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에 대한 구조조정을 논의 중인 미국 GM이 한국 정부에 증자 관련 협조요청을 한 것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한국GM 철수 등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 관계부처 대책에 고심 중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겸 기재부 장관. / 조선일보 DB
김동연 경제부총리겸 기재부 장관. / 조선일보 DB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 출석해 '배리 앵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과 어떤 얘기를 했느냐'는 추경호 의원(자유한국당)의 질문에, "한국GM의 경영상황과 향후 계획에 대해 얘기 했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증자 등과 관련 정부의 지원 가능성 얘기가 있었느냐'는 추가 질의에 "그렇다"며 "대략 협조가 필요한 상황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고 덧붙였다. GM이 증자를 요청했다는 설이 나온 이후 정부가 이같은 사실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GM의 2대 주주(17.02%)인 산업은행은 사실 자체를 부인해왔다.

한국GM은 2017년 판매가 전년대비 12.2% 감소하는 등 6000억원쯤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4년간 누적적자는 2조5000억원에 이른다.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3조원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매리 바라 GM CEO는 한국GM의 변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카젬 카허 한국GM 사장 역시 2018 임금 및 단체협약 상견례에서 "중대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이후 GM은 산업은행에 한국GM 경영정상화를 위한 3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기재부를 중심으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겸 기재부 장관은 "산업부가 주무부처지만 기재부 주관으로 관련부처간 협의 중이고 또 기재부 1차관이 실무협의하고 있다"며 "예단은 쉽지 않지만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대비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