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이 서로 힘을 합하는 바둑 페어대국이 중국에서 펼쳐졌다.

5월 26일,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열린 '미래의 바둑 서밋' 세 번째 경기에서는 프로 8단 롄샤오와 알파고 팀이 프로 9단 구리와 알파고 팀을 꺾었다. 롄샤오·알파고 팀은 220수 만에 불계승으로 상대방을 제압했다.

페어대국은 두 사람이 한 조를 이뤄 번갈아 바둑 돌을 놓으며, 상대편 팀과 싸우는 대국 방식이다. 이번 페어대국은 처음으로 인간과 인공지능이 한 팀을 이뤄 경기를 진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알파고를 만든 구글 딥마인드는 알파고 2.0의 창의력을 실험하기 위해 페어대국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대국 초반은 구리·알파고 팀이 주도권을 잡았으나, 경기 중반부터 바둑판 하변에서 단수로 기회를 잡으면서 대결 형세가 역전됐다. 경기 후반 불리해진 구리·알파고 팀은 220수에서 돌을 던지며 패배를 인정했다.

세계 바둑 1위 커제를 꺾은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는 지난해 이세돌 9단과 맞붙은 알파고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알파고 2.0'은 1920개의 CPU와 280개의 그래픽 프로세서(GPU)를 사용한 기존 알파고와 달리 인공지능에 최적화 된 TPU(Tensor Processing Unit)라는 새로운 프로세서를 사용한다. 참고로 영어 'Tensor'는 벡터와 행렬을 의미하며 TPU는 벡터·행렬 연산 병렬처리에 특화된 프로세서다.

롄샤오 9단. / 라이브도어 캡처
롄샤오 9단. / 라이브도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