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신성장 동력으로 영화와 TV프로그램 자체 제작을 준비 중이다. 2016년 연간 매출이 15년만에 처음 하락하자 콘텐츠 사업이라는 새로운 수익원 모색에 나선 것이다. 애플은 또 '애플 뮤직'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최근 할리우드 베테랑 프로듀서들을 만나 TV프로그램 판권을 구매했으며, 콘텐츠 홍보를 위해 영화 스튜디오 마케팅 전문가 채용도 논의 중이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AT&T가 인수한 타임워너에도 관심을 보이는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애플이 TV프로그램과 영화를 자체 제작하기 위해 할리우드 관계자들을 만났다는 보도가 나왔다. / 조선일보 DB
애플이 TV프로그램과 영화를 자체 제작하기 위해 할리우드 관계자들을 만났다는 보도가 나왔다. / 조선일보 DB
애플 임원들은 할리우드 관계자들에게 "2017년 말부터 자체 제작 콘텐츠를 제공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은 HBO의 자체 제작프로그램 '웨스트월드(Westworld)', 넥플릿스의 '낯선 것들(Stranger Things)'을 모델로 삼고 있다. 다만 WSJ은 "애플이 자체 콘텐츠 제작을 위해 매년 수억달러에서 수십억달러를 쓸 준비가 돼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애플은 동영상 콘텐츠를 자체 제작하기에 앞서 애플 뮤직에 동영상 콘텐츠를 추가하는 방안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 뮤직은 이미 음악과 관련된 논픽션 쇼와 다큐멘터리 제공에 관심을 갖고 있다. 애플 뮤직은 CBS 심야방송인 30분 길이의 '카풀 카라오케' 판권을 계약했다.

애플이 이처럼 콘텐츠 산업을 강화하는 것은 아이폰 판매가 정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아이폰6 매출이 예상에 미치지 못하면서 애플은 7년만에 처음으로 내부 수익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반면 회계연도 기준 2016년 매출(2015년 10월~2016년 9월)에서 애플 뮤직의 수익은 22% 증가했다. 경쟁사업자 스포티파이를 넘어서기 위해 애플 뮤직 강화 전략을 세운 것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애플 뮤직 이용자는 2000만명인데 비해 스포티파이의 유료가입자는 4000만명 이상이다.

WSJ은 "애플이 TV와 영화 산업에 진출한다면 지금과 같은 콘텐츠 배급사를 넘어 자체 콘텐츠를 제작하는 미디어 회사로 거듭나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