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의 글로벌 자동차 회사가 전기차를 개발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이런 흐름을 만들어 낸 것은 중국이라는 거대하고 강력한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서라는 게 뉴욕타임스의 분석이다.

9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막대한 자금과 차세대 기술을 장악하려는 비전으로 전기차 시장을 인위적으로 키우고 있다. 이에 반응한 미국 디트로이트(GM, 포드), 일본 요코하마(닛산), 한국 서울(현대·기아), 독일 스투트가르트(벤츠, 포르쉐) 등 글로벌 자동차 회사는 변화의 속도 또는 산업 위협에 발빠르게 대처하도록 강요당하고 있다는 게 뉴욕타임스의 견해다.

베이징 시내에서 전기차 운전자가 차를 충전하는 모습. / 뉴욕타임즈 갈무리
베이징 시내에서 전기차 운전자가 차를 충전하는 모습. / 뉴욕타임즈 갈무리
실제 중국은 2025년까지 중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5대 중 1대를 신에너지차(NEV)로 바꾸겠다는 정책을 내놨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가 중국에서 자동차를 계속 판매하고 싶다면 신에너지차를 제품 라인업에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는 룰도 만들었다. 중국 정부 관계자는 최근 내연기관차의 완전한 퇴출을 이야기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미 중국은 명실상부 세계 최대의 전기차 시장임에 틀림없다고 강조하면서 중국 소비자들은 올해 미국 소비자가 구매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기차 숫자의 3배를 소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때문에 미국 테슬라의 경우 이런 중국의 잠재력(중국은 테슬라의 글로벌 2위 시장)을 인정해 중국에 공장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했고, GM과 포드는 다수의 전기차 모델 개발 계획을 밝혔다. 폴크스바겐 등은 전기차의 연구, 개발, 생산 시설을 중국으로 이전하고 있는 상황이며, 중국 정부는 이들에게 중국 회사와 기술을 공유하도록 종용하고 있다.

또 중국은 세계 최고의 전기 엔지니어링 기술자를 모으고 있는 중이다. 동시에 전기차 조립에 필수적인 부품을 만드는 중소기업은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 결국 일련의 과정은 전기차가 성능과 비용 면에서 내연기관차와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는 증거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시장을 지배했어도 전기차를 비롯한 자동차 만들기에 대한 중국의 능력은 미비하다는 게 뉴욕타임스의 지적이다. 제조 기술의 전도유망함을 떠나 글로벌 무대에서 인기를 끈 중국 자동차가 전무해서다. 중국 내부에서도 대부분의 소비자는 글로벌 자동차 회사와 중국 회사의 합작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고, 중국 내 인기 전기차도 테슬라의 매끄러운 외장보다는 다소 저렴해보이는 박스카 형태가 다수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는 중국 정부가 가진 '전기차는 사치가 아닌 실용적인 것'이라는 가치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라는 점도 강조했다.

단순히 전기차 보급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석탄 발전에 의존하고 있는 중국의 에너지 정책에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뉴욕타임스는 비판했다. 중국 전력의 4분의 3은 석유보다 환경에 치명적인 석탄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전기차가 늘어날 때마다 더 많은 양의 석탄을 태워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중국이 전기차에 집중하는 것은 먹고 사는 일이 정치적 변화보다 앞서는 것을 뜻한다는 게 뉴욕타임스의 설명이다. 2007년 과학기술부 장관에 전직 아우디 엔지니어 완 강(Wan Gang)을 지명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도자가 바뀌었어도 그의 지위에는 변함이 없다.

또 원자바오 중화인민공화국 국무원총리(2002~2012년)는 중국 배터리 산업의 중심으로 불리는 천진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원자바오의 후임인 리커창 역시 첨단 기술에 대한 정부 지원을 성실하게 달성했다는 평가다. 뉴욕타임스는 시진핑 국가주석 또한 정치와 관계 없이 산업 발전에 대한 정치 지도자들의 노력을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