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가 휴대전화 유심(USIM, 범용가입자인증모듈)을 판매하며 폭리를 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가 1000~3000원 수준인 유심을 최대 6.6배의 가격에 판매하며 5년간 7000억원의 초과 이익을 냈다는 것이다.
변재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휴대폰 업계를 통해 입수한 '유심발주계약서'를 확인한 결과를 보면, 금융기능이 없는 4세대(4G) 이동통신용 나노 유심 납품 가격은 개당 1000원이다. SK텔레콤은 이 유심을 원가의 6.6배인 6600원에 판매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제출한 '이통사별 유심 공급량 및 판매가격' 자료(부가세포함)에 따르면, 2017년 6월 기준 SK텔레콤의 금융 유심은 8800원, 일반 유심은 6600에 판매된다. KT는 LTE 유심을 8800원에, 3G 유심을 5500원에 판매한다. LG유플러스 LTE 유심 가격은 8800원이다.
유심 가격이 비싼 이유가 유통구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통3사는 유심을 일괄 구매한 후 자회사를 통해 유통망에 공급한다. 이통3사가 유심 유통을 독점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통사가 정한 유심 가격이 곧 소비자가격이 되는 셈이다.
변 의원은 "유심발주 계약서를 통해 1000원대로 예측했던 유심가격 원가가 드러났다"며 "현재의 가격구조는 통신사가 최대 6배까지 폭리를 취하는 구조인 만큼 조속한 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대량 발주의 이익까지 누리는 이통사는 유심 원가를 감안해 가격을 현실적인 수준으로 책정함으로써 국민 가계통신비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