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김남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 접수 결과 KT와 카카오, 인터파크 컨소시엄이 최종 신청을 마쳤고, 후발주자로 뒤늦게 참여한 500V 컨소시엄은 끝내 신청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금융위원회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 마지막 날인 이날 KT와 카카오, 인터파크 컨소시엄이 1호 사업자 타이틀 확보를 위한 예비인가 신청 접수를 완료했다.

우선, 카카오 컨소시엄에는 이미 알려졌던 한국투자금융지주, KB국민은행, 카카오 외에도 넷마블, 로엔(멜론), SGI서울보증, 우정사업본부(우체국), 이베이(지마켓, 옥션), 예스24, 코나아이, 텐센트 등 총 11개사가 공동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지금까지 카카오 컨소시엄으로 알려진 이 그룹은 정식 명칭을 ‘한국카카오은행주식회사’로 정했고, 참여 기업의 역량을 고려해 ‘이어주고-넓혀주고-나눠주고’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나섰다.

한국카카오은행주식회사는 금융, 온라인 커머스, 콘텐츠, ICT, 핀테크 등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들로 구성돼, 인터넷 전문은행에 요구되는 차세대 ICT 기술력과 금융사업 역량, 보안 시스템, 글로벌 채널 등을 두루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카카오은행주식회사는 개인과 기업을 위한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와 중소상공인, 금융 소외계층, 스타트업 등 기존 은행의 혜택을 받지 못하던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KT컨소시엄 역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해 이날 금융위원회에 예비인가 신청서를 제출하고, ‘3C 서비스’ 분야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컨소시엄에는 KT와 효성ITX, 노틸러스효성, 뱅크웨어글로벌, 포스코ICT, 브리지텍, 모바일리더 등의 ICT기업과 GS리테일, 얍컴퍼니, 이지웰페어 등 3곳의 플랫폼·커머스 기업이 참여했다. 또한, 금융업권에서는 우리은행과 현대증권, 한화생명이, 지급결제·보안 영역에서는 KG이니시스와 KG모빌리언스, 다날, 한국정보통신, 인포바인, 핀테크(8퍼센트) 등 다양한 분야의 18개 기업이 참여한 상태다.

KT컨소시엄 측은 이날 예비인가 신청 접수와 함께 금융과 ICT 융합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최적의 지분구조를 갖췄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기업 위주의 컨소시엄 구조를 벗어나 핀테크·보안 등 각 분야별로 전문성을 확보한 국내 중소기업들이 대거 주주로 참여해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는 것. 특히 모바일 중심의 서비스를 넘어 편의점과 ATM 등의 오프라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차별화 포인트로 강조하고 있다.

KT컨소시엄 역시 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 소상공인을 주 타깃 고객으로 삼고, 오픈 금융 플랫폼 구축과 빅데이터 분석·위치 기반의 맞춤형 상품 제공에 주력할 방침이다. 

인터파크 컨소시엄 역시 이날 참여 업체를 최종 확정하고 금융위원회에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인터파크 컨소시엄에는 SK텔레콤, GS홈쇼핑, BGF리테일, 옐로금융그룹, 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즈, NHN엔터테인먼트, 지엔텔, 한국전자인증, 세틀뱅크, IBK기업은행, NH투자증권, 현대해상화재보험, 한국증권금융, 웰컴저축은행 등 각 산업을 선도하는 15개 회사의 참여가 확정됐다.

현재 이 컨소시엄은 ‘인터파크 그랜드 컨소시엄’(이하 I-BANK)이란 명칭을 사용키로 결정했고, ‘고객의 모든 경제생활을 핀테크와 연계해 혁신과 상생의 창조 금융 실현’이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나섰다. 설립자본금은 3000억 원으로 인터파크 그룹은 설립자본금의 약 1/3(우선주 포함)을 출자할 예정이다. 

I-BANK 측은 각종 상거래와 금융거래에 기반을 둔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고, 모바일 개인 금융비서, 자동화 PB 서비스, 복합금융몰을 통해 고객을 위한 맞춤형 자산축적 솔루션을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통신, 금융, 유통, 지급결제 시장에 강점을 가진 컨소시엄 참여사의 역량을 활용해 소비자의 생활서비스 전반에 걸쳐 적립과 사용이 가능한 가상화폐인 ‘I-Money’를 출시해 생활밀착형 은행이 될 것이라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500V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은 준비 부족 등을 이유로 이날 마감 예정인 1단계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자 예비인가 신청을 진행하지 않았다. 타 컨소시엄과 차별화된 전략과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하려 했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자 내년 하반기에 진행되는 2단계 접수에 참여키로 최종 결정한 것이다.

ICT업계 한 관계자는 “500V 컨소시엄의 포기로 인터넷전문은행 시범사업자 예비인가 경쟁이 당초 예상대로 KT와 카카오, 인터파크의 3파전 양상이 될 것”이라며 “컨소시엄 3곳 모두 관련 업종에서 탄탄한 경쟁력을 갖춘 만큼, 금융위의 판단을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라고 말했다.

김남규 기자 ngk@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