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이사회가 차기 행장의 응모자격을 내부 출신으로 한정하겠다고 밝혀, 이광구 행장의 연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4일 본점에서 열린 창립 118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왼쪽부터) 박필준 노조위원장 당선인, 강옥선 명사클럽 총회장, 이광구 은행장, 노성태 사외이사. / 우리은행 제공
4일 본점에서 열린 창립 118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왼쪽부터) 박필준 노조위원장 당선인, 강옥선 명사클럽 총회장, 이광구 은행장, 노성태 사외이사. / 우리은행 제공
노성태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은 4일 본점에서 열린 창립 118주년 기념식에서 "우리은행 차기 행장 응모자격은 외부 공모를 배제할 계획이다"며 "최근 5년간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지주 전현직 은행장과 부사장급, 우리은행 계열사 대표이사급으로 한정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사회의 이 같은 결정은 민영화 성공 이후 자율경영 체제에서 안정화를 이루고, 기업가치 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사람을 차기 은행장으로 뽑아 민영화로 뒤숭숭해진 내부 분위기를 빠르게 안정화한다는 계획이다.

노 의장은 "10일 낮 12시까지 차기 행장에 대한 응모를 받고 서류심사, 평판조회, 인터뷰 등을 거쳐 최종 후보자를 선정하겠다"며 "업적과 리더십, 비전, 검증된 경영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은행장 후보 선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내부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빠른 시일 안에 후보를 결정할 계획이다. 후보자는 3월 24일 주주총회 때 은행장으로 정식 선임된다.

우리은행은 이날 열린 임시주총에서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을 비롯해 노성태 전 한화생명 경제연구원장, 박상용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장동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 톈즈핑 베이징 푸푸다오허 투자관리유한공사 부총경리 등 5명을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된 노 의장은 이사회 의장이 이사회 운영위원회 위원장을 겸직하는 관례에 따라 운영위원회 위원장도 담당하게 됐다.

우리은행이 차기 행장 자격을 내부 인력으로 제한하면서 이광구 현 행장의 재신임 가능성도 커졌다. 이 행장은 임기 내 민영화를 위해 3년의 통상 임기를 스스로 2년으로 줄이면서까지 우리은행의 숙원사업이던 민영화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또한, 올해에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등으로 대외 경영환경이 한층 악화될 것으로 예상돼, 현 경영환경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면서 이 행장의 연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광구 은행장은 이날 "우리가족들의 오랜 숙원인 민영화를 계기로 금융영토를 확장하겠다"며 "1등 종합금융그룹으로 재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