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소득 수준에 따라 자녀의 스마트폰과 페이스북 이용 시간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경향이 국내・외를 불문하고 같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청소년의 행동 패턴은 또래 집단보다 가정환경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5월 31일(현지시각) 발표한 '십 대의 소셜 미디어와 기술 2018' 보고서에 따르면 저소득층 청소년이 고소득층 가정에서 자란 청소년보다 페이스북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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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3만달러(3225만원) 미만의 수입을 거두는 가정에서 자라는 청소년의 70%는 페이스북을 사용한다고 답했다. 반면, 연간 가계 소득이 7만5000달러(8062만5000원) 이상인 가정에서 자라는 청소년 중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사람은 36%로 떨어졌다. 소득 수준에 따라 페이스북을 사용하고 말고의 차이가 최대 34%포인트(p) 차이가 나는 것이다.

저소득 가정 청소년일수록 페이스북을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 퓨리서치센터 갈무리
저소득 가정 청소년일수록 페이스북을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 퓨리서치센터 갈무리
가장 자주 이용하는 온라인 플랫폼이 페이스북이라고 답한 비중 역시 고소득층 자녀와 저소득층 자녀가 각각 4%와 22%로 격차가 벌어졌다.

◇ 국내에서도 유사한 결과 나온 적 있어

국내에서도 이와 같은 조사 결과가 나온 적이 있다. 연세대학교 바른ICT연구소가 2017년 9월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 소득이 100만원 이하인 저소득 가정의 자녀는 일주일 평균 38.99시간을 스마트폰 사용에 쓰는 것으로 집계됐다.

소득 수준에 따른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시간표. / 연세대학교 바른ICT연구소 갈무리
소득 수준에 따른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시간표. / 연세대학교 바른ICT연구소 갈무리
소득이 100만~300만원 자녀의 경우 35.05시간, 소득이 300만~500만원 자녀의 경우 33.77시간으로 소득이 높아질수록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줄었다.

다만, 소득이 500만원 이상인 고소득 가정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량은 34.61시간으로 300만~500만원을 버는 가정의 자녀보다 스마트폰을 주간 평균 1.04시간 더 많이 사용했다.

퓨리서치센터는 "대부분의 십 대 청소년은 인구 통계 특성과 관계없이 유사한 플랫폼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지만 예외가 있다"며 "소득 수준에 따라 청소년의 페이스북 사용 비중이 달랐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