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의 자율주행 연구가 고비를 맞았다. 법원은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의 자율주행차 부문 웨이모의 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고소당한 우버의 핵심 기술자가 우버의 자율주행차 연구에 참여하는 것을 금지했다.

15일(이하 현지시각)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 법원의 윌리엄 앨서프(William Alsup) 판사는 "우버가 웨이모로부터 빼돌린 자료를 되돌려 주고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앤서니 레반도브스키(Anthony Levandowski)는 우버의 자율주행차 연구에 참여하지 말라"고 판결했다.

세계 최대 차량공유서비스 우버 실행화면 / 조선DB
세계 최대 차량공유서비스 우버 실행화면 / 조선DB
앤서니 레반도브스키는 구글 출신으로 우버의 자율주행차 연구 책임자다. 그는 알파벳에서 6년 동안 자율주행차 프로젝트를 담당하며 센서 개발, 제품정책개바 등을 담당했다. 이후 2016년 1월 구글을 떠나 자율주행 트럭 개발 벤처기업 오토(Otto)를 창업했다. 우버는 2016년 8월 오토를 6억8000만달러(7707억원)에 인수했고, 레반도브스키는 우버의 자율주행차 프로젝트 부문 부사장이 됐다.

웨이모는 지난 2월 레반도브스키가 구글을 떠나기 전 자율주행차 프로젝트 관련 기밀문서 1만4000건을 훔쳤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판결로 구글은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앤서니 레반도브스키 우버 자율주행차 부문 부사장
앤서니 레반도브스키 우버 자율주행차 부문 부사장
앨서프 판사는 "우버는 레반도브스키가 웨이모의 자율주행차 기술을 알고 있거나 알고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를 고용했다는 증거가 있다"며 "웨이모는 레반도브스키가 구글을 떠나기 전 핵심 문서를 다운로드했다는 증거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다만 앨서프 판사는 웨이모가 주장하는 영업 비밀 중 일부만을 인정했으며 레반도브스키가 참여하지 않는 상태에서 우버가 자율주행차 연구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웨이모 대변인은 "경쟁은 불법적인 행위가 아닌 실험실과 도로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판결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우버 대변인은 "자율주행차 연구를 계속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법원의 판결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현재 구글은 한때 협력 관계였던 우버 견제에 적극으로 나선 상태다. 구글은 2013년 8월 우버에 2억5800만달러(2924억원)를 투자하며 우호를 다졌지만 구글이 차량공유 서비스를 개발한 2015년 2월부터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지난 14일에는 우버와 차량공유 서비스 분야를 놓고 경쟁하는 리프트와 자율주행차 부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