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박상훈] 최근 우리 경제는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 글로벌 경기 하락의 영향을 받아 수출이 둔화되고 내부 부진이 겹치면서 3년 연속 2~3% 저성장에 그치고 있다. 일부에서는 양극화와 가계부채, 규제 등 구조적인 문제로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한 기업의 비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IT조선은 경기 침체 속에서도 각 산업 분야에서 선전하고 있는 국내외 기업과 제품을 발굴해 그 성과를 알리고 새로운 혁신의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2015 초이스잇 대상’ 을 마련했다. 브랜드 인지도와 온/오프라인 유통점 판매 및 매출 통계, 업계 전문가·전문기자 등의 의견을 반영해 선정했다.

선정된 20개 기업을 분석해 보면 불황을 뛰어넘는 성공 방정식은 역시 끊임없는 혁신과 과감한 도전이었다. 이들 업체들은 기술과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새로운 성과를 보여주거나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세계로 나갔다. 기존과 차별화된 시장 전략으로 참신한 시도를 했고, 설사 실패하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계속 노력해 성과를 만들어냈다.
2015 상반기 초이스잇 대상 주요 부문별 수상 업체 명단
2015 상반기 초이스잇 대상 주요 부문별 수상 업체 명단
초이스잇 대상은 5개 부문으로 나눠 선정했다. 세계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 성과를 낸 글로벌상 대상에는 삼성전자가 뽑혔다. 올해 삼성전자는 경쟁사를 압도하는 경쟁력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초격차'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가장 완성도 높은 안드로이드폰이라는 평가를 받는 갤럭시 S6와 프리미엄 가전 '셰프컬렉션' 등이 그 성과물이다. 이 밖에 고사양 단말기용 프로세서로 세계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퀄컴이 최우수상을, 올 플래시 스토리지로 기업용 스토리지 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는 퓨어스토리지, 모바일 원격지원 솔루션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알서포트가 우수상을 받았다.

프런티어상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하고 일정한 성과를 낸 기업에 수상한다. AMD가 대상을 CIDT가 최우수상, 리뷰안테크와 다나와컴퓨터가 우수상 업체로 선정됐다. 특히 AMD는 개척자의 길을 묵묵히 걸어오고 있다. 독자 개발한 HBM(High-Bandwidth Memory)을 사용해 성능을 높이면서 크기를 줄인 퓨리(Fury) 그래픽카드를 내놨고, 게임 화질을 비약적으로 향상하는 프리싱크(FreeSync) 기술로 주목을 받고 있다. CIDT는 명함 중심의 협업 솔루션인 '캠카드 비즈니스'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기술과 사용자 경험 등 다양한 측면에서 혁신성을 보여준 이노베이션 대상에는 알파스캔이 꼽혔다. 국내 업체인 알파스캔은 지난 20년간 모니터 부문에만 집중해 왔다. 특히 초슬림 베젤 모니터와 같은 혁신적인 제품 컨셉을 가장 먼저 선보여 시장을 선도해 왔다. 최우수상을 받은 한국EMC는 기존 주력 시장인 하드디스크 기반 스토리지 영역에 머물지 않고 올 플래시 스토리지 제품으로 혁신적인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 밖에 PC 주변기기 전문업체인 엠제이테크놀로지와 중소기업용 전사자원관리(ERP) 업체인 오르카아이티가 우수상을 받았다.
크리에이티브상은 기존과 다른 새로운 시장 전략으로 시장 확대를 시도한 기업을 발굴하기 위해 마련했다. 올해 대상에는 에이블스토어가 선정됐다. 필립스(알파스캔)가 최우수상을, 컴포인트와 앱코가 우수상 업체로 뽑혔다. 에이블스토어는 점점 경쟁이 치열해지는 NAS(Network Attached Storage) 부문에서 제품 유통 외에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통해 새로운 시장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영상감시, 협업 솔루션 등을 내놓았으며 장기적으로 중소기업 뿐만 아니라 대기업 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필립스는 모니터에 블루투스 스피커를 결합하는 등 참신한 시도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어려운 시장 환경과 치열한 업체 간 경쟁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꾸준히 도전해 성과를 낸 챌린지 대상에는 명인이노가 꼽혔다. 대표적인 토종 서버업체인 명인이노는 글로벌 업체와 직접 부딪혀야 하는 상황에서도 10년 넘게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 왔다. 금융과 제조, 특히 영상 관련 시장에서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다. 이 밖에 가장 경쟁이 치열한 시장 중 하나인 스토리지 분야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한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이 최우수상을, 원제로소프트와 스카이디지탈이 우수상을 받았다.

흔히 '경제는 심리'라고 한다.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충고이자, 정확하지 않은 정보와 과잉 우려만으로 너무 위축돼서는 안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현재 우리 경제는 계속된 경기 침체와 미래에 대한 우려로 짓눌려 있다. 그러나 이번 초이스잇 대상을 통해 발굴한 기업 사례를 보면 혁신과 도전만이 우리 경제가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박상훈 기자 nanugi@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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