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은성수 신임 수출입은행장(사진)의 취임을 막고 있는 수은 노동조합에 "더 이상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질타하자, 곧바로 금융노조 측은 금융위원장이 '모피아' 인맥을 우선한다며 부적절한 개입을 중단하라고 비난했다.


13일 금융노조는 은성수 신임 수출입은행장의 출근을 3일째 막고 있고 있다. 이날 한 언론보도를 통해 노조 측을 지적한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발언이 전해졌고, 노조 측은 즉각 성명서를 통해 '직전 은행장으로 몸담았던 기관보다 '모피아' 인맥 우선시하는 전형적 낙하산 폐단'이라고 최 위원장을 비난했다.

앞서, 최 금융위원장은 은성수 신임 은행장의 출근을 막고 있는 노조 측을 향해 "(수출입은행 신임 행장에) 누구보다 적임인 분이 임명됐다고 본다"며 "노조를 위한, 그런 식의 무모한 행동은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 노조 존재감을 보이려는 구태가 없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노조는 최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한국 금융산업의 수장이 노동혐오 발언을 스스럼없이 내뱉는 것이야말로 구태 중의 구태다"며 "수출입은행 직전 행장이었던 자신을 수은 역사상 출근저지 투쟁 없이 받아들였던 노조를 구태로 몰아붙이는 것은 직전 은행장으로서 할 짓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최 위원장의 발언을 지적하며 권력의 힘을 빌린 낙하산 인사가 근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몸담았던 금융기관과 동료들보다 기관장 자리를 나눠먹기 위해 내려온 모피아 인맥을 더 챙긴다고도 비난했다.

노조는 "그들만의 '이너서클'에서 깜깜이로 이뤄진 밀실 낙하산 인사야말로 구태다"며 "낙하산 임명 후에 금융기관을 일신의 영달만을 위해 한껏 이용해먹고 '먹튀'하는 금융관료들의 작태야말로 구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런 먹튀 만큼은 막겠다는 일념으로 수출입은행을 국민의 수출입은행으로 정상화하고 낙하산 기관장이 수은 노동자들의 자존심을 짓밟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수출입은행지부의 투쟁이다"며 "구태를 청산하기 위한 정당한 투쟁이다"고 덧붙였다.

현재 은성수 신임 수출입은행장은 노조의 강한 반대로 3일째 출근을 저지당했다. 은 행장은 이날 오전에도 서울 여의도 수은 본관 앞에서 출입문을 막고 출근을 저지하는 노조에 막혀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은 행장은 노조 관계자와 대화하려 시도했지만, 문 앞에서 10분 이상 서 있다가 발길을 돌렸다.

현재 수은 노조는 은 은행장을 정부의 낙하산 인사로 규정했다. 한국투자공사 사장 시절 성과연봉제를 강하게 추진했다는 점을 들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금융위원장은 더 이상 노사관계에 부적절하게 개입하려는 하지 말라"며 "당신들이 망가뜨린 산별교섭을 복원하기 위해 지금도 10만 금융노동자들은 전력을 다해 싸우고 있다. 망언과 망동을 계속한다면 10만 금융노동자들의 총력투쟁을 각오한 선전포고로 간주할 것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