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유진상] SW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컴퓨터 언어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코딩 교육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코딩 교육 열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중에는 이미 코딩과 관련한 서적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특히 코딩 교육 바람이 거세지면서 무료 교육용 프로그램인 '스크래치'도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최근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와 교육부는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SW교육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소프트웨어 중심사회를 위한 인재양성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중학교는 2018년부터 ‘정보’ 과목을 필수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중학생은 ‘정보’ 과목을 34시간 이상 이수해야 한다. 또 초등학교에서는 2019년부터 SW 기초교육이 시행돼 ‘실과’ 시간에 SW 기초교육을 1년에 17시간 이상 이수해야 한다.

미래부의 'SW 기초 창의캠프'에서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스크래치 활용수업을 듣고 있다.(사진=미래부)
미래부의 'SW 기초 창의캠프'에서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스크래치 활용수업을 듣고 있다.(사진=미래부)


이러한 정부의 정책은 곧 SW 교육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으며, 이는 곧 코딩교육으로 이어지고 있다. 코딩은 컴퓨터 언어로 프로그램 만드는 행위를 일컫는 말이다. 모든 SW는 코딩을 통해 만들어진다. 우리가 사용하는 워드, 애플리케이션, 웹사이트, 게임 등 모든 SW는 코딩을 통해 완성된다.

전 세계에 부는 코딩 열풍

사실 코딩 열풍은 우리나라에서만 부는 것이 아니다. 주요 선진국은 코딩 교육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미국은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코딩 수업이 확산될 뿐 아니라 졸업 필수 강의로 채택한 학교도 늘고 있다. 영국의 경우는 지난해를 ‘코딩의 해’로 지정해 코딩 교육 확산을 위한 다양한 캠페인을 벌인 바 있다. 유럽의 많은 국가 역시 코딩 교육과 디지털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주요 선진국들이 이처럼 코딩 교육에 적극성을 보이는 이유는 소프트웨어 산업 비중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전 세계 IT 시장은 소프트웨어산업이 대세로 떠올랐다. 때문에 SW 인재 양성을 비롯해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서비스 중심의 미래 산업을 준비하기 위해선 SW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학교에서 이뤄지는 코딩 교육은 어려운 수준은 아니다. 학생들에게 SW의 개념을 가르쳐주고 무언가를 만들어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수준에서 이뤄지게 된다. 교육부 역시 코딩을 통해 창의력과 문제 해결능력을 향상시키고 주어진 임무에 대한 방법을 찾아 해결방법과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것이 주목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창의력과 문제 해결능력 키운다

코딩 교육에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것이 스크래치다. 미국의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이 지난 2006년 개발한 무료 교육용 프로그램인 스크래치는 사용법이 쉽고 간단한 것이 특징이다.


블록(Block)으로 불리는 상자 모양의 명령을 마우스로 드래그해 조립, 프로그램을 완성해 나가는 것이다. 컴퓨터 명령 언어를 따로 기억할 필요도 없으며, 레고처럼 블록을 쌓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초보자도 쉽게 다룰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실시간으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 쉽게 수정할 수 있다.

양병석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연구원은 “스크래치는 코딩에 대한 개념만 있다고 보면 된다”며 “스크래치는 마치 레고처럼 가지고 놀면서 개념을 익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천문원중학교는 자유학기제에서 스크래치를 활용한 'SW야 놀자'를 운영하고 있는 모습
과천문원중학교는 자유학기제에서 스크래치를 활용한 'SW야 놀자'를 운영하고 있는 모습


실제 스크래치는 많은 학교에서 SW교육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SW교육 연구학교와 시범학교에서는 스크래치를 활용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현재 일부 중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자유학기제 내에 동아리 선택 프로그램에서 스크래치는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배남희 과천 문원중학교 교사는 “스크래치와 아두이노 보드를 활용해 아이들이 SW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스크래치는 블록 끼워 넣기로 비교적 쉽게 할 수 있어 가장 인기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스크래치와 아두이노 보드를 활용해 학부모와 함께 실습하는 모습(사진=미래부)
스크래치와 아두이노 보드를 활용해 학부모와 함께 실습하는 모습(사진=미래부)


스크래치를 주제로 한 다양한 행사들도 꾸준히 열리고 있다. 미래부는 지난달 부산교육대학교에서 올해의 마지막 ‘SW 기초 창의캠프’를 진행했다. 창의캠프에서도 가장 흥미를 끄는 수업은 스크래치를 활용해 코딩하고 이를 센서, 아두이노 보드에 연동해 창작물을 구현하는 과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5월에는 ‘2015 스프링 스크래치 데이 인 코리아’가 열렸다. 지난 2009년부터 경인교육대학교 미래인재연구소를 중심으로 벌써 9회째 진행되고 있다. 매년 참가학생 수가 늘어나는 등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015 스프링 스크래치 데이 인 코리아에 참가한 학생들(사진=창의컴퓨팅)
2015 스프링 스크래치 데이 인 코리아에 참가한 학생들(사진=창의컴퓨팅)


스크래치를 활용한 코딩 능력을 평가하는 자격시험이 등장하는 한편, 서점가에서는 스크래치 관련 서적들이 쏟아지고 있다. 자격시험은 스크래치 프로그램을 사용해 급수별로 문항을 처리해 이를 평가한다. 또 이미 시중에는 스크래치와 관련된 교재 약 30~40여 권이 판매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스크래치 관련 도서 시장이 지난해 대비 약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교원은 부족, 사교육 조장 우려의 목소리도 들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SW교육이 의무화되면서 학생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사교육 시장이 먼저 형성될 것도 우려된다. 이미 스크래치와 관련한 학원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SW교육을 담당한 교원 부족도 걱정거리다. 지난 2013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중학교 전체 정보 컴퓨터 교사는 3890명으로 이전과 비교하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SW교육을 위한 교사들의 행정업무 부담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현재 교원들을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는 짧은 교육 연수 기간만으로 제대로 된 수업이 이뤄질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단순히 교사에게 모든 것을 맡길 것이 아니라 다양한 해결책을 찾아봐야 한다”며 “SW교육이 학생들에게 흥미와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상 기자 jinsan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