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게임은 데스크톱으로만 즐길 수 있다는 얘기는 이제 옛말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노트북으로도 얼마든지 최신 게임을 맘껏 즐길 수 있는 '게이밍 노트북'의 시대다.
시장조사기관 존 페디 리서치(Jon Peddie Research, JPR)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고성능 게이밍 노트북에 주로 탑재되는 엔비디아 노트북용 GPU(그래픽 프로세서 유닛)의 2017년 3분기 출하량은 2분기 대비 2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게이밍 노트북 시장이 그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의미다.
게이밍 노트북의 크기와 무게가 쉽게 줄어들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고성능 GPU에서 발생하는 발열과 높은 소비전력 때문이다. 발열을 해소하기 위해 대형의 방열판과 냉각 팬을 탑재해야 하고, 안정적인 전원 확보를 위해 대용량 배터리와 어댑터, 충실한 전원부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때문에 엔비디아가 지난 여름 발표한 '맥스-큐(Max-Q)' 기술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기존 게이밍 노트북의 성능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부피와 무게는 더욱 줄여 노트북의 본질인 '휴대성'을 살릴 방안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제조 및 설계 부문에서는 게이밍 노트북 제조사와 적극적으로 협력, 최적화된 전원부와 냉각부 설계로 발열과 소음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골자다. 이런 3가지 요소가 통합된 맥스-큐 기술을 적용하면 성능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게이밍 노트북의 부피와 무게를 줄이고, 휴대성은 살릴 수 있다는 것이 엔비디아 측의 설명이다.
최상급 GPU인 지포스 GTX 1070 및 1080을 탑재한 기존의 게이밍 노트북은 대부분 두께 30mm 이상, 무게 3kg 전후에 달한다. 수백 W(와트)급의 안정적인 전원을 공급하기 위해 전원 어댑터의 크기와 무게도 거의 벽돌 한 장 수준이다. 이동이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두께 15mm 이하, 무게 1kg 남짓한 '울트라북'에 비하면 확실히 휴대성은 현저히 떨어진다.
맥스-큐 기술을 적용하면 동급의 하드웨어 사양은 유지하면서 두께는 20mm 이내, 무게 2kg 내외로 부피와 무게를 기존의 70%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이 정도만으로도 휴대성은 일반 보급형 노트북 수준으로 크게 향상된다.
현재 기가바이트, 에이수스 등 대만계 게이밍 노트북 제조사를 중심으로 맥스-큐 기술을 적용한 제품들이 하나둘씩 선보이고 있다.
그런데도 두께는 최저 19mm, 무게는 약 2.1kg(배터리 포함)에 불과하다. 전용 어댑터를 포함해도 총 무게가 3kg이 채 되지 않는다. 디스플레이 테두리(베젤) 폭이 5mm 정도에 불과, 15.6인치급 노트북이지만 실제 크기는 한 치수 작은 14인치급 노트북과 비슷하다.
지포스 GTX 1060을 탑재한 기존 '에어로 15' 모델과 비교해 더욱 뛰어난 게임 성능을 제공하면서도 소음과 발열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실제로 상당히 높은 하드웨어 사양을 요구하는 인기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실행한 테스트에서는 기존 모델보다 좀 더 쾌적한 게임 플레이가 가능했으며, 발열과 소음은 오히려 줄어든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엔비디아 관계자는 "올해는 맥스-큐 기술의 원년으로 아직은 소수의 제품에만 적용되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더 많은 제조사에서 맥스-큐 기술을 적용한 다양한 게이밍 노트북을 선보일 계획이며,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