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시중에 나온 챗봇 기술력은 크게 차이가 없다. 챗봇 서비스를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어떤 기술을 사용하느냐 보다 어떤 서비스 모델을 만들어서 기존 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주동원 파운트AI 대표. / 김남규 기자
주동원 파운트AI 대표. / 김남규 기자
최근 IT조선과 만난 주동원 파운트AI 대표는 최근 챗봇 서비스를 도입하려는 기업이 많지만, 챗봇을 왜 도입하려는지에 대한 고민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챗봇 서비스는 제대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기술에 대한 이해보다 시장 특성이나 관련 분야 트렌드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2월 설립된 파운트AI는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기업인 파운트의 자회사로 인공지능 챗봇과 빅데이터, 머신러닝을 활용한 컨설팅 사업을 진행 중이다. 로보어드바이저 기업인 파운트가 별도 자회사인 파운트AI를 설립한 것은 챗봇을 도입하려는 금융권의 문의가 이어져 사업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파운트AI의 모회사인 파운트는 최근 신한, 우리, 기업 등 주요 시중은행과 공동으로 로보어드바이저 시스템을 구축 중으로 이르면 올해 중반부터 관련 서비스를 차례로 론칭할 계획이다. 파운트는 금융권 내 로보어드바이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챗봇 서비스 구축에 대한 요구가 크다는 것을 파악했다. 이후 챗봇 사업을 전담하는 파운트AI를 설립했다.

주 대표는 파운트AI를 설립한 후, 더 많은 사람들이 챗봇 서비스에 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 19대 대선 정보를 알려주는 인공지능 챗봇 '로즈'를 개발, 발표했다. '로즈'는 파운트AI 소속 석박사급 인력 8명이 열흘 만에 만들어낸 서비스로, 초기 개발 목적은 순수하게 대선국면을 앞둔 상황에서 흥행몰이를 위해서였다.

19대 대통령선거를 한 달도 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로즈'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함께 일하고 싶다는 인공지능 개발사의 문의가 이어졌고, 심지어 설립된지 2개월 남짓된 스타트업을 수십억원에 인수하겠다고 나선 기업까지 나타났다. 최근에는 MS와 협력해 '에저' 기반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했고, 한양대학교가 대구경북과학기술원과도 '로즈' 서비스 개발에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주동원 대표가 챗봇 AI 서비스 ‘로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김남규 기자
주동원 대표가 챗봇 AI 서비스 ‘로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김남규 기자
현재 베타 서비스 버전으로 제공되는 '로즈'는 후보별 지지율 현황과 투표소 위치 등 단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17일 오픈하는 정식 서비스에서는 빅데이터와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당선 확률을 예측하는 서비스까지 제공할 예정이다.

주 대표는 "본 서비스에 론칭에 앞서 내부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로즈'가 후보별 지지도 변화를 사전에 정확히 예측했다"며 "각종 여론조사 기관이 발표한 지지율 변동 결과 뿐 아니라 최근 진행한 TV 토론회에 대한 분석 결과도 실시간으로 분석해 제공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챗봇 서비스 '로즈'를 처음 출시한 이유는 흥행을 위해서였지만, 지금은 선거와 관련한 로그 데이터를 수집해서 대선뿐 아니라 다양한 선거에 특화된 챗봇 서비스로 발전시킬 계획이다"며 "최근 서비스 고도화로 로즈가 너무 민감한 부분까지 예측하고 정보를 제공해서, 오히려 특정한 정보를 차단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선 챗봇 서비스 '로즈'가 높은 정확한 예측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또 다른 배경은 철저한 데이터 확보 노력도 병행됐기 때문이다. 주 대표는 서비스 론칭에 앞서 각 대선캠프를 돌며 각 후보별 선거공약 정보를 수집해 '로즈'에 반영했다. 또한 각 여론조사 결과 데이터 도메인을 연계해 챗봇과 연동했다.

주 대표는 "선거와 관련해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각계 대선캠프와 직접 접촉하고, 선관위로부터 유권해석을 받는 작업을 진행했다"며 "지금은 대선 관련 챗봇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금융과 정치, 문화, 여행, 쇼핑 등 다양한 카테고리와의 접목을 시도해 서비스를 다원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반적인 인공지능 기술력에서는 다국적 IT기업을 이길 수 없겠지만, 대선 챗봇 '로즈'처럼 한글을 기반으로 한 특정 분야의 서비스에서는 국내 스타트업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챗봇 자체를 활용한 사업보다 챗봇을 데이터 축적 창구로 이용해 향후에는 데이터를 활용한 비즈니스를 진행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