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차에 최적화된 새 조향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5일 전했다.

모비스의 자율주행 조향시스템은 두 개의 전자회로를 활용한 듀얼 제어방식을 채택한 것이 특징이다. 탑승자의 운전 개입이 현저히 낮은 자율주행 환경에서 조향장치의 중요성은 탑승자 안전과 직결된 중요 기술이다. 만약 자율주행 중 조향장치에 오류가 생기면 자동차가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없어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따라서 자동차 업계에서는 다양한 상황에서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조향시스템 개발에 경쟁해왔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자율주행 최적화 조향시스템. /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자율주행 최적화 조향시스템. / 현대모비스 제공
모비스의 새 기술은 돌발상황에서도 듀얼시스템이 스스로 조향장치의 고장여부를 판단하고, 자동차의 방향을 제어, 이를 통해 자율주행 상황에서의 탑승자 안전성을 담보한다. 특히 새 시스템은 세계에서도 양산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첨단 기술이라는 게 모비스 설명이다.

◇ 모든 부품은 이중설계·독립제어…두 개의 뇌가 작용하는 셈

현대모비스의 자율주행 조향시스템이 어떤 상황에서도 정상 조향이 가능한 것은 모든 장치에 들어가는 핵심부품(센서, ECU, 모터)이 이중설계됐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하나의 조향장치에 두 개의 독립 전자회로를 적용, 하나가 고장나면 나머지가 보완하는 식이다.

일반차는 운전자가 자동차 제어를 관장하기 때문에 차에 이상이 생기면 속도를 줄이고,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는 등의 조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자율주행차는 탑승자가 운전에 관여하는 비중이 적어 조향장치 등에 이상이 생기면 개입이 원활하지 않아 사고 위험도 높아진다.

신기술 구현에는 전장품의 소형화(HW)와 소프트웨어(SW) 개발 역량 등이 필수적으로 작용했다. 먼저 모비스는 전동식 조향장치에서 사람의 두뇌 역할을 하는 전자제어장치(ECU)를 소형화하는데 성공했다. 소형 전자 소자를 적용해 같은 기능을 하면서도 크기는 절반으로 줄인 것이다.

고속통신 등을 통해 다른 한쪽을 감시하고 정상 작동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소프트웨어가 맡는다. 이 소프트웨어는 문제가 확인되면 1번 시스템을 끄고 2번 시스템을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제어한다.

현재 현대모비스는 기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실도로시험 등 신뢰성 평가를 진행 중에 있다. 2018년말까지 고속도로나 도심, 주차상황 등 일반적인 주행 환경에 대응한 검증 작업을 마친 뒤 오는 2020년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 모비스 자율주행 통합 솔루션 체계 완성하나?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에 필요한 핵심기술인 레이더, 카메라, 라이다(LiDAR) 등 모든 센서를 오는 2020년까지 독자개발할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독일의 두 회사와 제휴, 자동차 주변 360도를 감지하는 고성능, 보급형 레이더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또 국내외 스타트업 등과 인공지능(AI) 기술인 딥러닝을 활용한 카메라도 만들고 있다.

김세일 현대모비스 샤시/의장연구소장은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에 필요한 다양한 시스템을 패키지로 제공하는 역량을 갖춘 만큼 향후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종합 부품사로 오랫동안 쌓은 자체 기술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전문 협력사와의 기술 교류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로써 센서에서 제어 분야에 이르는 자율주행 핵심 기술을 조기 확보, 통합 솔루션화한다는 방침이다.

2018년초 미국 CES에서 선보인 e-코너(Corner) 모듈이 대표적이다. 만능 전자바퀴로 불리는 e-코너는 각 바퀴에 구동모터, 전동조향, 브레이크, 댐퍼(현가장치) 등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브레이크 페달이나 스티어링 휠이 필요없는 미래 기술인 셈이다.

모비스는 미래차 기술을 위해 오는 2021년까지 전체 연구개발비를 부품매출 대비 10%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 중 50%는 자율주행 등에 집중투자하고, 연구인력의 확충과 기술제휴에도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