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신용대출 판매를 중단했다. 7월 1일 신용대출 판매를 재개한지 딱 일주만이다.

심성훈 케이뱅크 대표가 2017년 9월 27일 서울 종로구 더케이 트윈타워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중장기 경영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 IT조선 DB
심성훈 케이뱅크 대표가 2017년 9월 27일 서울 종로구 더케이 트윈타워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중장기 경영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 IT조선 DB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7월 7일 자정을 기점으로 대표 상품인 ‘직장인K 마이너스통장(한도대출)’ 판매를 중단했다. 이날 케이뱅크는 웹사이트 공지를 통해 8월 1일 직장인K 마이너스통장 판매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과거에도 케이뱅크는 직장인K 마이너스 통장 판매 중단을 시작으로 다른 신용대출 상품 판매도 중단한 바 있어, 이번에도 조만간 주요 신용대출 상품 판매를 중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신용대출 상품을 이용 중인 기존 고객은 한도증액과 기간연장 등의 상품 서비스를 기존과 동일하게 이용할 수 있다. 케이뱅크는 이번 대출 상품 판매 중단 조치가 대출 상품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사전조치라고 밝혔다.

케이뱅크는 2017년 4월 서비스 출범 후 석 달 만에 ‘직장인K 신용대출’ 상품 판매를 처음으로 중단했다. 또한 올해 6월 15일에도 ‘직장인K 마이너스통장’과 ‘직장인K 신용대출’ 판매를 중단했고, 16일에는 ‘일반 가계 신용대출’과 21일 ‘슬림K 신용대출’ 판매를 중단했다.

‘미니K 간편대출’은 6월 4일 판매를 중단한 후, 지금까지 금리 재설계 등을 이유로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

케이뱅크의 잦은 대출 상품 판매 중단은 자본금 고갈이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이 대출 상품을 많이 팔기 위해서는 그에 비례해 자본을 쌓아야 한다.

현재 케이뱅크는 산업 자본과 금융 자본을 철저히 구분하는 은산분리법에 적용을 받아 대주주 KT가 추가로 자본금을 투자하기가 어렵다. 은행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어 케이뱅크의 신용대출 판매 중단 사태는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

금융권에서는 케이뱅크가 1조원 이상의 자본을 확보해야 현재와 같은 대출 중단 사태를 벗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현 케이뱅크의 자본금 규모는 3500억원에 불과하다.

문제는 이달 12일로 예정된 유상증자 역시 성공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케이뱅크의 대주주인 KT가 은산분리법을 고려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케이뱅크는 유상증자를 시도하면서 한차례 진통을 겪은 바 있다. 케이뱅크 주주사들은 2017년 8월 1000억원 규모로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19개 주주사에 지분 비율대로 신주를 배정했다.

하지만, 7개 주주사가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아 실권주가 발생했다. 올해 5월에도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도했지만, 주주사들의 소극적인 참여로 1500억원을 유상증자 하는데 그쳤다.

케이뱅크는 6월 말 기준 수신 규모는 1조5700억원이고, 여신은 1조1300억원이다. 전체 고객 수는 76만명을 기록 중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국제결제은행(BIS)자기자본비율 역시 13.48%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케이뱅크 측은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서 대출 상품 판매를 재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