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금융기관들이 2017년 정유년(丁酉年)을 앞두고, 신사옥으로 이전하는 등
업무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나은행 신사옥 조감도. /  하나은행 제공
하나은행 신사옥 조감도. / 하나은행 제공
IBK기업은행은 최근 제 2 본점인 'IBK파이낸스타워' 준공식을 갖고 명동 시대 개막을 선언했다. 내년 상반기 완공될 IBK파이낸스타워는 마케팅, 카드, 신탁 등 20개 영업부서가 입주할 계획이다.

IBK 본사로 운영되는 서울 을지로 사옥은 완공된 지 30년이 넘었다. 그간 직원수가 크게 늘어 업무공간이 부족해 현재는 지하까지 개조해 사무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IBK가 을지로 본사 사옥 맞은편에 건축 중인 제 2 사옥은 약 840평(2797.6㎡), 연면적 4만7964.6㎡ 대지면적에 지하 7층·지상 27층 규모로 구축될 예정이다.

명동사옥에는 기업은행이 위탁 운영하는 '참! 좋은 어린이집'도 입주해 직원들의 육아 문제 해결에도 도움을 줄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서울, 경기, 부산 지역에서 총 11곳 어린이집을 운영 중으로, 550여명 원아를 수용하고 있다.

대신증권 12월 10일부터 3주간 명동 신사옥으로 본사를 이전한다. 이전 작업은 10일, 17일, 24일 3차례에 걸쳐 진행될 예정으로, 구사옥 1층 영업점은 23일까지 영업 후 26일부터는 여의도 알리안츠타워빌딩 2층에서 영업을 재개한다.

대신증권의 신사옥 이전에 따라 한국 최초의 시세전광판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우리나라 제1호이자 여의도에 마지막 남은 시세전광판은 올해 말 대신증권의 이전과 함께 철거된다.

대신증권 시세전광판은 1979년 증권업계 처음 도입된 것으로, 인터넷 환경이 전무했던 시절 주식 시세를 확인하는 상징적인 역할을 했다. 대신증권은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보편화됨에 따라 신사옥에는 시세전광판을 설치하지 않을 방침이다. 여의도의 명물 중 하나인 황소상, 아이벤치는 명동 신사옥으로 함께 이전된다.

삼성생명과 삼성자산운용,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삼성그룹의 주요 금융 계열사도 태평로 시대를 접고, 서초동 근무를 시작한다.

삼성증권은 12월 중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서초동으로의 이사를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삼성화재는 주요 부서 이전을 완료하고, 서초 사옥으로 출근을 시작했다. 이에 앞서 삼성생명과 삼성자산운용은 올해 8월 중 서초동으로의 이전을 완료한 상태다.

KEB하나은행은 재건축 중인 서울 을지로 본점 사옥이 완공되는 내년 6월부터 스마트오피스를 도입해 운영할 계획이다.본부직원을 대상으로 적용되는 스마트오피스는 지정석을 없애고, 출근 순서대로 원하는 자리에 앉아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고정석이 사라지면서 개인에게 지급됐던 PC도 사라진다. 업무는 자유석에 배치된 공용 PC를 활용하거나 개개인에게 지급되는 태블릿 PC를 이용해야 한다. 각종 자료는 클라우드 공간에 저장돼 필요할 때마다 다운로드 받아 사용하는 방식으로 전환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주요 금융기관들이 사옥 이전을 계기로 업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새 둥지에 빠르게 정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