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롬북은 외형상으로는 노트북과 비슷하지만 웹 브라우저 자체가 OS(운영체제)이기 때문에
노트북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빠른 부팅과 8시간 이상 지속 사용 가능한 배터리, 뛰어난 보안성 등은 대표적인 특징이다. 게다가 가격도 저렴하다. 이미 미국에서는 2016년 1분기 애플의 맥 판매량을 넘어섰을 정도로 입지가 확산되고 있다. 크롬북의 주요 기능과 활용 사례 등을 살펴보고 가정은 물론 교육 및 기업 환경에서의 활용가치를 점검해봤다.
<편집자주>

◆ 크롬북 활용하기 '앱' (2)...크롬북 앱의 관리자 기능

기업이나 학교에서 임직원이나 학생들에게 업무용 또는 학업용으로 PC나 태블릿을 지급할 때 우려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통제에서 벗어난 활용'이다. 업무용 또는 학업용으로 제공한 PC를 개인 용도나 다른 용도로 활용하면 회사나 학교 입장에서 달가울 리 없다.

하지만 기업이나 학교에서 임직원이나 학생들이 사용하는 기기를 일괄적으로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 기본적으로 대부분 PC나 태블릿 등의 기기는 개인 용도로 만들어진 만큼 통합적인 관리 및 제어를 위해서는 보안 및 관리를 위한 앱이나 기능을 따로 추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러한 시스템 구축을 위한 노력과 시간, 비용이 거저 나오는 것도 아니다.

구글은 기업이나 학교 등 단체에서 크롬북을 사용할 때 전체적인 관리를 용이하게 할 수 있는 ‘관리 콘솔’ 기능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 최용석 기자
구글은 기업이나 학교 등 단체에서 크롬북을 사용할 때 전체적인 관리를 용이하게 할 수 있는 ‘관리 콘솔’ 기능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 최용석 기자
크롬북의 경우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기업이나 학교 등에서 크롬북을 사용하기 위해 구글 앱스 포 워크(Google Apps for Work)나 구글 포 에듀케이션(Google for Education) 서비스에 가입해 이용하고 있다면 그룹 내 모든 계정과 해당 계정으로 사용하는 크롬북의 기능을 제한할 수 있는 '관리 콘솔'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관리 콘솔'은 대형 기업들이 시스템 관리와 유지 및 보수를 위해 배치하는 시스템 관리자처럼 복잡한 시스템 구조를 이해하거나 다룰 수 있는 컴퓨팅 지식이 있어야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회사나 학교에서 미리 정한 규칙과 구성원에 따라 권한 및 등급을 설정하고, 사용할 기능과 사용하지 못하게 할 기능 등을 구분할 수 있으면 된다.

일반 개인 계정(왼쪽)과 달리 기업의 업무용 계정(오른쪽)은 업무에 필요한 앱이나 기능을 처음부터 추가할 수 있다. / 최용석 기자
일반 개인 계정(왼쪽)과 달리 기업의 업무용 계정(오른쪽)은 업무에 필요한 앱이나 기능을 처음부터 추가할 수 있다. / 최용석 기자
특히 그룹 내에서 업무나 학업에 꼭 필요한 앱을 기본으로 추가해 제공하거나, 반대로 사용하지 않는 앱을 차단 또는 제거할 수도 있다. 반드시 온라인 상태에서만 모든 기능을 쓸 수 있도록 조건을 걸 수 있으며, 관리자가 아니면 크롬북에 개인 용도를 위한 추가 계정 생성 등을 막는 것도 가능하다.

실제로 '구글 앱스 포 워크' 서비스와 크롬북을 업무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조선비즈와 IT 조선의 경우 모든 기사 만 업무용 문서의 온라인 공유 및 처리를 위해 '구글 드라이브'의 오프라인 기능을 막아놓았으며, 로그인만 하면 기본 앱에 이어 업무용으로 추가된 앱을 즉시 사용할 수 있도록 설정되어있다.

이러한 통합적인 관리가 가능한 것은 처음 소개에서도 언급한 대로 크롬북이 구글 계정을 기반으로 하는 클라우드 환경에서 작동하기 때문이다.

일반 PC나 태블릿은 모든 업무용 기능이나 애플리케이션 등을 해당 하드웨어에 직접(local) 설치하거나 추가해야 한다.

계정에 따른 설정, 사용 앱 및 데이터 등의 자료가 크롬북 본체가 아닌 클라우드에 저장되기 때문에 크롬북은 여러 사람이 각자의 계정으로 로그인해 사용할 수 있다. / 최용석 기자
계정에 따른 설정, 사용 앱 및 데이터 등의 자료가 크롬북 본체가 아닌 클라우드에 저장되기 때문에 크롬북은 여러 사람이 각자의 계정으로 로그인해 사용할 수 있다. / 최용석 기자
반면 크롬북은 계정의 모든 정보와 사용하는 앱의 종류 및 설정이 클라우드에 저장되어 있으며, 중요한 앱들이 모두 클라우드 상에서 직접 작동하기 때문에 앱이나 기능을 크롬북 본체에 설치할 필요가 없다. 그저 로그인만 하면 평소에 사용하던 작업환경과 설정 그대로 가져와 크롬북을 통해 업무를 볼 수 있다. 크롬북의 내부 저장 공간 용량이 일반 PC보다 매우 적은 것도 물리적인 설치공간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특징을 살려 하나의 크롬북을 여러 구성원이 돌려가면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른 사람이 쓰던 크롬북이라 하더라도 본인의 아이디로 로그인하면 즉시 자신이 쓰던 앱과 사용자 설정, 구글 드라이브에 작성해 저장되어있는 사용자 본인의 각종 데이터 등을 자신의 시스템처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용 앱, 크롬북에서 쓴다

한편, 구글은 크롬 및 안드로이드 개발자들을 위한 'I/O 2016'에서 크롬OS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대표 앱 장터인 '플레이스토어'가 탑재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크롬OS에 플레이스토어가 들어서면, 크롬OS 사용 가치가 크게 늘어난다. 업무용 기능에 기초적인 게임만 즐길 수 있는 크롬북에서 안드로이드용으로 나온 다양하고 화려한 게임 앱을 필두로 190만개 이상의 안드로이드 앱을 사용할 수 있어 기능과 가능성이 크게 확장된다.

앱 개발자 입장에서도 이득이다. 안드로이드로 만든 앱을 크롬OS 사용자에게도 판매할 수 있게 되며, 크롬OS를 위해 따로 앱을 개발하지 않아도 된다.

향후 크롬북에서도 100만개가 넘는 안드로이드용 앱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 최용석 기자
향후 크롬북에서도 100만개가 넘는 안드로이드용 앱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 최용석 기자
플레이스토어의 크롬OS 진출은 사실상 안드로이드와 크롬OS의 통합을 의미한다. 구글은 안드로이드로 스마트폰 운영체제 시장의 80%를 손에 쥐었지만, PC 시장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에 밀려 점유율이 고작 3%에 불과하다. 그나마 크롬북이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교육용 PC 시장에서 50% 점유율을 넘겼다는 것이 위안거리다.

안드로이드와 크롬OS의 결합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지난 2013년 크롬OS 개발을 지휘했던 당시 구글 부사장 '선다 피차이'는 이제 안드로이드까지 맡은 구글의 CEO가 됐다. 그래서 크롬OS와 안드로이드가 하나의 운영체제로 통합될 것이라는 전망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나왔다.

안드로이드 앱을 사용할 수 있는 저렴한 가격의 크롬북은 국내 소비자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다. 대한민국 스마트폰 사용자 중 76%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플레이스토어 앱 생태계를 사용하고 있다. 이제까지 각종 플러그인과 exe 파일 구동 불가 등으로 국내에서 외면받아 온 크롬북이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안드로이드 앱을 품에 안는 것으로 각종 사용상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다.

지금 당장 크롬북에서 안드로이드 앱을 실행하는 방법도 있다. 구글이 크롬OS 확산을 위해 만든 프로그램 '아크웰더(ARC Welder)'를 사용하는 것이다. 아크웰더는 앱 실행이 안정적이지 않다는 것과 앱 업데이트가 번거롭다는 단점이 있지만, 대부분의 안드로이드 앱을 크롬북에서 실행시킬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아크웰더'는 윈도나 맥 OS에 설치된 크롬 브라우저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크롬 브라우저의 확장 프로그램으로도 개발된 아크웰더서는 운영체제의 벽을 뛰어넘어 안드로이드 앱을 쉽게 돌려볼 수 있는 최적의 프로그램이다.

구글에 따르면 2016년 7월 현재 구글의 개발자용 크롬북 '픽셀'과 에이수스의 '플립(Flip)', 에이서의 '크롬북 R11'의 3개 제품에서 안드로이드 앱을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인 2017년 내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판매 중인 포인투랩의 포인2(Poin2)를 비롯한 대부분의 크롬북 제품들이 안드로이드 앱을 지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