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성과 경제성을 겸비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가 2017 정유년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나홀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해마다 세단 대신 SUV가 찾는 소비자가 크게 증가하면서 자동차 업체들도 상품성을 강화한 SUV 신차를 선보이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4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2012년 국내 자동차 시장의 16.7%를 차지했던 SUV 차종 비중은 2014년 20.3%, 2016년 24.7%까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2017년 전망치는 25.2%로 전체 차급 가운데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계도 올해 SUV 시장에 대응할 신차 출시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시장에 등장하는 신차만 총 3대에 달한다. 부분변경 모델 출시나 상품성 개선 모델들도 출시를 앞뒀다.

현대차 소형 SUV 크레타. /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 소형 SUV 크레타. / 현대자동차 제공
◆ 현대·기아차, 소형 SUV 신차 2대 동시 출격

올해 현대·기아차는 나란히 소형 SUV 신차를 투입해 성장세가 예상되는 소형 SUV 시장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지난 수년간 쌍용차 티볼리, 르노삼성차 QM3 등 소형 SUV들이 국내 시장에서 연달아 성공했지만, 현대·기아차는 그동안 동급 신차 부재로 경쟁에서 뒤처져 있었다.

현대차가 상반기 중 선보일 소형 SUV 신차 '프로젝트명 OS'는 올해 가장 주목받는 신차 중 하나다. 업계는 현대차 OS가 인도와 러시아 등 신흥 시장에 판매하던 크레타(중국명 ix25)를 기반으로 내·외관 디자인을 손보고, 파워트레인을 개선하는 등 상품성을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아차 소형 하이브리드 SUV 니로. / 기아자동차 제공
기아차 소형 하이브리드 SUV 니로. / 기아자동차 제공
지난해 소형 하이브리드 SUV 니로를 출시해 흥행에 성공한 기아차도 새로운 소형 SUV 신차(프로젝트명 SE)를 추가로 투입한다. 니로와 달리 가솔린과 디젤 엔진 등 내연기관을 탑재해 대중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현대·기아차의 소형 SUV 신차 2종은 플랫폼과 파워트레인 등을 공유할 전망이다. 전륜과 사륜 구동을 기반으로, 1.6리터 터보 GDI 가솔린과 1.6리터 U2 디젤을 얹을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 티볼리, 르노삼성차 QM3, 한국GM 트랙스 3종에 현대·기아차의 신차 2종이 추가되면 올해 국내에 판매되는 소형 SUV는 총 5종까지 늘어나게 된다.

쌍용차 대형 SUV 콘셉트카 LIV-2. / 쌍용자동차 제공
쌍용차 대형 SUV 콘셉트카 LIV-2. / 쌍용자동차 제공
◆ 쌍용차의 야심작, 플래그십 SUV 'Y400'

쌍용차는 올해 대형 SUV 신차(프로젝트명 Y400)을 내놓는다. Y400은 쌍용차 SUV 라인업의 플래그십 모델로, 강인한 스타일과 진보된 안전성, 럭셔리 세단 수준의 승차감을 제공한다.

쌍용차는 앞서 Y400 양산 전 최종 콘셉트카인 LIV-2를 지난해 9월 열린 파리모터쇼에서 공개했다. 쌍용차의 새로운 패밀리룩을 표현한 LIV-2는 프레임 차체 구조에 사륜구동 시스템, 디스플레이 모니터를 비롯한 첨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갖췄다.

쌍용차는 당초 Y400을 대형 SUV 렉스턴의 후속 모델로 개발했지만, 차체를 더 키워 렉스턴보다 상위 차급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두 차종을 병행 생산해 부족한 모델 라인업을 보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디자인 변경을 거친 쌍용차 신형 코란도C. / 쌍용자동차 제공
디자인 변경을 거친 쌍용차 신형 코란도C. / 쌍용자동차 제공
이외에도 디자인과 파워트레인, 안전·편의사양 등을 보강한 부분변경 모델들이 나온다. 쌍용차는 전면을 중심으로 신차 수준의 디자인 변경을 거친 신형 뉴 스타일 코란도C를 출시하며, 기아차도 상품성을 대폭 개선한 쏘렌토 부분변경 모델을 투입할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족을 위한 차량 수요 증가와 신차 출시 확대로 SUV 차급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전체 시장 규모가 한정적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판촉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