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을 연일 공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마존에 세무 조사를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백악관 대변인은 현재 고려하고 있는 구체적인 정책은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3월 29일(이하 현지시각) 트위터를 통해 아마존 세금 문제를 지적했고, 3월 30일에는 아마존이 이용하는 미국 우체국 시스템 문제를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이 이어지면서 아마존 주가는 3월 28일 하루에만 5% 가까이 폭락했다. 하지만 시장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대로 아마존을 합법적으로 규제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미지 / 조선비즈 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미지 / 조선비즈 DB
◆ 트럼프 대통령, 연일 아마존 때리기 집중

트럼프 대통령의 아마존 비판은 3월 28일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가 복수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아마존에 대한 세무조사를 원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다시 불붙었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마존 때문에 쇼핑몰과 소매점포가 모두 망하게 생겼다'는 지인의 불만을 듣고 세무조사를 언급했다"고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존이 반독점이나 경쟁 위반 원칙을 위반했는지 조사할 수 있는지 큰소리로 물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8월에도 트위터를 통해 "아마존은 소매업체가 세금을 내는 데 큰 피해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존 택배 시스템도 걸고 넘어졌다. 그는 3월 30일 트위터에 "미국 우체국은 아마존 택배를 배달할 때마다 1.50달러(1580원)씩 손해를 보고 있다고 알려졌다"며 "뉴욕타임스가 '아마존의 로비 인력이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로비 활동에 사용되고 있는 워싱턴포스트는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에 워싱턴포스트를 로비스트로 등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6년 대선 때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존과 날을 세웠고, 대통령 당선 후인 2017년 6월 25일에도 "아마존이 가짜 뉴스 생산자인 워싱턴포스트를 의회의 로비스트로 사용해 조세 회피처로 사용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 아마존에 반독점법 위반 적용하려면, 법 개정해야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한 아마존은 20년 넘도록 클라우드 사업, 비디오 스트리밍 사업, 하드웨어 장치 판매, 식료품 사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미국 시가총액 2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시장에선 미 행정부가 아마존에 반독점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시각에 무게가 실린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에 따르면, 아마존은 미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43%를 차지하고 있지만 미국 소매 시장 전체 점유율은 4%에 불과하다. 한 기업이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해야만 반독점이라고 보는 현행 규정상 아마존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대로 반독점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행 반독점법은 하나의 기업이 시장 지배적이거나 소비자의 이익을 해치고 있어야만 적용된다"며 "반독점법을 개정하지 않는 한 아마존에 독점 혐의를 갖다댈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