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유진상] 가상현실이 모바일을 이을 차세대 플랫폼으로 부각되고 있다. 아직은 성장단계에 있지만, 곧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업체들의 각축전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현재 가상현실 관련 디바이스 제조업체들이 성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디바이스가 충분히 확산된 이후부터는 콘텐츠 및 플랫폼 사업자들의 영향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플랫폼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가상현실 디바이스 시장은 2020년까지 약 1500억 달러(약 166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전 세계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Head Mounted Display, HMD) 시장은 2014년 7000만 달러에서 올해 6억 8500만 달러, 오는 2018년에는 38억 달러로 규모가 커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는 각종 센서 및 첨단 기술들의 가격 하락으로 가상현실 디바이스의 가격이 지난 1990년대의 약 1/10인 200~400달러 수준으로 감소했으며, 오는 2018년에는 100달러 이하로 감소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니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등 다양한 글로벌 IT기업들이 HMD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머시온 V렐리아(ImmersiOn-VRelia), ANTVR 등의 스타트업 등의 참여도 적극적이다.
관련업계에서는 아직까지는 가상현실 관련 디바이스 제조업체들이 성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디바이스들이 충분히 확산된 이후부터는 콘텐츠 및 플랫폼 사업자들의 영향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CT컨설팅 기관인 KZERO에 따르면, 가상현실 SW시장의 수익규모는 지난해 96만 달러에서 2018년 46억 달러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가상현실 기술 기업을 잡으려는 투자 및 M&A도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콘텐츠 개발사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애플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액티비전 블리자드, 닌텐도 등 모바일 인터넷 및 게임업계 글로벌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버츄익스 옴니(Virtuix Omni), 애버간트(Avergant), 뷰직스(Vuzix) 등의 스타트업에 투자와 M&A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가상현실 기술이 게임 및 미디어 콘텐츠 산업에 활용됨은 물론 향후 의료, 교육, 쇼핑, 커머스 등 다양한 산업에 융합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즉, 현재 모바일이 플랫폼으로 대세가 된 것처럼 가상현실이 차세대 플랫폼으로써 제 몫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가상현실 디바이스와 콘텐츠들이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선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사생활 침해논란이나 사용자가 느끼는 어지럼증, 시각적 피로 등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또 보안 관련 기술 확보도 필요하다.
방보경 KOTRA 실리콘밸리무역관은 “가상현실이 모바일을 잇는 차세대 플랫폼으로 각광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들이 산적해 있는 상황”이라며 “높은 수준의 하드웨어 인프라를 기반으로 문제점들을 해결해 기술개발에 성공한다면 디바이스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는 물론 플랫폼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유진상 기자 jinsan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