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가상화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을 “증권(security)이 아니다"라고 의견을 내놓으면서 이더리움 가격이 상승했다.

미국 금융당국이 가상화폐를 연방 증권법에 따라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이더리움을 증권으로 보기 힘들다는 견해가 나오자 규제 우려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상화폐 이더리움 상징. / 이더리움 재단 홈페이지 갈무리
가상화폐 이더리움 상징. / 이더리움 재단 홈페이지 갈무리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윌리엄 한먼 SEC 기업금융 책임자는 14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야후 올 마켓 서밋(Yahoo All Markets Summit)'에서 “이더리움의 현재 상태, 이더리움의 네트워크와 분산된 구조를 봤을 때 이더리움 판매는 증권 거래가 아니다”라며 “연방 증권법을 이더리움 거래에 적용하는 것은 가치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미국 규제 당국은 지난 수개월 동안 이더리움을 증권으로 간주하고 규제 여부를 고심했다. 만약, 이더리움이 증권으로 여겨질 경우 이더리움 거래소는 연방 규제 당국으로부터 면허를 취득해야 한다.

제이 클레이튼 SEC 회장은 지난 2월 대부분의 가상화폐 판매는 유가 증권 상품과 같다고 말해 긴장을 고조시켰다. 하지만 SEC 고위 관계자가 이더리움의 규제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미래 불확실성이 사라졌다.

다만, 한먼 SEC 기업금융 책임자는 “시장 참가자들과 교류하며 이더리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며 “일정 시점이 되면 확실한 의견을 낼 수 있을 것이다”라고 최종 판단을 유보했다.

로이터는 “이번 발표로 인해 이더리움 거래의 주요 걸림돌이 제거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해당 보도가 나간 직후, 이더리움은 코인데스크 기준 8.8% 상승한 520.58달러(56만6300원)를 기록했다. 이더리움 가격은 올해 1월 이후 약 35% 하락했다.

◇ “비트코인・이더리움은 증권 아니지만, ICO는 증권이라 규제해야”

SEC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대한 규제 가능성은 일축했지만, 가상화폐공개(ICO)에 대한 규제 가능성은 열어뒀다.

한먼 SEC 기업금융 책임자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증권이 아니지만, ICO는 유가증권이라 증권거래법 등 관련 증권법의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구매자의 합리적인 기대와 판매 방법에 따라 유가증권인지에 대한 판단이 달라진다"며 "수익을 기대하거나, 자산의 구매할 때 투자 수익을 추구하는지 여부에 따라 유가증권인지 아닌지가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즉,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분산돼 있기 때문에 그 누구도 지급을 보장하지 않아 증권으로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한먼 SEC 기업금융 책임자는 "암호화폐는 증권보다 골프장 회원권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반면, ICO는 일반 소비재처럼 구입해 자산처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ICO 관련 투기가 만연해 금융 당국의 감독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먼 SEC 기업금융 책임자는 "가상화폐와 ICO가 증권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방법이 혼란스러울 수 있다'며 "공식적인 해석 또는 행동 지침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