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음성 비서 서비스 빅스비(Bixby)의 영어 버전 출시가 애초 계획보다 지연된다. 삼성전자는 4월 21일 한국·미국·캐나다에서 빅스비를 지원하는 갤럭시S8 시리즈를 출시했지만, 현재 한국어 버전만 지원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각) "빅스비 영어 버전은 갤럭시S8 출시 2개월이 지난 6월 말 이후에나 출시될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빅스비 영어 버전 출시 지연설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WSJ은 지난 4월 "삼성전자 내부 테스트 결과 빅스비의 영어 인식 성능이 한국어 보다 떨어졌다"며 "5월 말까지 빅스비 영어 버전이 서비스되지 않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WSJ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출시 시점을 언급하는 대신 "늦은 봄으로 연기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3월 30일(현지시각) 갤럭시S8 언팩 행사에서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 ‘빅스비’를 소개하고 있다. / 삼성전자 갤럭시S8 언팩 생중계 장면 캡처
삼성전자가 3월 30일(현지시각) 갤럭시S8 언팩 행사에서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 ‘빅스비’를 소개하고 있다. / 삼성전자 갤럭시S8 언팩 생중계 장면 캡처
하지만 빅스비 영어 버전은 아직 출시 단계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WSJ에 따르면 삼성전자 내부 테스트 결과 빅스비가 영어 구문과 문법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대변인은 WSJ에 보낸 이메일에서 "빅스비의 자연어 이해 능력을 높이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라며 "영어 버전 출시를 위해 미국에서 사용자 대상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빅스비 영어 버전 출시는 갤럭시S8 매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오붐(Ovum)이 아시아·미국·영국 거주자 4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9%만 애플의 시리나 삼성전자의 빅스비와 같은 인공지능 음성 비서를 정기적으로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50%는 음성 비서에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4월 21일 한국·미국·캐나다 등 세 개 국가에 갤럭시S8·S8플러스를 우선 출시했고, 4월 28일에는 유럽·싱가포르·홍콩 등 50개국으로 판매국을 확대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S8 시리즈는 출시된 지 37일(5월 27일 기준) 만에 한국에서 100만대 넘게 개통됐다. 전작보다 40일 빠른 속도다. 전작 갤럭시S7은 출시 75일 이후 100만대 개통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