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안경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애플워치의 주요 부품 공급업체인 콴타 컴퓨터(Quanta Computer)가 AR 안경용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루무스(Lumus)와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애플이 조만간 AR 안경을 선보이는 것 아니냐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미국 경제 전문 방송 CNBC 등 주요 외신은 4일(현지시각) 콴타 컴퓨터가 루무스와 스마트 안경용 렌즈에 대한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2000년 이스라엘에 설립된 루무스는 AR 기술과 관련한 다수의 특허를 보유했다. 특히 루무스는 AR 안경의 핵심으로 꼽히는 렌즈 관련 기술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가 디지털 안경 ‘구글 글래스'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 / 조선DB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가 디지털 안경 ‘구글 글래스'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 / 조선DB
아리 그로브먼(Ari Grobman) 루무스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서를 통해 "거래의 일환으로 콴타 컴퓨터는 주요 소비자 기술 업체용 부품을 생산하게 될 것이다"며 "콴타 컴퓨터는 최고급 휴대폰보다 저렴한 가격에 AR 헤드셋을 출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콴타 컴퓨터와의 계약 체결로 1000달러
(108만5700원)이하에 AR 헤드셋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로브먼은 루무스와 콴타 컴퓨터가 애플의 스마트 안경을 만드는 데 관여할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시장에선 애플이 AR 기술 기반의 구글글래스 스타일의 스마트 안경을 준비 중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앞서 블룸버그는 3월 애플이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분야 베테랑과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팀을 꾸려 AR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2015년 오디오 및 비디오 기술 회사 돌비(Dolby)에서 하드웨어 및 신기술 부문을 담당했던 마이크 로크웰(Mike Rockwell)을 고용한 뒤 로크웰을 중심으로 AR 기술을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팀이 만든 첫 제품은 애플이 6월 세계개발자대회(WWDC) 2017에서 공개한 AR 개발 도구 'AR 키트(AR kit)'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AR 키트를 이용해 아이폰・아이패드 용 AR 응용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또한, 애플은 AR 헤드셋에 들어갈 운영체제(OS) 'rOS'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tvOS가 애플TV를 구동하고, 와치OS(watchOS)가 애플워치를 실행시키듯 rOS는 애플의 AR 헤드셋에서 작동하게 될 것이다"고 예상했다.

또 "애플은 자사의 하드웨어를 설계・개발하면서 외부 제조업체나 부품 공급업체와 협력해 자사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해왔다"며 콴타 컴퓨터가 AR 안경 제조를 맡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관타 컴퓨터는 애플워치와 맥북 제조로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거둔다.

한편, 팀 쿡 애플 CEO는 10월 11일 영국 일간 인디펜턴트와의 인터뷰에서 "시야각, 양질의 품질을 갖춘 디스플레이가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데, 애플은 (AR 관련 제품을) 아직 출시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11월 8일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애플이 2019년까지 AR 헤드셋 기술 개발을 완료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2020년 초에 제품을 출시할 것이다"고 보도했다.

다만, 해당 소식통은 "애플의 개발 일정이 매우 공격적이라, (출시 일정이) 변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