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덜트잇 김형원] 우리가 흔히 ‘무선조종 장난감’이라 부르는 ‘RC’는 ‘리모트 컨트롤’ 혹은 ‘라디오 컨트롤’의 약자다. 국내 RC 시장은 ‘무선 모형 자동차’가 큰 영역을 차지하고 있으며, RC 항공기는 자동차 대비 1/3 정도의 수준이다. 국내 RC 활동인구 수는 약 120만 명이며, RC 관련 국내 제조사는 약 10여 개 업체가 존재한다.

RC분야에서는 ‘드론’이 향후 핵심 키워드로 작용하고 있다. ‘드론’은 또 하나의 RC 카테고리를 만들어낼 기세로 성장하고 있으며, 국내 RC 제조사 역시 드론의 성장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RC 시장은 어떤 제품으로 구성돼 있나?

김기수 그라프너 대표는 RC 시장 대분류를 ‘육해공’이라 표현한다. 즉 땅을 달리는 자동차와 하늘을 날으는 비행기, 바다물살을 가르는 배 등으로 크게 제품이 분류된다는 의미다.

각각의 분류 상품 속에서는 또다시 ‘스케일’과 ‘동력’에 의해 RC 상품이 세분류된다. 스케일은 1/10 등 크기를 말하며, RC 자동차 대회에서는 ‘클래스’로 구분된다. 동력은 배터리와 모터로 움직이는 ‘전동’과 액체연료와 엔진으로 움직이는 ‘엔진’으로 구분된다. 동력 부분은 최근 모터와 배터리 기술의 발전으로 ‘전동’이 대세다.

국내에서 RC는 자동차가 대세다. 이창학 한국무선조종모형자동차협회(KMRCA) 총무이사에 따르면 무선 자동차가 약 70~80%, 무선 항공기가 약 20%, 배 등 기타 RC가 약 5% 정도다.

▲ 1/8스케일 로시 LST XXL-2 전동 몬스터트럭 (이미지=호라이즌)

RC에서 무선 자동차가 국내에서 강세를 띠는 이유는 항공기보다 접근성이 쉽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무선 항공기의 경우 높은 조작 스킬과 지식이 요구되며, 국내 항공법 등 규제사항에 직면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무선 보트 등 수상 RC는 바다, 강 등 환경이 갖춰지지 못하면 즐기기 어렵다.

▲ 행거9의 'P-51 S 8CC BNF 무스탕' (이미지=호라이즌)

▲ 프로보트 볼라시티 타입E RTR 전동 보트 (이미지=호라이즌)


RC 업계 사람들이 말하는 ‘RC'란?

RC 자동차, 항공기는 장난감일까? 적어도 RC 업계 사람들은 RC를 장난감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을 넘나드는 머신을 아이들의 장난감으로 치부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다.

iFMAR(International Federation of Model Auto Racing) 같은 국제적인 RC 자동차 레이싱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에게 RC는 ‘영혼’이라는 말이 거론될 정도로 진지한 영역이다. 이는 마치 모터스포츠에 가깝다.


▲ iFMAR 2015 1/10스케일 4WD 오프로드 레이싱 영상

이창학 KMRCA 총무이사는 “영혼 없는 RC는 단순한 하비(Hobby)”라고 말한다. 그만큼 RC가 정열적이며 진지하다는 말로 풀이된다. 반면, 김기수 그라프너 대표는 하비(Hobby), 토이(Toy) 영역에 있는 RC 제품도 큰 의미에서 RC로 봐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췄다.

최근, 인기가 높은 ‘드론’ 역시 RC 업계 사람들 사이에서 의견이 나뉜다. 손효정 용산RC 부장은 GPS 등을 탑재해 자동으로 날아가는 드론은 RC에 포함하지 않는다는 견해를 보였다. 이와는 달리, 김기수 그라프너 대표는 자동항법 장치를 단 드론일지라도 조종자가 입력한 방향대로 날아가기 때문에 드론도 RC에 포함된다고 말한다.

▲ DJI 팬텀3 4K UHD 드론 (이미지=아마존닷컴)


국내 RC 시장 현황, 120만 명의 활동 인구…10여 개의 제조사가 활약

대한민국 RC 시장은 10여 개의 제조 업체와 100개 미만의 유통 업체가 이끌어 가고 있다. 매출 규모는 연간 약 500억 원에서 1000억 원 사이로 국내 RC 업계인들은 추정하고 있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RC 제조사 중에 두각을 보이고 있는 회사는 하이텍RCD와 그라프너다. RC 유통 업체 중에서는 미국 호라이즌 제품을 취급하는 용산RC가 대표적이다. 협회는 한국무선조종모형자동차협회(KMRCA)와 한국모형항공협회(KAMA)가 RC자동차와 RC항공기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국내 RC 제조사들은 소비자들을 위한 완성품 RC 상품을 만들지 않는다. 김기수 그라프너 대표에 따르면 RC 완성품 시장은 크지만, 중국 등 해외 RC제조사와 가격면에서 경쟁이 되지 않기 때문에 완성품 대신 컨트롤러 등 고급 RC부품에 주력하고 있다고 한다.

국내 RC 활동인구는 약 120만 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창학 KMRCA 총무이사는 무선 자동차가 100만 명 이상, 항공기가 5~10만 명, 배 등 기타 RC 분야에서 5만 명 미만의 RC 인구가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말했다.

이창학 KMRCA 총무이사에 따르면 국내 RC 인구는 증가 추세라고 한다. 다만, RC 레이싱 대회에 참가하는 인구는 줄어들고 있으며, 취미 시장에 유입된 RC 인구는 늘어나고 있다고 말한다.

참고로, 전 세계적으로 볼 때 북미지역이 가장 큰 RC 시장이다. 미국의 경우 전체 인구의 1/10 정도가 RC를 한다고 알려졌다. 유럽은 북미 다음으로 큰 시장이며 중장년 및 노년층을 위한 ‘실버 스포츠’로 발전되고 있다.


향후 RC 업계의 핵심 키워드 '드론'

국내 RC 시장은 ‘드론’이 하나의 성장 키워드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주위를 둘러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누구나 드론의 존재를 알고 있으며, 장난감처럼 저렴한 가격에 방 안에서도 쉽게 날려볼 수 있는 드론 상품이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손효정 용산RC 부장은 2016년에는 드론을 포함한 ‘RC 항공기’ 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한다. 전체 RC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는 RC 자동차 시장을 넘볼 기세로 커질 것이라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손 부장의 예견에는 까닭이 있다. 미래부 등 정부기관이 드론 등 무인항공기 사업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기수 그라프너 대표는 ‘드론’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이 드론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 것이 포착되고 있으며, 드론이 또 하나의 RC 시장을 만들어 가고 있다 말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2016년 기존 RC 시장은 정체되어 있지만, 드론은 급성장해 전체 RC시장의 40%에 육박하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 드론 레이싱 챔피언십 2015 영상

이 기사는 '키덜트잇'(Kidultit.com)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키덜트잇'은 프라모델, 피규어, 드론, 서브컬처 등 성인들을 위한 취미 전문 웹진입니다.

김형원 기자 aki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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