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유진상]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를 비롯한 다양한 기업들이 API를 공개하고 있다. 플랫폼 기업으로 성공하고 플랫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선 외부 개발자들의 참여가 중요하다. 개발자들을 모을 수 있는 것은 API이며, 이를 공개함으로써 시장을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최근 온·오프라인 개발자 지원센터인 ‘T디벨로퍼스’를 오픈하면서 27개에 달하는 통신 API를 공개했다. 이를 통해 스타트업과 개인 개발자들의 서비스 개발을 돕는다는 계획이다. 

네이버 역시 지난 1월 개발자센터 사이트를 개편하면서 다양한 신기술을 API 베타버전으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음성인식, 음성합성, 기계번역 캡차(capcha) 등 다양한 서비스들이 포함됐다. 

정부도 API 개방에 적극적이다. 국토부는 하천 수위정보를 오픈API 형태의 서비스를 실시했으며,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지역별 분양가격 등 32개 자료를 오픈API로 서비스하고 나섰다. 특히 문화, 교통, 행정, 도시관리, 교육, 안전, 산업경제, 복지, 보건, 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공공데이터를 오픈API로 제공하는 등 오픈API가 활성화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핀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보수적이었던 금융권마저도 오픈API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NH농협이 오픈 플랫폼을 공개한 데 이어 금융 당국에서는 핀테크 환경 구축이 부족한 이유를 오픈API가 부족하다는 데서 착안해 이를 키우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API는 어떤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때 사용하는 컴퓨터 언어의 형태로 개발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명령어를 말한다. 쉽게 말하면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할 때 사용되는 도구다. 오픈API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된 API를 뜻한다.  

오픈 API 생태계(그림=point.io)
오픈 API 생태계(그림=point.io)
이처럼 정부를 비롯해 각 기업들이 API를 개방하고 나선 데는 다양한 이유가 존재한다. 이 중 대표적인 것은 API를 공개함으로써 자사 시스템과 서비스의 가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경우, 은행들은 고객 접점을 강화하고자 소비자들의 사용빈도가 높은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API를 공개하기도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윈윈을 위해서다. 과거에는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숨기는 것이 경쟁력이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어느 수준 이상으로 발전하기가 힘들다. 이제 시대는 오픈으로 변했으며, 오픈을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가 모이고 혁신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API 역시 공개함으로써 더 많은 기능을 담은 양질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다. 나 아닌 다른 개발자나 개발사가 만든 API를 사용함으로써 더 나은 서비스가 개발된다. 정부가 오픈API에 적극 나서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부가 수집한 공공데이터를 오픈API로 공개하고 유통함으로써 보다 나은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API를 공개함으로써 시스템과 서비스의 가치를 높이는 경제 활동을 지칭하는 ‘API 이코노미’라는 말도 생겨나고 있다”며 “API 공개는 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신경을 써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유진상 기자 jinsan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