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4차산업혁명으로 들썩이고 있다. 산업혁명이란 산업구조에서 획기적 전환을 가져오는 기술발전이나 새로운 패러다임을 뜻한다. 4차산업혁명은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입은 인공지능(AI) 기술이 핵심이다. AI는 4차산업혁명의 새로운 신경망으로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뉴로혁명시대가 열린 것이다.

인간의 뇌는 무수히 많은 신경으로 연결돼 있다. 뉴로는 그 신경을 연구하는 뇌신경 과학이다. 초기의 뇌신경과학은 의학적 가능성에만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뉴로는 이제 여러 연구 분야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특히 AI 분야에서 빅데이터의 핵심 기술인 딥러닝・머신러닝이 발전하면서 뇌신경과학이 융합되고 있다.

'브레인 퓨처'의 저자인 잭 린치는 2012년 자신의 책에서 뉴로 혁명을 농업혁명, 산업혁명, 정보화혁명에 이은 제4차산업혁명이라고 예측했다. AI가 사람의 뇌와 비슷하게 발달하면서 새로운 시대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한 것이다.

하지만 AI는 지난해 알파고가 등장 하기 전까지 큰 시선을 끌 지 못했다. 구글의 AI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의 바둑대결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관심이 집중됐고, 어느 순간 우리 삶 깊숙이 들어왔다.

AI가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던 데는 ICT 기술 발전의 공이 컸다. 스마트기기가 보편화하고 각종 센서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물 인터넷(IoT)으로 발전했고, 컴퓨팅 기술과 네트워크가 발전해 클라우드 시스템을 세상에 등장시켰다. 또 빅데이터는 각종 센서에서 발생한 데이터를 클라우드 시스템에 저장해 분석함으로써 새로운 데이터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 그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머신러닝・딥러닝 기술은 인공지능을 더욱 발전시켰다.

김두현 건국대학교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산업과 AI의 창조적 결합이고, 이를 위한 열쇠는 컴퓨팅 파워, 머신러닝, 빅데이터로 요약된다"고 말했다.

◆ "너와 나의 연결고리"⋯IoT와 클라우드, 세상을 엮다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은 가전제품과 각종 전자기기뿐 아니라 헬스케어, 원격진료, 스마트홈, 스마트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물(기기)들이 서로 연결돼 정보를 공유하고 상황에 맞춰 일을 처리한다. 즉, 사물인터넷은 초연결사회를 의미한다. 인간이 인터넷을 통해 기계와 연결되고, 기계와 기계가 서로 연결된다.

여기에서 쏟아져 나온 데이터가 모여 빅데이터가 된다. 빅데이터는 방대한 정보량, 엄청나게 다양한 정보형태, 초고속 전파속도, 새로운 가치 창출을 의미한다. 이는 데이터가 자본인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데이터를 잘 활용하는 기업이 성공하는 시대가 됐으며, 정보를 많이 가진 곳이 세상을 움직인다.

이 데이터는 클라우드 시스템으로 모인다. 클라우드 시스템이란 수많은 중앙처리 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병렬 연결해 거대한 컴퓨팅 자원으로 바꾸는 기술이다. 알파고 역시 구글의 클라우드 시스템에 존재한다. 구글은 미국 중서부에 위치한 데이터센터에서 컴퓨팅 자원을 할당해 AI를 구현했다. 구글은 AI 분야에서 가장 선두로 평가받고 있다. 구글은 번역기, 음성검색, 지도, 메일, 클라우드 등 자사의 서비스와 구글카를 개발하는데 AI를 활용하고 있다. 특히 구글은 AI를 활용해 자율주행차 시장에 진출하려는 목표다.

구글은 또 AI를 자체 서비스 외에도 다양한 산업에 적용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구글 딥마인드는 의료나 헬스케어 분야로 진출 하기 위해 2016년 헬스케어 부서를 신설하고 여러 병원과 협약을 맺어 의료 관련 AI 기술을 사업화 중이다. 영국의 더로얄프리 병원과는 '스트림스(Streams)' 라는 환자 상태를 체크하는 모바일 앱을 개발했다. 이 앱은 신장 질환 환자를 모니터링 해 급성신부전증과 같은 치명적인 질환의 전조가 감지되면 환자와 병원에게 경고를 보내게 된다. 모어필드 안과병원과는 안저(안구의 안쪽) 사진을 분석해 당뇨성 망막 병증을 진단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구글 AI 사업화는 아직 시작단계로 IBM보다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인공지능, 인간의 수명을 높인다⋯IBM, 왓슨으로 AI 상용화 선두

IBM은 AI 개발에서 가장 오랫동안 투자를 진행한 기업이다. IBM은 자사의 AI '왓슨' 을 인지컴퓨팅(Congnitive Comput- ing)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다른 기업들과 차별화했다.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말, 글씨, 그림 등의 비정형 데이터를 컴퓨터가 이해하고 분석해 의미있는 정보를 찾아 내고, 이것을 사람이 판단하는데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IBM왓슨이 AI 분야에서 선두로 꼽히는 이유는 이미 왓슨을 활용한 상용 서비스가 많기 때문이다. IBM은 세계 3500여개 기업, 기관과 파트너십을 맺고 왓슨 에코시스템을 구축 했다. 2015년부터는 8만여명의 연구자들이 개발에 참여해 200개의 왓슨을 활용한 응용 서비스를 개발했다. 이들 서비스는 45개 국가의 학교와 제약회사, 자동차회사, 금융회사, 병원 등 20개 산업군에서 활용 중이다. 여기에 여러 나라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한국어와 영어, 일본어, 포르투갈어, 스페인어 등의 언어까지 습득 중이다.

IBM은 소프트뱅크 등과 협업해 로봇을 개발 중이다. 로봇에 필요한 AI 소프트웨어는 IBM 왓슨의 코그너티브 컴퓨팅을 활용하고 로봇 하드웨어는 소프트뱅크의 AI로봇 '페퍼' 와 '나오미'를 활용했다. 이 로봇들은 서비스 로봇 및 교육용 로봇으로 활용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싱가포르 DBS 은행, 호주 뉴질랜드 은행, 미국 시티은행, 캐나다 로열 은행이 고객의 금융자산 관리를 위한 자문 및 상담서비스에 활용 중이다. 의료계에서는 더욱 활발히 활용되고 있는데, 미국 뉴욕 메모리얼 슬론케터링 암센터에서는 암 진단 및 최적의 치료법 검색 등에 이용하고 있다. 아울러, 조지아텍 대학에서는 학생들의 과제 점검 및 질의에 대해 답변하는 조교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미국 군인 전문 보험회사(USAA)에서는 전역 군인들이 사회복귀에 필요한 상담을 하고있다. 현재의 상담은 보통 인터넷 채팅을 위한 챗봇(chat-bot) 형태로 제공하고 있지만, 조만간 실제 음성 상담서비스도 가능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에서는 가천대 길병원, 롯데그룹 등에서 암 진단, 고객 쇼핑 정보 제공 등에 AI를 활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