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노동균] 2015년에도 PC 시장은 전반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데스크톱의 공백을 노트북이 부족함 없이 대신했다. 노트북은 매년 성능, 디자인, 저전력 요소를 강화하면서 침체된 PC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아울러 태블릿의 공세에 맞서 노트북만의 생산성을 뒷받침하면서도 활용성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다양한 시도도 눈길을 끌었다.

특히 올해 하반기 들어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텔, 소위 ‘윈텔’ 연합이 차세대 운영체제 ‘윈도 10’과 6세대 코어 프로세서 ‘스카이레이크’를 때를 맞춰 선보이면서 신제품 노트북 출시도 줄을 이었다. 윈도 10은 역사상 가장 빠르게 보급된 운영체제로 기록되고 있으며, 스카이레이크는 최근 인텔의 모바일 프로세서의 특징인 고성능·저전력을 유지하면서도 내장 그래픽 성능을 대폭 강화해 울트라 슬림 노트북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주요 노트북 제조사들은 내년 초 성수기 시즌을 대비해 비장의 무기를 준비하는 데 여념이 없다. 반면, 올해 하반기 출시된 노트북 중 소비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지만, 국내 출시 시기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결국 해를 넘기게 된 제품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제품이 지난 10월 MS의 윈도 10 제품 발표회에서 주인공 격이었던 ‘서피스 프로 4’를 밀어내고 민폐 하객으로 등극한 ‘서피스북’이다.

서피스북(사진= MS)
서피스북(사진= MS)

서피스북은 기존 서피스 시리즈처럼 태블릿부와 키보드부가 분리되는 투인원 스타일이지만, 엄밀히 노트북을 지향하고 설계된 제품이다. 일단 성능부터가 다르다. 태블릿부의 13.5인치 터치 디스플레이는 3000×2000 해상도를 제공하며, 주요 제원으로는 인텔 6세대 코어 i5 및 i7 프로세서, 8GB 및 16GB 램, 128GB에서 최대 1TB 용량의 SSD 등을 갖추고 있어 성능 면에서는 웬만한 메인스트림 노트북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여기까지는 엄밀히 태블릿부의 사양이고, 이를 키보드부와 결합하면 엔비디아 지포스 GTX960M급 GPU까지 결합된 고성능 노트북으로 변신한다. 그럼에도 무게는 1.58kg으로, 성능과 디자인을 모두 고려한 하이엔드 노트북의 전형적인 모습을 취하고 있다. 독특한 힌지 구조로 디스플레이를 360도 회전시킬 수 있어 앞서 비슷한 형태의 투인원들이 강조했던 다양한 활용법이 서피스북에서는 모두 가능한 점도 눈길을 끈다. 프로급 태블릿에 기본 제공되는 펜이 함께 포함되는 점도 차별화 포인트 중 하나다.

독특한 디자인과 높은 사양만큼 서피스북은 가격도 만만찮은데, 그럼에도 현재 물량이 부족해 공급이 원활치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더 안타까운 것은 아직도 서피스북의 국내 출시 여부 및 시기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한국MS에서도 뾰족한 대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서피스북은 새해에도 국내 상륙이 기다려지는 노트북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극강의 가성비로 유명한 샤오미의 2016년 노트북 출시도 이제는 루머를 넘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앞서 알려진 12.5인치와 13.3인치 모델 외에도 최근 외신을 통해 입수된 스펙을 보면, 15.6인치 모델도 등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모델은 인텔 4세대 코어 i7 프로세서, 8GB 램, 엔비디아 지포스 GTX 760M GPU 등을 갖추고도 50만 원 초중반대의 가격에 출시된 것으로 전해진다. 단, 운영체제를 리눅스를 탑재했고, 주요 제원에 저장장치가 빠져있어 옵션에 따라 가격은 변동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샤오미 노트북으로 추정되는 유출샷(사진= notebookcheck.net)
샤오미 노트북으로 추정되는 유출샷(사진= notebookcheck.net)

기존에 샤오미가 주로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돌풍을 일으켰던 점을 고려하면, 과연 노트북에서도 가성비를 앞세운 전략이 승부수가 통할지는 미지수다. 특히 노트북과 같은 부품 집약적인 제품을 대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눈높이는 웬만한 글로벌 브랜드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서비스와 같은 요소가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샤오미의 파급력을 고려할 때 샤오미 노트북은 새해 노트북 시장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한편, 아이폰 제조사로 잘 알려진 폭스콘에서 만든 노트북이 내년에 국내에 출시될 것이라는 소식도 들려와 눈길을 끈다. 폭스콘은 아이폰뿐 아니라 다양한 브랜드의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을 OEM으로 제조하는데, 앞서 TG앤컴퍼니에서 선보인 루나폰 역시 폭스콘에서 만든 제품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폭스콘에서 제조 중인 것으로 알려진 울트라북(사진= 씨피에스글로벌)
폭스콘에서 제조 중인 것으로 알려진 울트라북(사진= 씨피에스글로벌)

해당 제품의 스펙에 대해 아직 자세하게 알려진 사항은 없지만, 일단 11인치 크기에 두께 15mm, 무게 1.1kg의 윈도 10 울트라북인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이 제품 역시 가성비에 초점을 둔 보급형 노트북을 지향하는 제품으로, 수입사에 따르면 이르면 내년 1월 국내 출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노트북 시장이 프리미엄과 보급형으로 양분화됨에 따라 보급형 노트북 시장에서의 경쟁도 새해 들어 한층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노동균 기자 yesn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