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맥스가 다시금 OS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009년 ‘티맥스윈도’를 선보인지 7년 만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애플 등이 선점하고 있는 OS 시장에서 티맥스의 도전이 새로운 지평을 여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티맥스오에스(대표 박학래)는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티맥스OS(TmaxOS) 발표회’를 갖고 유닉스 기반의 티맥스OS를 선보였다. 

‘티맥스OS’는 티맥스가 미들웨어, 데이터베이스시스템(DBMS) 등에서 쌓아온 시스템 SW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발된 OS다. 다양한 호환 기술을 바탕으로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MS 윈도, 구글의 안드로이드, 애플의 iOS 등 대부분의 PC 및 모바일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특히 티맥스OS는 뛰어난 호환성이 강점이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티맥스만의 독자 아키텍처로 다양한 OS와 플랫폼 환경에서 애플리케이션, 3D 그래픽, 디바이스 드라이버 등과 호환된다. 

또 각종 보안 위협이 증가하고 있어 OS 자체적으로 강력한 보안 기능을 제공한다. 회사 측은 “기존 OS 보안 취약성을 해결한 최초의 시큐어(Secure) OS”라며 “시큐어 존을 통한 개인과 기업 간 업무 공간, 시스템과 사용자 환경을 완벽하게 분리해 다양한 보안 위험 요소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비인증 애플리케이션 실행을 위한 격리된 환경을 제공해 애플리케이션을 보다 안전하게 실행할 수 있다. 

박학래 티맥스오에스 대표 / 티맥스소프트 제공
박학래 티맥스오에스 대표 / 티맥스소프트 제공
박학래 티맥스오에스 대표는 “미래의 IT 환경에서 기업 간 플랫폼에 대한 주도권 선점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이번에 발표된 티맥스의 OS와 플랫폼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표준 OS인 TmaxOS의 등장은 MS와 구글 등 글로벌 IT기업들이 독점해 왔던 플랫폼 분야에 새로운 혁신을 시도하는 첫 단추이자 IT 시장 판도를 뒤흔들 일대의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표준화를 통한 공정 경쟁이 핵심, 시장 점유율 10% 목표 

티맥스OS는 티맥스의 OS 시장에 대한 두 번째 도전이다. 이미 한번의 큰 실패를 경험했다. 박학래 대표는 “2009년 쓰라린 아픔을 겪은 바 있다”며 “그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의 티맥스OS가 탄생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박대연 티맥스 회장 / 유진상 기자
박대연 티맥스 회장 / 유진상 기자
박대연 티맥스 회장도 “과거의 실패를 겪고 다시금 OS를 발표한다고 했을 때 수 많은 사람들이 왜 또 도전을 하려 하는지에 대해 물었다. 또 모바일 시대에 모바일 OS가 아닌 PC 시장인지에 대해 궁금해 했다”며 “당시의 실수를 사과하고 티맥스OS의 도전이 실패하더라도 진실을 알려 도전을 받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진실은 무엇일까. 그는 “PC 시장에서 표준화를 통한 공정한 경쟁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OS의 구분을 명확히 하고 표준화를 통한 공정한 경쟁이 이뤄져만 한다는 것이 그가 말하는 진실이다. 

그에 따르면, OS는 시스템 커널과 그래픽커널, 플랫폼으로 구성된다.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사람들은 OS의 영역을 시스템 커널로만 규정 짓는다. 마이크로소트의 윈도는 시스템 커널과 그래픽 커널을 포함한다. 또 모바일 영역에서의 안드로이드와 iOS는 플랫폼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러한 구분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은 채 뭉퉁그려져 OS라고 표현되고 있어 시장에서는 OS에 대해 일반인들이 이해하기도 어렵고 시장도 혼재돼 있다는 주장이다. 

그나마 일부 영역에서는 표준이 존재하고 있어 경쟁이 이뤄지고 있지만, PC 시장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만이 독주를 하고 있어 표준이 존재하지 않은 채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표준화를 통한 공정한 경쟁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표준화를 이뤄 공정한 경쟁을 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MS 윈도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MS에 막혀있는 혁신의 장벽을 허물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MS, 구글, 애플 등과 경쟁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티맥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4월 20일 티맥스OS의 제품 발표 이후 다양한 테스트를 거쳐 10월 정식 제품을 출시한다. 여기에 오는 2016년 하반기 클라우드로의 진화를 예고했다. 티맥스OS를 중심으로 한 IaaS 환경에서 DBMS, 미들웨어, 플랫폼을 통한 PaaS 환경, 각종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SaaS를 모두 아울러 인공지능까지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MS 윈도가 독점하고 있는 글로벌 PC OS 시장에서 10%의 시장 점유율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러한 목표를 구체화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 ‘티맥스원플랫폼(TOP)’와 오피스 프로그램 ‘티맥스오피스’, 웹브라우저 ‘투게이트(ToGate)’도 선보일 예정이다. 

박학래 대표는 “티맥스오에스는 올해 국내 시장에서 제품을 출시한 이후, 내년에 티맥스의 11개 해외법인을 통해 해외 시장에도 제품을 본격 출시할 예정”이라며 “출시 이후에는 2020년까지 전세계 OS시장 점유율의 약 10%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은 숙제는 이미지 쇄신

이번 발표회에는 국내외 IT관련자들은 물론 학생, 일반인 등 1만여명이 참석했다. 새로운 OS의 출현에 참석자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이끌어 낸 것일 수도 있지만, 과거 티맥스의 실패가 다시금 재연되지 않을까라는 의심을 갖고 참석한 경우도 많았던 것으로 판단된다. 이미지 쇄신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날 행사에도 발생했다. 안타까움을 자아낸 순간이었다. 티맥스OS를 시연하는 도중 오작동으로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티맥스OS 베타 버전을 공개하는 자리에서 프레젠테이션 화면이 갑자기 멈추면서 10여분이 넘게 행사는 중단됐다. 

박학래 대표는 “티맥스OS는 아직은 베타버전”이라며 “10월 정식 출시 전까지 5개월여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가혹한 테스트를 거쳐 제대로 된 제품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상 기자 jinsan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