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종 삼성전자 부사장이 덱스의 비전을 강조하고 나섰다. 관련업계는 그가 덱스를 강조한 배경으로 출시 초기 내외신으로부터 극찬을 받고 소비자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지만 현재는 철저히 외면받고 있어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했다.

'덱스'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8 시리즈를 공개하면서 함께 선보인 주변기기다. 갤럭시S8 제품을 덱스에 꽂으면 모니터나 TV에서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마치 PC를 쓰는 것 같은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1실장(사진)은 24일 자사 홈페이지 게시글을 통해 "덱스와 빅스비, 삼성 커넥트 등은 모두 스마트폰의 경계를 뛰어넘는 비전이 담긴 서비스"라며 "덱스는 일반적인 모바일 라이프의 연장선에서 갤럭시S8만으로 인터넷,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즐길 수 있을뿐 아니라 인터넷 사이트에 로그인하기 위해 내 소중한 개인정보를 공공장소의 데스크톱에 입력할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2014년 4월쯤 이인종 부사장이 동료직원들과 더 편리하고 혁신적인 스마트폰에 대해 고민할 때, 한 직원이 내놓은 덱스 초기 이미지다. / 삼성전자 제공
사진은 2014년 4월쯤 이인종 부사장이 동료직원들과 더 편리하고 혁신적인 스마트폰에 대해 고민할 때, 한 직원이 내놓은 덱스 초기 이미지다. / 삼성전자 제공
이인종 부사장은 삼성 덱스에 대해 "처음 상상한 시기는 2014년이다"라며 "3년전 상상에서 시작된 덱스가 이제는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당시에는 통신환경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성능면에서 스마트폰이 PC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는 10나노 기반의 AP를 개발하는 등 AP 성능이 크게 향상됐고, USB 타입-C 기술 등을 통해 다양한 USB 기기를 사용하면서 고품질의 영상을 더욱 빠르게 모니터에 출력할 수 있어 가능해졌다. 또 통신망도 초고속 LTE를 지원할 만큼 발전했다.

그는 "삼성덱스는 빅스비, 삼성커넥트 등과 함께 스마트폰이 중심이 되는 완전한 디지털 라이프 시대를 앞당길 것이다"라고 말했다.

◆소비자 외면이 이유일까

관련업계는 이인종 부사장이 지금 이 시점에 덱스를 강조하고 나선 것에 대해 삼성이 덱스를 처음 선보였을 당시와는 달리 소비자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2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서 열린 갤럭시S8 언팩행사에서 갤럭시S8과 함께 덱스를 선보였다. 당시 내·외신은 삼성 덱스에 대해 '가장 흥미로운 제품이다', '갤럭시S8의 화면을 PC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게 해주는 덱스는 주목할 만 하다' 등의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이런 평가속에서 소비자들의 기대심도 높아졌다.

하지만 실제 덱스를 써본 소비자들은 활용성에서 장점을 찾지 못했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덱스가 오히려 범용성이 떨어지는데다가 휴대하기 불편하다는 단점도 나오고 있다. 이를 이유로 덱스의 정가인 15만9000원의 반도 안되는 가격으로 중고나라 등 중고거래장터에 매물로 내놓는 소비자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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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한 관계자는 "처음 덱스가 등장했을 때 신기해 하는 반응이 많았다"며 "하지만 덱스는 소비자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이번 기고문은 특별한 시기나 이슈와는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