사이트 분석 화면.

도도인사이트는 이미 많은 매장에서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도도인사이트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외부 공개 이전부터 이미 검증이 완료된 제품이었다. ‘개밥먹기(Eating your own dog food)’란 말이 있다. 제품이 대중화되길 바란다면 이미 내부에서도 사용에 대한 만족감이 충족돼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까지도 도도인사이트는 스포카 본사 직원들이 업무 시간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제품 중 하나다.

둘째, 이미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던 사내 관리 도구에서 기능의 권한적인 요소만 확장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발빠른 제품 출시가 가능했다.

셋째, 분석 기능이 추가돼도 매장에서의 별도 업데이트가 필요없이, 도도인사이트를 사용하는 모든 매장이 자동 업데이트 혜택을 볼 수 있었다. 이로써 도도포인트와 제휴한 개인 운영 매장, 프랜차이즈 본사 등은 도도인사이트라는 툴 하나로 적립 고객에 대한 데이터를 한 눈에 쉽고 정확하게 볼 수 있게 됐다.


도도인사이트 분석 체계.
도도인사이트 분석 체계.

이 단계에서 더 나아가 우리는 도도인사이트에서 도출된 분석 데이터를 활용해 매장별로 효과적인 타깃팅하는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모바일 메시지 전송 기능이 추가됐다. 매장에서 매장 소식이나 이벤트 등의 모바일 메시지를 타깃 고객에게 전송하는 방식이다. 점차 이러한 기능을 전문적인 ‘메시지 마케팅’으로 제공받기를 원하는 매장이 늘어났다.

매장과 스포카가 메시지 마케팅을 중요하게 생각한 이유는 간단하다. 도도포인트를 통해 메시지 전송 기능을 경험한 매장들이 효과를 체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매장들이 메시지 마케팅을 위한 고객 타깃팅과 효과 측정 등을 잘 알지 못해 마케팅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낮았다. 우리는 더욱 일반적이고 체계적인 정보가 담긴 마케팅 솔루션 제공을 위해 다시 고민에 빠졌다.

우선 메시지 마케팅 전략이 보다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도도인사이트로 제공되는 데이터 자체가 누구나 보편적으로 접근 가능한 정보로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결국 스포카는 도도포인트 제휴 매장을 포함해 메시지 마케팅에 관심 있는 모든 매장에게 우리의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지난 9일 스포카는 100여 명의 매장 점주들을 초대해 ‘똑똑한 매장 마케팅’ 강의 세미나를 개최했다. 실제 매장 관계자들에게 메시지 마케팅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실천할 동기를 부여한 시간이었다.

결국 메시지 마케팅 전략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로 채워져야 한다. 이것이 스포카가 도도인사이트로 도출된 데이터를 폐쇄적으로 관리하지 않고 대중에 개방한 이유다.

한 통계에 따르면 매장이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비용은 기존 단골고객을 재방문하게 드는 비용보다 5배 높다고 한다. 특히 지역 매장의 경우 고객 규모가 한정돼 있기 때문에 매장을 찾는 단골고객층을 이해하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고객관리 시스템이 해답이다.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데이터를 얼마나 적절하게 활용하느냐가 고객관리를 통한 매장 운영의 핵심일 것이다. 앞으로도 스포카는 매장 점주들이 메시지 마케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최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관련 마케팅 정보 공유에 앞장설 예정이다. 이제 매장 고객관리를 위한 마케팅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