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 이어 구글이 암호화폐(가상화폐) 관련 광고 전면 금지 정책을 수정하고 나섰다. 페이스북에서 시작해 구글, 트위터, 스냅챗으로 이어졌던 암호화폐 관련 광고 금지 정책이 점차 희석되는 모양새다.

구글은 25일(이하 현지시각) 미국과 일본에서 암호화폐 거래소 광고를 10월부터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구글은 암호화폐 공개(ICO)와 암호화폐 지갑 광고는 여전히 막겠다고 발표했으나, 기존 암호화폐 관련 광고 전면 금지 정책에 틈을 벌린 것이다.

암호화폐 이미지. / 조선일보DB
암호화폐 이미지. / 조선일보DB
구글은 지난 3월 "규제되지 않거나 투기적인 금융 상품 광고를 억제하기로 했다"며 6월부터 암호화폐, ICO, 암호화폐 교환, 암호화폐 지갑 등 암호화폐 관련 광고를 게재할 수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구글은 검색, 디스플레이 광고는 물론 유튜브에서도 암호화폐 광고를 금지해왔다.

구글은 아마추어 투자자들이 암호화폐 투자로 피해를 보는 등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자 암호화폐 광고 금지 정책을 내걸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2017년 암호화폐 열풍이 불면서 온라인 광고를 이용해 암호화폐 거래를 이용한 사기도 등장했다. 구글은 2017년 한 해 동안 해커가 암호해독을 위해 사용한 1억3000만개 이상의 광고를 삭제했다. 구글이 암호화폐 광고 정책 전면 금지를 내걸었을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9200달러(1023만6840원)에서 8700달러(968만490원)로 5% 가량 떨어지며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구글보다 앞서 암호화폐 광고 금지에 나선 페이스북의 태도도 달라졌다. 페이스북은 6월 말 공식 블로그를 통해 "지난 몇 개월 동안 우리의 정책을 수정하는 제일 나은 방법을 살펴봤고, 일부 광고는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사전 승인을 받은 광고주의 암호화폐 관련 콘텐츠 광고를 허용하도록 했다고 발표했다. 구글 역시 페이스북처럼 사전 승인을 받은 업체의 암호화폐 관련 광고를 허용한다.

이 회사는 지난 1월 "바이너리 옵션, ICO 및 암호해독과 같은 기만적인 판촉 활동과 관련이 있는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홍보하는 암호화폐 관련 광고를 금지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업계에선 구글과 페이스북이 노선을 철회하면서 추가 광고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됐다고 전망한다. IT 전문 매체 리코드는 "여전히 많은 사람이 암호화폐를 신봉하고, 암호화폐 광고를 싣고 싶어한다"며 "잠재적인 광고주가 많은 시장이라, 확실히 광고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