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로부터 거액의 벌금을 부과받은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ZTE가 회장을 전격 교체했다.

14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ZTE는 이날 이사회에서 자오셴밍(趙先明) 회장의 사임을 승인하고 인이민(殷一民) 상무이사를 후임으로 임명했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 소개 영상. / ZTE 제공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 소개 영상. / ZTE 제공
ZTE는 심청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서류에서 "회사 경영을 개선하기 위해 자오셴밍 회장이 사임한다"고 말했다. 자오셴밍 회장은 1963년 생으로 2016년 ZTE 회장 겸 사장으로 취임했다. 자오셴밍 회장은 회장직에서 물러나지만 상무이사와 총재 직책은 유지한다.

ZTE가 회장 교체를 단행한 것은 미국의 대(對) 북한·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미국 정부에 11억9200만달러(1조3691억원)의 벌금을 내기로 합의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ZTE는 2010년 1월부터 2016년 4월까지 미국 퀄컴과 마이크론테크놀러지 등으로부터 휴대전화 네트워크 장비 3200만달러(367억원) 어치를 산 뒤 이란으로 수출하고, 북한에는 283차례에 걸쳐 통신장비를 수출한 혐의로 벌금을 물게 됐다. ZTE는 벌금의 영향으로 지난해 23억6000만 위안(392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