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열풍이 식는 것과 동시에 ‘채굴(crypto-mining)’에 사용되던 그래픽카드 판매량도 덩달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기별 데스크톱 PC 및 외장 그래픽카드(AIBs) 출하량 변동 추이 그래프. / 존 페디 리서치 제공
분기별 데스크톱 PC 및 외장 그래픽카드(AIBs) 출하량 변동 추이 그래프. / 존 페디 리서치 제공
시장조사기관 존 페디 리서치(Jon Peddie Research, JPR)는 7일(현지시각) 공개한 2018년 2분기 외장형(Add-in boards, AIBs) 그래픽카드 시장 보고서를 통해 암호화폐 시장의 약세로 2분기 그래픽카드 판매량이 2017년 1분기 1600만여 개에서 1100만여 개로 약 28% 감소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5.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PC용 외장형 그래픽카드는 본래 그래픽 작업이나 3D 게임의 그래픽 가속 용도로 제작됐지만, 다수의 연산 코어를 갖춘 GPU의 특징을 살려 2015년부터 암호화폐 채굴용 연산장치로 새롭게 주목받았다.

특히 2017년 5월부터 가상화폐 가치가 급상승하고 2018년 1월 정점을 찍으면서 채굴 용도로 사용하기 위한 그래픽카드 판매량도 급속히 늘어났다. 그 결과 일반 소비자 시장에 그래픽카드가 제때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고, 품귀현상으로 인해 가격이 최대 2배 이상 치솟는 ‘그래픽카드 대란’이 수 차례에 걸쳐 전 세계적인 규모로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8년 1분기 말부터 암호화폐의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채산성도 급격히 하락하자 채굴용 그래픽카드 판매량도 급격히 감소했다.

특히 그래픽카드를 채굴에 사용하는 대표적인 암호화폐 ‘이더리움(Ethereum)’의 채굴 방식이 기존의 PoW(Proof of Work) 방식에서 PoS(Proof of Stake) 방식으로 바뀌면서 그래픽카드를 이용한 채굴 효율이 급격히 떨어진 것이 채굴 시장에서의 그래픽카드 판매량 감소의 주요 원인이라고 JPR 측은 분석했다.

한편, 채굴 시장에서의 수요 및 전체 PC 판매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데스크톱용 외장 그래픽카드 시장 전망 자체는 그리 나쁘지 않다고 JPR 측은 전망했다.

PC 기반 온라인 게임 시장과 이에 기반을 둔 e스포츠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게임 환경에 특화된 고성능 PC와 그래픽카드의 새로운 수요를 꾸준히 창출되며, 그에 따라 주요 OEM PC 제조사들도 게이밍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