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인터넷 역사를 풍미했으나, 이제는 미국 최대 통신기업 버라이즌의 품에 안긴 야후가 사용자의 이메일을 훑어보며 수집한 데이터를 광고주에게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다.

세계 최대 페이스북이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제3의 업체에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것이 밝혀져 지탄을 받은 이후에도 야후가 메일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후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각)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야후와 버라이즌의 온라인 사업부 AOL을 합친 오스(Oath)가 2억개가 넘는 야후 사용자의 메일함에 담긴 데이터를 분석해 어떤 물건을 살 것인지에 대한 정보를 광고주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스는 야후 메일 뿐만 아니라 AOL 메일함을 스캔하고 있으며, 이 모든 것은 마케팅 목적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야후 로고. / 야후 갈무리
야후 로고. / 야후 갈무리
야후가 사용자의 이메일을 탐색하는 것은 10년 전부터 지속된 관행으로 알려졌다.

WSJ은 "야후는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킹 시대가 온 이후 웹 중심으로 노후화된 포트폴리오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 왔다"며 "야후 파이낸스 등 수십 가지의 웹 사이트를 소유한 오스는 광고주에게 다양한 광고 상품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버라이즌은 야후를 인수할 당시 구글과 페이스북이 주도하는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야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덕 샤프 오스 데이터 담당 부사장은 WSJ에 "이메일 검색은 광고 타케팅을 향상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다"라며 "(이메일 스캔은) 소매업체, 대량 우편물 등 상업용 메일에만 적용되며, 사용자가 원할 경우 이메일 스캔을 거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샤프 부사장은 "이메일은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시스템"이라며 "당신이 메일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광고와 가치를 교환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윤리적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광고가 없는 이메일 서비스는 매월 3.49달러(3880원)에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스의 행위는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나타나는 사용자 정보 보호에 대한 운동과 역행한다. 14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구글은 2017년 광고 타깃팅을 위한 지메일 검색을 중단했다. 애초 구글은 개인 및 상업용 메일에 이메일에 담긴 정보를 이용해 관련 광고를 판매했으나 이 정책을 포기했다.

당시 구글은 "프라이버시와 보안을 최우선으로 유지할 것이다"고 말했다. 핫메일 운영사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광고용으로 이메일 데이터를 사용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