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담 팬들은 어떤 건담 애니메이션을 가장 선호할까. 일본 방송국 NHK가 전 세계 건담 마니아들 대상으로 대규모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5월 5일 NHK는 ‘제40회 전(全)건담 대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3월 2일부터 4월 20일까지 약 한 달 반쯤 진행했으며, 일본 현지 남녀노소 ‘174만280명’이 설문에 응답했다.
1979년 4월 처음 방영된 원조 건담 애니메이션은 40대 남성층의 지지도가 높게 나타났다. 원조 건담 지지자 57%가 40대였다. 지지층 성(性)비를 살펴보면 남성이 78%로 나타났다.
군마현에 사는 40대 남성 U씨는 “퍼스트 건담과 관련된 애니메이션 외 다른 작품은 인정할 수 없다”며 원조 건담 애니메이션에 대한 사랑을 감추지 않았다.
1979년 일본 현지 TV방송을 통해 공개된 건담 애니메이션은 이제까지 로봇 애니메이션에서 다루지 않았던 사실적인 전쟁과 캐릭터의 인간 드라마, 로봇이 아닌 ‘모빌슈트’란 인간형 이족보행 거대 병기를 보여주는 등 로봇 애니메이션계에 혁명을 불러일으킨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건담 애니메이션은 1979년 방영 당시 일본의 서쪽인 나고야 지역에서 9.1%, 동쪽인 관동 지역이 5.3% 등 시청률이 저조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이야기가 막바지에 들어서던 1979년말부터 인기가 급상승해 1981년 재방송 때 관동 지역 기준 17.9%, 1982년 재방송 때는 나고야 지역에서 최고 시청률 29.1%를 기록했다. 애니메이션 전문 잡지에서 건담 특집 기사가 다뤄지는 등 중·고등학생을 중심으로 건담 팬층이 형성된 것이다. 애니메이션의 인기 급상승은 건담 프라모델(건프라)의 메가 히트로 이어졌고, 이는 장난감 전문 기업 반다이의 성장 발판이 됐다.
제타건담에는 건담 시리즈 최초로 비행체로 변신하는 건담 모빌슈트(로봇)가 등장한다. 애니메이션에는 퍼스트 건담에 등장했던 주역 캐릭터 ‘샤아 아즈나블’과 ‘아무로 레이’가 등장하며, 티탄즈와 에우고 등 지구연방군에서 파생된 두 세력의 충돌과 지온공국의 잔당 액시즈의 지구귀환과 세력간 동맹·결렬·지도자 암살 등 성인층도 만족할 만한 인간 드라마를 그려냈다.
3위를 차지한 ‘건담 시드’와 4위 ‘건담 더블오’ 6위 ‘건담 철혈의 오펀즈’, 9위 ‘신기동전기 건담W’의 경우 여성층 지지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특히 주인공을 비롯해 주요 등장인물을 미소년으로 도배한 1995년작 ‘신기동전기 건담W’의 경우 ‘47%’에 달하는 높은 여성 지지율을 끌어냈다.
◇ 건담 이야기의 중심 ‘우주세기’
1979년작 퍼스트 건담부터 11월부터 방영될 최신작 ‘건담 네러티브(NT)’까지 주요 건담 애니메이션은 ‘우주세기(Universal Century·UC)’라 불리는 건담만의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다.
퍼스트 건담 기획 당시로부터 지금까지 40년의 세월 속에서 만들어진 우주세기는 0079년에 촉발된 ‘1년 전쟁’을 시작으로 0083년 ‘데라즈 분쟁’, 기동전사 건담UC의 배경이 된 0096년 라플라스 사변 등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되는 전쟁과 그 시대 속 사람들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여성 건담 팬에게 인기가 높은 건담 시드의 경우 ‘코스믹 에라(Cosmic Era)’라 불리는 독자적인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다. 건담 더블오의 경우 실제 우리가 사용하는 서력(A.D.) 2300년대를 무대로 이야기를 만들었다.
◇ 건담 시리즈 최고 인기 캐릭터는?
건담 대투표의 인기 캐릭터 부문 1위는 ‘샤아 아즈나블’이 차지했다.
한편, 건담 시리즈 최고 인기 주제가는 기동전사 제타건담의 두 번째 오프닝송인 ‘물의 별에 사랑을 담아서(水の星へ愛をこめて)’가 차지했다.
제타건담 두 번째 오프닝 영상. / 유튜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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