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텍 그래픽카드는 모기업인 PC 파트너(PC Partner) 사의 중국 광둥 성 둥관 생산 단지 내 자체 라인을 통해 생산된다. PC 파트너가 조텍을 비롯한 다양한 산하 브랜드를 두고 있는 거대 제조 기업인 만큼 별도 공장보다는 모기업의 생산 설비에 포함된 것이 자연스럽다.

선전의 R&D 센터에서 차로 1시간 반쯤 이동하면 둥관의 조텍 그래픽카드와 미니 PC 등을 생산하는 공장에 도착할 수 있다. 조텍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에 방문하는 공장 외에 길 건너편의 또 다른 공장에서도 조텍 제품이 생산되며, 이 일대 전부가 PC 파트너 산하의 제조 공장들이라고 한다.

그래픽카드를 포함한 조텍 제품의 생산 라인은 모기업인 PC 파트너의 둥관 공장에 포함되어 있다. / 최용석 기자
그래픽카드를 포함한 조텍 제품의 생산 라인은 모기업인 PC 파트너의 둥관 공장에 포함되어 있다. / 최용석 기자
여느 전자 부품 제조라인과 마찬가지로 조텍 그래픽카드 생산 라인 역시 여러 단계로 구분되어 있다. ▲그래픽카드의 골격이라 할 수 있는 PCB 기판 생산 단계 ▲좁쌀만 한 작은 커패시터나 저항 등의 부품부터 GPU 및 GDDR 메모리 등 핵심 부품을 기판에 붙이는 SMT(Surface Mounting Technology) 라인 ▲기계로 실장(Mounting) 하기 어려운 큼직한 아날로그 부품이나 커넥터 등을 붙이는 라인 ▲냉각용 쿨러 등 외장 부품을 붙이는 라인 ▲완성된 제품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테스트하는 사전검수 라인 ▲완전한 상품으로 포장하는 패키징 라인 등이 그것이다.

물론 이전 라인에서 다음 라인으로 넘어갈 때마다 부품이 제대로 붙었는지, 빠진 것은 없는지 계속 검수하는 과정도 포함되어 있다.

그래픽카드 제조의 첫 작업은 기판에 작은 부품들이 잘 부착되도록 솔더링(녹은 납을 묻히는 과정)을 해주는 작업이다. / 최용석 기자
그래픽카드 제조의 첫 작업은 기판에 작은 부품들이 잘 부착되도록 솔더링(녹은 납을 묻히는 과정)을 해주는 작업이다. / 최용석 기자
 
SMT 장비 내에서 소형 전자 부품들이 순차적으로 하나씩 부착된다. / 최용석 기자
SMT 장비 내에서 소형 전자 부품들이 순차적으로 하나씩 부착된다. / 최용석 기자
 
GPU나 GDDR 메모리 등은 정밀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로봇 팔을 통해 기판에 부착된다. / 최용석 기자
GPU나 GDDR 메모리 등은 정밀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로봇 팔을 통해 기판에 부착된다. / 최용석 기자
 
작은 부품들은 눈으로 직접 확인이 어려운 만큼 전용의 광학 스캐너를 통해 부품의 장착 및 누락 유무를 파악한다. / 최용석 기자
작은 부품들은 눈으로 직접 확인이 어려운 만큼 전용의 광학 스캐너를 통해 부품의 장착 및 누락 유무를 파악한다. / 최용석 기자
우선 별도의 공장에서 만들어진 PCB 기판을 작업하기 편하도록 금속제 틀에 고정한 후 SMT 라인에 투입한다. SMT 라인은 사람의 손으로 붙일 수 없는 미세한 전기 부품과 각종 칩셋, GPU 및 메모리 모듈 등을 기판에 붙이는 과정이다.

고온의 액채 상태인 납을 기판에 묻히는 솔더링 장비를 거친 기판은 본격적인 SMT 장비에 투입되어 각종 작은 부품들이 부착된다. 이후 광학 스캐너가 장비된 테스트 장비로 정확한 위치에 부품이 잘 붙었는지 자동으로 하나씩 체크하고 다음 라인으로 넘어간다.

기계로 실장이 어려운 큼직한 부품들은 사람이 직접 꽂는다. / 최용석 기자
기계로 실장이 어려운 큼직한 부품들은 사람이 직접 꽂는다. / 최용석 기자
 
수작업으로 꽂은 부품들을 납땜하기 위한 솔더링 장비 / 최용석 기자
수작업으로 꽂은 부품들을 납땜하기 위한 솔더링 장비 / 최용석 기자

솔더링을 마치면 그래픽카드 기판의 대략적인 형태가 완성되어 나온다. / 최용석 기자
솔더링을 마치면 그래픽카드 기판의 대략적인 형태가 완성되어 나온다. / 최용석 기자
다음 라인은 기계로 붙이기 어려운 대형 부품을 기판에 붙이는 라인이다. 첨단 IT 기술의 결과물인 그래픽카드지만 여기서부터는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다.

숙련된 작업원이 그래픽카드의 각종 입출력 커넥터와 전원부의 초크코일 및 캔 타입 커패시터 등을 기판의 지정된 자리에 꽂고, 다시 한 번 솔더링 장비로 들어가 손으로 꽂은 부품을 기판에 납땜해 고정한다. 마찬가지로 빠진 부품이 있는가 확인하고 납땜이 제대로 되지 않은 부위는 수작업으로 수정한다. 여기까지 오면 대략적인 그래픽카드의 기판이 완성된다.

기판이 완성되었으면 그래픽카드를 구성하는 외장 부품들을 장착한다. / 최용석 기자
기판이 완성되었으면 그래픽카드를 구성하는 외장 부품들을 장착한다. / 최용석 기자
 
쿨러와 백 플레이트 등을 조립하는 것으로 하나의 그래픽카드가 완성된다. / 최용석 기자
쿨러와 백 플레이트 등을 조립하는 것으로 하나의 그래픽카드가 완성된다. / 최용석 기자
그 다음 라인에서는 완성된 그래픽카드의 기판에 슬롯 가이드와 쿨러, 백 플레이트 등 외관 구조물을 장착하게 된다. 이 과정을 거치면 '그래픽카드' 하면 떠올리는 완벽한 형태의 그래픽카드가 완성된다.
완성된 그래픽카드는 출고 전 검수를 통해 불량 여부를 확인한다. / 최용석 기자
완성된 그래픽카드는 출고 전 검수를 통해 불량 여부를 확인한다. / 최용석 기자
 
전수 검사 과정은 그래픽카드 생산에서 가장 길고 오래 걸리는 과정으로, 하나라도 제대로 통과하지 못하면 최종 출고가 되지 못한다. / 최용석 기자
전수 검사 과정은 그래픽카드 생산에서 가장 길고 오래 걸리는 과정으로, 하나라도 제대로 통과하지 못하면 최종 출고가 되지 못한다. / 최용석 기자
외관이 완성됐다고 바로 출하되는 것은 아니다.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는 출하 전 테스트 과정을 거치게 된다.

단순히 전원이 제대로 인가되어 작동하는지만 파악하는 것이 아니다. 설계한 내용대로 각종 그래픽카드 제어 명령에 정확히 반응하는가, 출력 신호가 정상적으로 출력되는가, 일정 이상 부하(load)가 걸려도 정상 작동하는가, 쿨러 및 냉각 솔루션, 쿨러 LED 등 외장 구조물이 제대로 기동하는가 등을 여러 명의 작업원이 꼼꼼히 점검한다.

검수까지 통과한 그래픽카드 완제품은 소비자들에게 판매되기 위한 포장 과정(패키징)에 들어간다. / 최용석 기자
검수까지 통과한 그래픽카드 완제품은 소비자들에게 판매되기 위한 포장 과정(패키징)에 들어간다. / 최용석 기자
 
포장까지 마친 그래픽카드는 미리 지정된 세계 각국의 현지 지사나 대리점으로 공급되어 소비자들에게 판매된다. / 최용석 기자
포장까지 마친 그래픽카드는 미리 지정된 세계 각국의 현지 지사나 대리점으로 공급되어 소비자들에게 판매된다. / 최용석 기자
모든 테스트 과정을 무사히 통과하면 제품으로 출고하기 위한 포장 단계에 들어간다. 제품 일련번호가 적힌 스티커를 붙이고, 정전기 방지 봉투에 담아 완충재가 담긴 박스에 각종 부속(드라이버 CD, 설명서, 보증서 등)과 함께 넣은 뒤 밀봉 스티커를 붙여 출고용 박스에 차곡차곡 넣는다. 마침 이날 생산되는 제품은 한국 시장에 공급될 '지포스 GTX 1070 AMP!' 제품이었다.

◆지속적인 품질 유지를 위한 QC 과정

QC팀이 생산 중인 제품 중 하나를 가져와서 실 사용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 최용석 기자
QC팀이 생산 중인 제품 중 하나를 가져와서 실 사용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 최용석 기자
 
고온과 저온, 습도에 따른 환경 테스트를 위한 장비와 수명 테스트 장비 / 최용석 기자
고온과 저온, 습도에 따른 환경 테스트를 위한 장비와 수명 테스트 장비 / 최용석 기자
공장에서 하는 일은 단순 제조뿐만은 아니다. 생산된 제품의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QC(Quality Control) 과정도 공장의 주 업무다.
공장 2층과 3층에 마련된 QC 실에서는 실제 PC에서 사용하는 것처럼 게임이나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동영상을 재생하는 것부터 고온이나 저온, 다습한 장소 등 극한 환경에서 그래픽카드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등을 테스트한다. 일부는 R&D 센터에도 보내져 추가적인 테스트와 실험용으로 사용된다.
PC에 장착된 상태에서의 극한 테스트 장비(왼쪽)와 배송 포장시 파손 여부 파악을 위한 진동 테스트 장비(오른쪽) / 최용석 기자
PC에 장착된 상태에서의 극한 테스트 장비(왼쪽)와 배송 포장시 파손 여부 파악을 위한 진동 테스트 장비(오른쪽) / 최용석 기자
 
그래픽카드의 안정성을 책임지는 쿨러는 각각 고온 테스트(왼쪽)와 먼지 테스트 등을  진행한다. / 최용석 기자
그래픽카드의 안정성을 책임지는 쿨러는 각각 고온 테스트(왼쪽)와 먼지 테스트 등을 진행한다. / 최용석 기자
그래픽카드의 라이프타임(수명) 테스트도 이곳에서 이뤄진다. 물론 실제 몇 년 이상을 기다릴 수 없는 만큼, 오랜 시간을 사용한 것 같은 상황을 재현하는 가속 장비와 업계에서 공통으로 사용하는 계산 공식을 활용해 그래픽카드의 수명 테스트를 진행한다.

그래픽카드의 쿨러만 별도로 테스트가 진행되기도 한다. 높은 온도의 환경이나 먼지가 많은 장소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등은 그래픽카드가 안정적으로 작동하기 위해 쿨러에 요구하는 필수 조건이기 때문이다.

각종 생산장비와 영향을 주고받지 않도록 공장 외부에 따로 세워진 조텍(PC 파트너)의 자체 전자파 연구소 / 최용석 기자
각종 생산장비와 영향을 주고받지 않도록 공장 외부에 따로 세워진 조텍(PC 파트너)의 자체 전자파 연구소 / 최용석 기자
 
전자파 연구소 내 테스트 룸 내부 모습. 공인 인증기관의 검사를 받기 전 각종 전자파 관련 자체 사전 테스트를 이곳에서 진행한다. / 최용석 기자
전자파 연구소 내 테스트 룸 내부 모습. 공인 인증기관의 검사를 받기 전 각종 전자파 관련 자체 사전 테스트를 이곳에서 진행한다. / 최용석 기자
물리적인 검사만 통과한다고 끝은 아니다. 그래픽카드 역시 가전 부품 중 하나이기 때문에 추가로 전자파 테스트 과정이 필요하다.

조텍과 모기업인 PC 파트너는 공인 인증기관의 테스트를 거치기 전에 자사 제품의 전자파 특성을 확인하기 위한 별도의 전자파 연구소(EMC LAB)를 공장 부지 내에 별도로 갖추고 있다.

제대로 된 전자파 테스트 실험실을 갖추려면 상당한 비용이 필요한 만큼 조텍처럼 자체 연구소를 갖춘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조텍 관계자에 따르면 자체 전자파 연구소를 통해 각종 공인 인증기관의 까다로운 검사를 잘 통과할 수 있게 됐으며, 자체 연구소가 없는 다른 브랜드에서도 정식 인증 검사 전에 조텍에 전자파 테스트를 의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한편, 조텍 관계자에 따르면 조텍의 전체 생산 라인은 총 2개 공장에 3개의 대형 라인과 5개의 소형 라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픽카드 모델에 따라 다르지만 하루에 최대 3만개, 한 달에 최대 100만개의 그래픽카드 생산이 가능하다.

조텍 제품 생산라인 관계자는 "우리의 임무는 모든 조텍 제품의 사용자들이 '조텍 제품은 정말 믿고 살만하다'고 말할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품질과 가격 대비 성능을 생각한다면 조텍의 모든 제품은 정말 살 만한 가치가 있는 제품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