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가계통신비 절약을 위해 도입한 알뜰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래부는 연내 알뜰폰 가입자의 비율을 전체 통신 가입자의 13%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산하기관인 우정사업본부까지 동원해 알뜰폰 가입자 확대를 꾀하고 있고, 별도의 알뜰폰 허브사이트를 열어 중소 알뜰폰 업체와 소비자 간 접전을 확대했다. 알뜰폰 시장 관련 정부 정책과 13% 돌파의 관건인 허브사이트 현황 등을 집중 짚어봤다. <편집자주>

정부가 2013년 9월 도입한 우체국 알뜰폰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중소 알뜰폰
업체의 판매량을 끌어 올리는 것은 물론 알뜰폰 저변 확대에 효과적이라는 분석이다. 2016년 판매량은 현 추세라면 전년 대비 258% 증가할 전망이다. 알뜰폰 허비사이트와의 연계가 연내 알뜰폰 가입비율 13% 달성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 우정사업본부, 알뜰폰 저변 확대에 앞장… 2016년 성장률 258% 달할 듯

우정사업본부는 지방 우체국을 활용해 2013년 9월부터 알뜰폰 판매를 시작했다. 아이즈비전·유니컴즈·에넥스텔레콤·이지모바일·머천드코리아·인스코비 등 6개 중소 업체의 알뜰폰 상품을 시작으로 수탁 판매를 시작했고, 2015년 1월 6일부터 큰사람·스마텔·세종텔레콤·위너스텔 등 4곳을 추가했다.


2016년 7월말 기준 우체국알뜰폰 판매실적 분석 자료. / 우정사업본부 제공
2016년 7월말 기준 우체국알뜰폰 판매실적 분석 자료. / 우정사업본부 제공
IT조선이 우정사업본부를 통해 입수한 우체국알뜰폰 판매실적 자료를 보면 2016년 1~7월 기준 총 판매건은 29만6673건으로 2015년의 13만7569건 대비 15만9104건이 늘었다. 7월까지의 판매량이 지난해 연간 판매량을 넘어선 것이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연말 판매건은 전년 대비 250%이상 증가하게 된다.

알뜰폰을 주로 구입하는 연령대는 58.6%를 차지한 40~60대가 가장 많지만, 젊은 층인 10~30대를 대상으로 한 판매비율도 30.6%에 달한다. 10~60대에 걸쳐 전 연령대가 저렴한 알뜰폰 상품을 찾은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중소업체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곳은 에넥스텔레콤이다. 이 회사는 우체국 알뜰폰을 통해 총 21만7232건의 판매를 기록해 35.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인스코비(21.1%)와 이지모바일(11.2%) 등이 많이 팔았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우체국이 알뜰폰 판매를 통해 가계통신비 절감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며 "우체국 알뜰폰 판매량은 매달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 알뜰폰 13% 달성은 허브사이트 저변 확대에 달렸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는 알뜰폰 사업자의 판로 확대를 위해 '알뜰폰 허브사이트'를 운영 중이다. 2015년 9월부터 서비스에 들어간 허브사이트는 대·중소기업의 알뜰폰 상품을 비교·구매 할 수 있는 사이트다.


 2015년 9월부터 운영에 들어간 알뜰폰 허브사이트. / 알뜰폰 허브사이트 홈페이지 캡처
2015년 9월부터 운영에 들어간 알뜰폰 허브사이트. / 알뜰폰 허브사이트 홈페이지 캡처
허브사이트 출범 초기에는 홍보 부족으로 판매량이 월간 100여대 수준에 불과했지만, 2016년 들어 판매량이 500건 수준으로 늘었다. KAIT 측은 홍보 활동을 강화해 판매량을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KAIT 관계자는 "알뜰폰 허브사이트는 사업자들이 자체 홍보하고 운영해야 하지만 KAIT가 자체 예산을 들여 키워드 광고를 집행하는 등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월 판매량이 늘고 있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체국 알뜰폰 사이트와 알뜰폰 허브사이트 간 연동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우체국 사이트는 정부 예산으로 운영되며 CJ헬로비전·SK텔링크 등 대기업이 참여하지 않았다. 반면 허브사이트는 이들 대기업이 참여해 상품을 판매 중이며, 사이트 운영비는 상품 판매량을 기준으로 사업자들이 갹출한다. 두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하면 영세한 알뜰폰 업체의 자금 부담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우체국은 시스템 통합과 관련한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알뜰폰 수탁판매 결정 당시 대기업을 배제하겠다고 공언했는데 허브사이트를 통합할 경우 대기업이 참여하는 형태가 되기 때문이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우체국 알뜰폰 사이트는 중소기업을 위해 만든 것인데 대기업이 들어오는 것은 당초 취지와 맞지 않는다"며 "사이트 통합과 관련해서는 4분기에 종합 검토를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