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 개막 준비로 분주하다. ICT와 다른 산업이 융합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가 열리는 만큼, 융합 기반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한 신생 기업은 새로운 기회를 맞았다. 인더스트리 4.0 정책에 따라 신규 먹거리를 찾는 독일은 물론 벤처 창업이 활성화된 미국·유럽 등 다양한 국가는 히든 챔피언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열을 올린다. 최근 출범한 문재인 정부도 글로벌 트렌드에 보조를 맞춘다. 취임 초기 '일자리 위원회'를 만든 문 대통령은 소득 주도 성장을 내걸고 경제 살리기에 적극적이다. IT조선은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 중인 스타트업 소개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는 한국 기업에게 이정표를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콩·아몬드·귀리 등을 이용한 식물성 우유가 웰빙 트렌드에 맞춰 인기를 끌고 있다. 식물성 우유는 본래 몸에 유당을 분해하는 락테이스가 없거나 부족한 사람들 즉, 유당불내증을 겪는 사람을 겨냥한 우유 대체품이었으나 전통 우유 시장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다.
시장정보업체 민텔(Mintel)에 따르면 2015년 유제품 판매는 2011년 대비 7%(178억달러 수준), 2020년에는 11%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아몬드 우유 시장 규모는 2011년에 비해 2015년에 250% 늘었다.
벤처기업 '리플 푸드(Ripple foods)'는 식물성 우유의 단백질 부족에 착안해 노란색 완두콩으로 우유를 만든다. 리플 푸드가 만든 우유는 2016년 4월 출시 이래 250만병의 제품을 판매하며 2000만달러(226억2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리플 푸드는 지금까지 구글과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로부터 4400만달러(497억6400만원)를 투자받았다.
리플 푸드는 기존의 식물성 우유보다 맛있고 환경친화적인 제품을 찾아 나선 아담 로리(Adam Lowry)와 네일 렌닝거(Neil Renninger)가 공동으로 설립했다.
아담 로리 공동창업자는 환경친화적인 청소 용품 제조업체 메소드(Method) 공동 설립자다. 벨기에 회사 엔커버(Ecover)가 2012년 인수할 당시 메소드 연간 매출은 1억달러(1131억원) 이상이었다.
이 둘은 2014년 낙농 산업을 변화시킬 기회가 있다고 보고 의기투합했다. 렌닝거 공동창업자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식량 시스템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20%를 차지하고 있으며, 유제품이 그중 4분의 1을 차지한다"며 "그 사실을 알고 충격 받았고, 지속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담 로리와 네일 레닝거는 기존의 식물성 우유보다 맛잇고 환경친화적인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들은 식품 업계가 더 나은 제품을 만들기 위한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기술력을 이용해 식물에서 단백질을 추출한다면 새로운 시장을 열 수 있다고 확신했다. 하지만 초반 실험 결과는 실패였다.
레닝거 공동창업자는 "초반에 만든 식물성 우유 맛은 끔찍했다"고 말했다.
이후 리플 푸드는 노란색 완두콩으로 식물성 우유 제조에 나섰고, 부드럽고 크림 같은 질감에 농축된 우유 맛을 내는 우유 만들기에 성공했다. 게다가 노란색 완투콩으로 만든 우유는 전통 우유와 비슷한 양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다.
현재 리플 푸드는 무가당·바닐라·초콜렛 맛 등 다섯 종류의 우유를 아마존이 인수한 홀푸드·타켓(Target) 매장에서 판매 중이다. 앞으로 리플 푸드는 블루베리·딸기 맛 등을 추가할 예정이며 요구르트도 선보일 계획이다.
네일 레닝거 공동창업자는 "식물성 우유를 구매하는 사람의 14%만이 유당불내증을 겪고 있다"며 "식물성 우유를 사는 대부분의 사람은 환경을 생각해 대체 우유를 찾고 있기 때문에 이 시장은 더 커질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