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박상훈] 신세계 그룹은 2100만 명에 이르는 신세계 포인트 회원과 백화점, 이마트 등 강력한 유통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외식, 주유, 레저, 극장 등 제휴를 통해 광범위한 소비자층과 직접 소통할 수 있다. 신세계아이앤씨는 이처럼 그룹사가 가진 강력한 유통 인프라와 ICT 기술을 결합해 어려운 시장 상황에 맞서 정면 돌파한다는 구상이다.

신세계 그룹은 7월 말 신세계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간편결제 앱 'SSG 페이(SSG PAY)' 서비스를 시작했다. 앱 내에서 현금, 상품권 등으로 충전된 선불식 'SSG 머니'와 후불식 신용카드 간편결제를 동시에 지원한다. 올해 내에 은행 계좌를 통한 직불형태의 간편결제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인데, 이렇게 되면 SSG 페이를 통해 선불, 직불, 후불 간편결제가 모두 가능해 활용도가 더 높아진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신세계아이앤씨가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간편결제 앱 'SSG 페이'를 내놨다. (그림=신세계아이앤씨)
신세계아이앤씨가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간편결제 앱 'SSG 페이'를 내놨다. (그림=신세계아이앤씨)
DMC미디어가 지난 4월 발표한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실태’ 보고서를 보면 국내 모바일 기기 이용자의 72%가 간편결제를 이용한 경험이 있다. 모바일 결제 시장도 급성장하는 추세인데, 시장조사업체는 글로벌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이 2017년까지 721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포털, IT, 통신 등 다양한 업체가 잇달아 관련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 활성화는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디다. 사용자와 가맹점을 동시에 확장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아이앤씨가 주목하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SSG 페이는 사용자와 가맹점 확보에 강점을 가진 신세계 포인트 회원과 유통채널을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해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을 단기간에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SG 페이와 기존 페이의 3가지 차이점

SSG 페이의 가장 큰 특징은 선불과 후불, 직불 결제가 동시에 가능하다는 점이다. 업체 측은 국내 간편결제 앱 중 처음이라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10만 원짜리 물건을 구매할 때 SSG 머니로 6만 원, 신용카드로 4만 원으로 선택해 결제할 수 있다. SSG 머니는 현금뿐만 아니라 개인 신용카드나 신세계 포인트로 충전할 수 있고 휴대전화 번호를 통해 지인, 친구, 가족에게 선물할 수도 있다.

후불식 신용카드 간편결제는 현재는 씨티, 삼성, BC, 현대, KB, 신한, 롯데, 우리 등 국내 8개 카드사와 제휴가 됐다. 하반기에는 하나(외환) 카드를 비롯한 전 카드사로 확대할 예정이다. 은행계좌를 연결한 직불 간편결제 서비스는 올 하반기 은행권 제휴를 통해 추가로 서비스할 예정이어서 SSG 페이 하나로 선불, 직불, 후불 간편결제가 모두 가능해진다.

결제와 관련된 거의 모든 작업을 통합한 것도 SSG 페이의 차별점이다. 업체 관계자는 "기존 오프라인 간편결제 운영방식이 단순히 신용카드를 대체하는 수준이었다"며 "반면 SSG 페이는 바코드 스캐닝 한 번으로 쿠폰 적용, 포인트 적립, 신용카드 간편결제, 현금/전자 영수증 발행 등이 동시에 이루어진다"고 설명했다.
SSG 페이 제휴 및 사용처 현황 (표=신세계아이앤씨)
SSG 페이 제휴 및 사용처 현황 (표=신세계아이앤씨)
쇼핑 풍경도 바뀔 전망이다. 기존까지 쇼핑할 때는 계산대에 줄을 서 쿠폰을 찾고 포인트카드를 제시하고, 신용카드, 현금, 상품권 중 결제 수단을 정해 제시하고 결제 후에는 영수증, 주차권까지 따로 챙겨야 했다. 그러나 SSG 페이를 이용하면 쿠폰 할인, 포인트카드 적립, 주차정산이 한 번에 적용되고, 영수증도 자동 발급된다. 계산대 대기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업체는 기대하고 있다.

SSG 페이는 범용성 측면에서도 경쟁 서비스보다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100만 명에 달하는 신세계 포인트 회원과 백화점, 이마트 등 다양한 유통채널은 SSG 페이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업체는 사용처를 단순히 신세계 관계사에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외부 사용처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올 하반기 중 공과금, 관리비 납부 서비스 등도 지원한다.

금융 서비스의 기본은 보안이다. 업체는 모의 해킹과 보안 진단 등을 통해 SSG 페이의 보안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개인정보 접근 인원을 최소화하고 탈퇴, 휴면 고객 정보는 저장공간을 분리해 관리한다. 신용카드 개인정보는 카드사와 SSG 페이 시스템 간 정보와 권한을 분리해 관리하는 등 강력한 개인정보 통제 시스템을 구축했다. 편의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업체는 설명했다.

김장욱 신세계아이앤씨 대표는 “SSG 페이는 기존 결제방식의 불편함을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됐다"며 "이러한 고민을 IT와의 융합을 통해 결제의 전 과정을 단순하게 개선함으로써 고객에게 더 편리한 쇼핑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상훈 기자 nanugi@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