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18일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을 행사하겠다는 서신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이번 공시로 금융감독원과 각을 세우고 있는 분식회계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8일, 금융감독원(금감원) 전자공시에 '바이오젠(Biogen) 콜옵션 행사 관련 서신 수령'을 공시했다. 해당 공시에는 "Biogen Therapeutics Inc.(Biogen)는 당사와의 합작계약에 따라 당사의 피투자기업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Biogen의 지분이 총발행 주식 수의 50%-1주가 되도록 당사로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주식을 추가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보유하고 있음"이라고 게재됐다.

또한 "당사는 2018년 5월 17일 Biogen으로부터 콜옵션 행사 기한인 2018년 6월 29일 24:00시(한국시각)까지 콜옵션을 행사할 예정이니 양 당사자가 콜옵션 대상 주식의 매매거래를 위한 준비에 착수하자는 서신을 수령했음. Biogen은 정식 콜옵션 행사 통지를 별도로 당사에 송부할 예정임"이라고 덧붙였다.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것이라 밝히면서 금감원이 분식회계로 꼽았던 쟁점들이 해소될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이에 따라 25일 열리는 감리위원회에서 금감원이 분식회계에 대해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은 진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당장 조급해진 쪽은 금융당국 쪽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8일 서울 서대문구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 강연을 마치고 나오는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서신을 공시한) 그런 기사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는) 감리위원회 위원들이 논의하고 판단할 문제이다"고 모호한 견해를 밝혔다.

최 위원장은 "(금융위원장이) 지금 당장은 관심을 가질 때는 아니다. 감리위원회의 절차를 공정하게 관리하는 게 임무이다"며 "어제(17일) 새벽 3시까지 감리위가 진행됐다고 들었다. 많은 이야길 했을테니 쟁점을 파악했을 것이다. 다음번에는 구체적으로 쟁점 하나하나를 토론할 것이고, 이때 대심제를 적용해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2016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할 당시 분식회계 의혹을 지적하지 않았냐는 물음에는 "그런 부분도 감리위에서 얘기가 될 것이다"고 직답을 피했다.

이날 윤석헌 금감원장 역시 한발 물러난 듯한 중립적인 견해를 밝혔다. 윤 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진행한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전체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건을) 잘 준비해서 금감원 나름대로 대처하겠다"며 "감리위에서 그 부분을 보고 있으니 뭐라 답변드리는 건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 감리위의 감리와 평가, 분석 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시간을 두고 기다려달라"고 답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명예가 실추됐다며 금감원에 책임을 묻겠다고 한 부분에 대해서는 "그건 그쪽 생각이다. 저희는 나름대로 잘 대처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