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OT는 강점(Strength),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 위협(Threat)을 뜻합니다. 내적인 면을 분석하는 강점/약점 분석과, 외적 환경을 분석하는 기회/위협 분석으로 나누고, 긍정적인 면을 보는 강점과 기회, 반대로 위험을 불러오는 약점, 위협을 저울질합니다. IT조선은 SWOT를 통해 새로 출시된 자동차의 장점과 약점을 살펴봅니다. [편집자 주]

2017년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장사를 잘했다고 평가받는 브랜드는 볼보차다. 지난해 수입차 전체 성장률은 3.5%에 그쳤지만, 볼보차는 26.9%의 판매 신장을 이뤄낸 것이다. 국내 진출 이후 처음으로 6000대 판매를 넘기도 했다.

볼보차의 인기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으나,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포드에서 중국 지리자동차로 주인이 바뀌면서 안정적인 자원을 확보한 것이 주효했다. 이 자금이 신차개발에 사용되면서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제품력의 상승이 있었고, 한국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반향을 일으켰다. 90년간 고수해온 안전에 대한 철학이 부분 자율주행이라는 첨단기술과 만나 시너지를 일으킨 점도 국내 시장에서 볼보차의 이미지를 바꿔놓는데 한몫했다.

볼보차 XC40과 홍보대사 배우 정해인. / 볼보차 제공
볼보차 XC40과 홍보대사 배우 정해인. / 볼보차 제공
이 가운데 XC40이 국내 출시됐다. 2018년 3월 제네바모터쇼에서 ‘유럽 올해의 차’로 선정됐을 정도로 상품성에서는 인정을 받았다. 볼보차 제2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는 XC90, XC60 등 SUV 라인업의 막내이기도 하다. 과연 XC40은 볼보불패의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까?

강점(Strength)…소형차 전용 플랫폼 CMA의 저력, 안전철학에 바탕한 첨단 ADAS의 기본화

XC40에는 볼보의 소형차 전용 플랫폼 CMA(Compact Modular Architecture)가 처음 사용됐다. 이 플랫폼은 XC90에 적용된 SPA(Scalable Platform Architecture)와 기본적으로 구조가 같다. 전동화 전략에 활용된다는 점도 동일하다. 재미있는 건 이 플랫폼은 앞뒤 오버행, 너비, 높이 등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SPA와의 설계 개념이 같기 때문에 충돌안전성 면에서 상위 차급과 같은 수준이라는 볼보차의 설명이다.

이 플랫폼의 장점은 다양한 동력계 장착이 가능하다는 점으로, 국내 판매는 가솔린 엔진부터 시작한다. 향후 디젤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까지 갖출 예정이다. 물론 순수 전기차도 선보인다는 입장이다.

볼보의 안전답게 교차로 제동, 후방추돌경고, 도로이탈완화기능, 사각지대 경고 등으로 이뤄진 시티세이프티가 기본으로 적용된다. 낮에는 물론, 밤에도 다른 차와 보행자, 자전거, 큰 동물을 식별해 충돌이 임박한 경우 운전자에게 경고한다. 만약 운전자 반응이 없으면 자동으로 차가 멈춰선다.

차선유지보조장치도 기본으로 넣었다. 앞쪽의 진행상황을 모니터링 해 의도치 않게 차가 차선을 넘어갈 경우 스티어링휠을 자동으로 돌려 차선을 유지한다. 이같은 ADAS는 부분자율주행을 가능케 하며 운전자의 피로를 크게 줄이는 역할을 한다.

약점(Weakness)…디젤엔진과 최고급형의 부재

XC40이 내세울 장점은 우선 가솔린 엔진 뿐이다. 볼보차는 “가솔린 엔진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최근 디젤 인증에 시간이 걸릴 뿐더러, 유럽에서의 인기로 수입이 쉽지 않자, 비교적 내놓기 수월한 가솔린 엔진 장착차로만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제아무리 가솔린차가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해도, 여전히 SUV는 디젤이 인기다. XC40의 형님뻘인 XC60역시 디젤의 판매가 가솔린보다 세배정도 앞선다. XC40의 경쟁차종들 역시 대부분 디젤차가 많이 팔린다. 다만 경쟁 신차들의 경우에도 가솔린 엔진을 먼저 선보이고 있는 형편이다. 디젤 인증에 어려움을 겪어서다.

최고급형인 인스크립션의 경우 올해 배정 물량이 거의 없다. 즉, 사고 싶어도 손에 넣으려면 최소 6개월은 기다려야 한다는 이야기다. 국내 출시 트림을 모멘텀, R-디자인, 인스크립션으로 구성한 XC40은 실질적으로 두 트림만 판매되는 것이다. 이마저도 8월이 돼야 출고가 시작될 예정이다.

기회(Opportunity)…브랜드에 대한 호감

다행스러운건 볼보차가 충성스러운 고객을 충분히 확보했다는 점이다. 물량부족으로 판매에 어려움을 겪는 XC60의 경우 출고까지 수개월이 걸려도 기꺼이 기다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 이례적인 인기로 인해 인증중고차 시장까지 활활 타오르고 있다.

새로운 제품들이 TV 예능 프로그램 ‘효리네 민박’에서 이목을 끌면서 전반적으로 볼보차의 고루한 이미지는 거의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명인사를 홍보대사로 내세우는 ‘셀럽 마케팅’도 주효했다. XC40의 홍보대사는 최근 두각을 나타내는 젊은 배우 정해인이다.

또 사회적으로 ‘안전’이 강조되자 안전의 대명사인 볼보의 인기도 같이 올라갔다. 사실 볼보차가 선보이는 ADAS의 경우 가장 먼저 적용한 브랜드이긴 하지만 최근에 들어서는 국산차에도 모두 들어있는 것들이다. 기능적으로 더 훌륭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안전’이라는 주제에 90년간 집중해 온 볼보차의 진정성이 더해져 나타난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위협(Threat)…물량은 충분한가? 또 중국화 논란은?

인기도 좋고, 이 차를 찾는 사람도, 기다리는 사람도 많지만 제때 제품이 공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볼보차의 인기는 한국에서만 국한된 것이 아닌, 전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어서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에서만 차를 보내달라며 아우성을 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출고 적체가 길어질 경우 소비자의 이탈이 예상될 수 있다. 더욱이 이 가격대에 쟁쟁한 경쟁자가 많아 그만큼 소비자가 빠져나갈 여지도 크다.

여기에 중국화 논란이 겹쳤다. 플래그십 세단 S90에 국한된 이야기지만 벌써 인터넷 세상에선 ‘중국차 사고 싶지 않다’는 반응이 있다. S90은 전세계에 유일한 생산공장이 중국에 있어 생긴 불가피한 선택으로, 중국생산품을 들여오기 전에 볼보차코리아는 1년여에 걸쳐 품질 상태를 모니터링 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공산품에 있어 ‘차이나 포비아’가 적지 않은 우리 소비자에게 중국화 논란은 크게 좋은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볼보차코리아는 중국산 S90의 당위성을 설명하면서 XC60이나 XC40은 생산국이 달라서 괜찮다는 입장을 여러차쳬 내비쳤으나, XC40이 중국에서만 생산된다면 S90과 마찬가지로 수입을 배제할 수도 없는 게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