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ICT 업계의 핵심 화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결'을 뜻하는 O2O다. 우리나라는 세계 어떤 국가보다 빠른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O2O 같은 신규 산업의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 중국 역시 온라인 결제가 오프라인 기반 유통망에서 힘을 발휘하며 시장의 핵심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에 IT조선은 우리나라와 중국의 O2O 시장 현황과 미래 전망을 분석해 봤다. <편집자주>


[IT조선 이진] 중국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와 징동닷컴(JD.com), 부동산기업 완다그룹이 올해 83조 777억 원에 달하는 중국 O2O 시장을 장악하는 빅3로 떠오르고 있다. O2O는 특성상 모바일과 오프라인 시장이 적절히 조합될 때 성과를 낼 수 있는데, 이들 빅3의 오프라인 시장 장악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가파른 성장세 이어가는 중국 O2O 시장, 올해 53조 원 규모

시장조사업체 아이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O2O 시장은 지난해 3000억 위안(한화 약 53조5410억 원)에서 올해 4655억 위안(약 83조777억 원)으로 전년 대비 55%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O2O 시장에 뛰어들며 시장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과 2015년 O2O 시장 규모 비교 그래프. (단위:억 위안, 자료=아이미디어리서치s
2014년과 2015년 O2O 시장 규모 비교 그래프. (단위:억 위안, 자료=아이미디어리서치s

 

중국의 스마트폰 이용자 수는 LTE 시대가 개막된 후 폭증해 현재 10억6000만 명에 달하며, 이 중 6억1000만 명이 O2O 서비스를 이용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O2O 이용자 비중이 높은 것은 알리페이 등 간편하게 결제를 할 수 있는 솔루션이 대거 보급됐기 때문이다.

중국인터넷정보센터(CNNIC)의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징 호텔 예약자의 21.7%, 택시 이용자의 19.4%가 O2O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베이징 호텔에 투숙한 이들은 룸서비스를 부르는 대신 스마트폰 앱으로 각종 주문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결제 수단으로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고려하면, 중국에서는 O2O가 생활 속에 묻어 있다.

 

중국 O2O 시장, 빅3 중심으로 재편되나?

눈길을 끄는 중국 O2O 대표 기업으로는 전자상거래 1, 2위를 달리고 있는 알리바바와 징동닷컴, 부동산 1위 업체인 완다 그룹 등을 들 수 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 (사진=알리바바)
마윈 알리바바 회장 (사진=알리바바)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는 O2O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과감한 인수합병(M&A)을 진행 중이다. 한두 곳을 인수하는 것이 아닌, 가능성 있는 다양한 업체를 보유한 거대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 8월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쑤닝윈상의 지분 20%를 확보하며 오프라인 시장에서의 O2O 장악력을 대폭 높였다. 중국인들의 O2O 성향을 고려해 온·오프라인을 망라한 대규모 상거래 시장의 구축에 들어간 것이다.

10월에는 텐센트와 각각 투자한 '메이콴(소셜 커머스 업체)'과 '다중덴핑(음식점 리뷰 업체)'을 합병하기도 했다. 이번 합병에 따라 신규 회사의 합병 가치는 약 23조2100억 원이 될 전망이다. 

류창둥 징동닷컴 회장 (사진=징동닷컴)
류창둥 징동닷컴 회장 (사진=징동닷컴)

 

전자상거래 2위 업체인 징동닷컴도 O2O 영역을 확장을 위한 공격 행보를 보이고 있다. 1위인 알리바바를 위협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 징동닷컴은 지난 8월 오프라인의 거대 기업인 용웨이마트와 손을 잡았다. 

징동닷컴은 약 8047억원을 투자해 용웨이마트의 지분 10%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O2O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키워나갈 예정이다.

징동닷컴은 생활밀착형 O2O 서비스인 징동따오찌아 앱을 통해 용웨이마트 인근에 있는 이용자에게 상품 관련 정보 및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물류 서비스인 징동쫑빠오를 통해 주요 상품을 빠른 시간 내에 배달할 예정이다. 징동쫑빠오는 18세 이상 성인이라면 누구나 배달원으로 활동해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는 공개형 물류 서비스다.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 (사진=완다그룹)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 (사진=완다그룹)

 

완다그룹도 O2O 시장을 장악하게 될 주요 기업으로 손꼽힌다. 지난해 '문화·전자상거래·여행'을 3대 발전 목표로 삼은 완다그룹은 올해 들어 빠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초 텐센트, 바이두와 손잡은 완다그룹은 지난 7월 O2O 플랫폼인 '페이판왕'을 정식 오픈했다. 중국 29개성 110개 도시에 있는 168개의 완다 쇼핑센터에 입장한 매장을 가맹점으로 보유한 완다그룹은 페이판왕을 통해 온·오프라인이 융합된 O2O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페이판왕은 완다의 입점 매장들은 소비자들에게 주요 가맹점 방문 시 이용할 수 있는 멤버십 혜택, 마일리지 등을 제공하며, 업체들은 빅데이터에 기반한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게 된다.

또한, 완다그룹이 보유한 쇼핑센터와 호텔, 휴양시설 등의 연간 방문자 수가 15억 명에 달하는 만큼 페이판왕 뿐만 아니라 다양한 O2O 연계 서비스가 가능할 전망이다.

O2O 업계 관계자는 "사업차 베이징을 자주 가는데, 그곳에서는 O2O가 생활화돼 있다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중국의 O2O 시장은 우리나라보다 3~4년 정도 앞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향후 사업을 진행할 때 벤치마크 모델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IT조선은 12월 9일 여의도 사학연금회관에서 '한중 O2O 커머스 컨퍼런스 2016' 행사를 개최한다. 이날 행사에서는 국내 O2O 업계 관계자가 말하는 성공 노하우를 들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중국 O2O 시장을 이끌고 있는 징동(JD)닷컴·완다 그룹의 실무책임자가 나와 O2O 관련 성공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진 기자 miff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