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최재필] 애플이 2년 6개월 만에 '4인치 보급형 아이폰'을 공개한다. '아이폰'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은 충성도 만큼, 이번 신제품 성공 여부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pec(사양)·Name(제품명)·Sales forecast(판매예측) 등 핵심 키워드를 통해 이번 4인치 아이폰에 대한 밑그림과 성공 가능성을 진단해봤다.

아이폰SE 콘셉트 이미지 (이미지=유튜브)
아이폰SE 콘셉트 이미지 (이미지=유튜브)


베일벗는 '4인치 아이폰', 사양은 어떻게 되나?

애플은 작년 9월 프리미엄 스마트폰 '아이폰6S'를 선보인 바 있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전작과 비교해 크게 바뀌지 않았지만 모바일AP, 카메라, 3D터치 등 주요 사양을 업그레이드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과연 보급형으로 출시되는 이번 신제품은 사양이 어떨까.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는 21일(현지시각) 오전 10시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본사 타운홀 강당에서 미디어데이 행사를 개최한다. 한국시각으로는 22일 오전 2시다.

미디어데이 행사 초대장에는 이날 발표될 신제품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담겨 있지 않았으며 '렛 어스 룹 유 인(Let us loop you in)'이라는 문구만 적혀 있다. 해당 문구를 직역하면 '당신의 원 안으로 들어가도록 해주세요'라는 의미지만, 애플 본사 사옥의 주소 '1 Infinite Loop'을 상징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애플 미디어데이 행사 초대장 (이미지=애플)
애플 미디어데이 행사 초대장 (이미지=애플)

미국 IT 전문매체 맥루머스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아이폰, 애플워치 밴드, 아이패드 에어3, iOS 9.3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가장 큰 관심을 끄는 신제품은 '아이폰'으로, 4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앞서 애플은 2차례에 걸려 4.7인치, 5.5인치 크기의 아이폰 신제품을 출시한 바 있는데, 아직까지 작은 화면을 선호하는 신흥국 등을 겨냥해 새로운 4인치 보급형 아이폰을 내놓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4인치 보급형 아이폰'에는 아이폰6S와 동일한 'A9' 칩셋이 탑재되고, 올웨이즈온(Always-On) 시리 기능을 위한 'M9 모션 보조 프로세서, 1200만 화소 후면카메라와 500만 화소 카메라가 장착될 것으로 알려졌다. 움직이는 사진을 만들어주는 '라이브 포토' 기능을 품었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 밖에 내장메모리 용량은 16GB, 64GB가 유력하며, 1642mAh 용량 배터리, 애플페이를 지원하기 위한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색상은 실버, 스페이스 그레이, 골드, 로즈 골드 등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가격은 400~550달러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아이폰6S'에 채용됐던 3D 터치 기능은 지원하지 않을 거란 관측이 우세하다.


"4인치 아이폰, 너 진짜 이름이 뭐니?"

작년 말 4인치 보급형 아이폰이 출시될 것이라는 루머가 나오면서부터 제품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제품명은 ▲아이폰6C ▲아이폰5SE ▲아이폰SE 등이다.

애플은 지난 2013년 9월, 4인치 보급형 '아이폰5C'를 출시한 바 있다. 이후로는 보급형 아이폰이 출시된 적이 없기 때문에 대다수의 외신과 업계에서는 차기작 제품명이 '아이폰6C'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미지=웨이보
이미지=웨이보

이런 예상을 뒤엎고 지난 1월 애플 하청업체 폭스콘 관계자로부터 이번 신제품이 '아이폰5SE'가 될 것이라는 정보가 외신을 통해 보도됐다. 숫자 '5'는 4인치 단말기가 마지막으로 출시됐던 '아이폰5' 시리즈를 고려해 붙인 것이고, 'SE'는 이번 신제품이 특별판으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Special Edition' 알파벳 약자를 인용해 지어진 제품명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출시를 코앞에 두고 가장 유력한 제품명은 '아이폰SE'다. 미국 IT 전문매체 폰아레나는 중국 웨이보를 통해 4인치 아이폰 상자 사진을 입수했다며, 이를 공개했다. 해당 박스에 적혀 있는 제품명은 '아이폰SE'다. 기존에 알려진 제품명에서 숫자 '5'만 빠진 것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애플이 4인치 아이폰 제품명에 '특별판'이라는 의미를 강하게 부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급형폰 시장서 '쓴맛' 본 애플, 이번엔 성공할까?

애플은 '아이폰5C'를 통해 한 차례 쓴맛을 본 경험이 있다. 프리미엄폰 시장에서의 높은 고객 충성도가 보급형폰 시장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던 것이다. 팀 쿡 CEO는 지난 2013년 4분기 실적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아이폰5C 판매가 부진했다"고 언급하며, 사실상 제품의 흥행 실패를 스스로 인정한 바 있다.

때문에 애플의 두 번째 4인치 보급형 아이폰 성패 여부에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부 해외 투자회사에서는 아이폰SE에 판매량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해외 IT 전문매체 애플인사이더는 투자회사 RBC 캐피털 마켓츠의 투자보고서를 인용해 "다음 주 공개되는 4인치 아이폰이 1500만대가량 판매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밋 다라아니니 RBC 캐피털 마켓츠 애널리스트는 "화면 크기가 작은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이용자 또는 저렴한 가격대를 원하는 이용자들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은 매년 9월에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직전 분기인 4~6월에는 판매 실적이 저조했는데, 3월에 출격하는 '아이폰SE'가 2~3분기 실적 향상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중국의 한 온라인 사이트에 올라온 '아이폰SE' 판매 광고 (이미지=아이폰매니아재팬)
중국의 한 온라인 사이트에 올라온 '아이폰SE' 판매 광고 (이미지=아이폰매니아재팬)

중국에서는 아직 발표도 안 된 '아이폰SE'가 온라인 사이트에 등장하는가 하면, 전자상가 밀집 지역인 심천에서는 이미 판매가 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정식 제품 발표가 아니기 때문에 이는 모두 '짝퉁 4인치 아이폰'이지만, 그만큼 해외 소비자들의 관심이 뜨겁다는 방증인 셈이다.

국내에서는 '아이폰SE' 성공 가능성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소비자들의 아이폰 충성도가 높기 때문에 이번 신제품도 무난히 호(好)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반면, 이미 많은 사람들이 4인치 이상의 큰 화면에 익숙해져 있고 프리미엄 아이폰이 아니라는 인식 때문에 성공을 거두긴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휴대폰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 언제 출시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이미 갤럭시S7이 출시됐고, 오는 31일 G5까지 출시되기 때문에 '아이폰SE'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필 기자 mobilechoi@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