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새해가 시작되는 1월이 되면 PC 시장도 바빠진다. 졸업과 진학 및 신학기를 맞아 PC, 특히 노트북 구매 수요가 많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다양한 이유로 2019년 새해를 맞아 노트북을 구매하려는 이들이 자신이 원하는 제품이나 용도 및 목적에 가장 적당한 제품을 쉽게 고를 수 있도록 구매 팁들을 정리해봤다.

17인치 대형 화면에 높은 이동성을 겸비한 LG전자의 신형 17인치 ‘그램’ 노트북. / LG전자 제공
17인치 대형 화면에 높은 이동성을 겸비한 LG전자의 신형 17인치 ‘그램’ 노트북. / LG전자 제공
◇ 노트북 구매 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이동성’

데스크톱보다 노트북이 더 인기 있는 이유는 당연히 ‘이동성’이다.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들고 다니다가 펼치기만 하면 자신만의 PC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노트북 최대의 장점이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노트북 구매에 앞서 자신이 얼마나 자주 이동하며 사용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이동성’을 고려하지 않고 단지 성능이나 크기, 디자인만 보고 샀다가는 너무 무거워 들고 다니는데 부담스럽거나 원하는 성능이 안 나와 이래저래 낭패를 보기 쉽다.

화면이 15.6인치 이상으로 크거나, 가성비를 중시한 보급형 노트북은 두께가 2㎝를 훌쩍 넘고 무게도 2㎏을 넘나드는 등 두껍고 무거운 제품들이 많다. 특히 고사양으로 무장한 ‘게이밍 노트북’일수록 더욱 그런 경향이 강하다. 소비전력도 상대적으로 높아 배터리 사용 시간도 그만큼 짧은 편이다.

반면 작고 가벼우며 얇은 노트북일수록 성능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편이다. 내부 용적과 부피가 작기 때문에 발열 해소 능력이 떨어지는 데다, 배터리 사용 시간을 늘리려면 성능이 떨어져도 소비전력이 낮은 저전력 부품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로 한 곳에 앉아서 작업하는 경우가 많다면 좀 크고 무겁더라도 화면이 크고 성능이 좋은 제품이 나을 수 있다. 반면, 자주 돌아다니면서 틈틈이 노트북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면 성능을 다소 포기하더라도 작고 가벼운 제품을 고려하는 것이 낫다.

인텔 8세대 코어 i9 프로세서까지 지원하는 에이수스 ‘젠북 프로 15 UX580’. / 에이수스 제공
인텔 8세대 코어 i9 프로세서까지 지원하는 에이수스 ‘젠북 프로 15 UX580’. / 에이수스 제공
◇ 새 노트북 CPU의 선택 기준…‘인텔 8세대’

PC의 선택 기준은 우선 어떤 CPU를 쓸 것인가에서부터 시작된다. 노트북도 다를 바 없다. 탑재된 CPU에 따라 성능은 물론, 가격 차이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일단 인텔 CPU 기준으로 ‘8세대 프로세서’ 탑재 제품을 고르면 된다. 8세대 제품을 추천하는 이유는 이전 7세대 이하 세대 제품들과 비교해 CPU 성능 차이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이전 7세대 이하 제품들은 슬림형 울트라북 등에 쓰이는 저전력 ‘U’ 시리즈 프로세서가 최대 2코어, 고성능 게이밍 노트북에 쓰이는 ‘H’ 시리즈 프로세서가 최대 4코어까지 지원한다.

반면 8세대 제품들은 U 시리즈 프로세서가 최대 4코어, H 시리즈 프로세서가 최대 6코어로 각각 물리적인 코어 개수가 2개씩 늘어났다. 그 결과 이전 세대와 비교해 전반적인 처리성능이 약 30%가량 향상됐다. 실제로 PC를 사용하면서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의 성능 차이다.

물론 7세대 이하 CPU를 채택한 제품들은 최신 모델보다 훨씬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노트북은 한 번 구매하면 고장 나기 전까지 오래 쓰는 경우가 많다. 구매 비용에 부담이 없다면 이왕 오래 쓸 노트북으로 최신 8세대 프로세서 탑재 노트북을 추천한다.

AMD 라이젠 프로세서를 지원하는 레노버 ‘요가 530’ 시리즈. / 레노버 제공
AMD 라이젠 프로세서를 지원하는 레노버 ‘요가 530’ 시리즈. / 레노버 제공
◇ ‘가성비’ 원한다면 ‘라이젠’ 탑재 노트북

지난 해인 2017년까지 노트북 시장은 오직 인텔 천하였다. 그러나 올해 들어 본격적인 ‘라이젠 노트북’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해 노트북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레이븐 릿지’ 기반 모바일 라이젠7 및 라이젠5 프로세서를 탑재한 라이젠 노트북은 인텔의 8세대 U 시리즈 프로세서와 같은 4코어 8스레드 구성을 제공하면서 가격은 훨씬 저렴한 것이 매력적이다.

데스크톱 라이젠 프로세서가 인텔 프로세서의 성능을 따라잡은 것처럼 라이젠 노트북 역시 성능이 크게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전반적인 성능은 인텔 8세대 탑재 노트북보다는 조금 떨어지지만, 코어 수가 적은 인텔 7세대 탑재 노트북보다는 낫다는 평이다.

특히 ‘라데온 베가’ 내장 그래픽 성능은 인텔보다 우수해 종종 캐주얼한 게임을 즐기는 정도라면 오히려 라이젠 노트북이 나을 수 있다. 무엇보다 화면 프레임 수를 늘려(보간) 어떠한 영상이든 더욱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AMD 라데온 그래픽카드만의 ‘플루이드 모션’ 기능은 동영상을 즐겨보는 이들에게 최고의 기능이다.

다만, 영상이나 음악 편집 등 일부 전문가용 애플리케이션에서 최적화 및 호환성 문제가 발생하는 점, 국내 선호도가 높은 삼성과 LG에선 라이젠 노트북이 없다는 점, 인텔 CPU 탑재 노트북보다 제조사와 브랜드, 제품군의 수가 적다는 점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S펜’으로 필기 입력 기능을 강화한 삼성전자의 2019년형 ‘노트북 펜 S’. / 삼성전자 제공
‘S펜’으로 필기 입력 기능을 강화한 삼성전자의 2019년형 ‘노트북 펜 S’. / 삼성전자 제공
◇ 컨버터블·2in1 노트북을 고른다면 ‘펜’과 ‘필기 지원’이 필수

요즘에는 화면 부분이 키보드와 따로 분리되거나 화면이 360도 회전해 태블릿처럼 쓸 수 있는 2in1 또는 컨버터블형 노트북도 여럿 출시됐다. 삼성의 ‘노트북 펜(pen)’ 시리즈나 레노버의 ‘요가(YOGA)’ 시리즈, MS의 ‘서피스(Surface)’ 시리즈가 대표적인 제품군이다.

태블릿과 노트북의 장점을 모두 지원하는 이러한 2in1 또는 컨버터블 노트북의 효율을 극대화하려면 전용 펜과 이를 이용한 ‘필기 입력 지원’이 필수다. 펜을 이용한 드로잉은 물론, 수업 또는 강의 내용을 받아 적거나 순간적으로 떠오른 아이디어를 적어둘 때, 간단한 미팅 및 회의 내용을 정리할 때 펜을 이용한 필기 기능은 상당히 도움이 된다.

단지 화면 터치만 되고 필기 입력을 지원하지 않는 제품들은 쓰면 쓸수록 활용도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 윈도 운영체제의 한계로 필기 없이 터치만으로 할 수 있는 기능이나 활용법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용도상 필기 입력이 전혀 필요 없다면 2in1 및 컨버터블 노트북보다는 그냥 평범한 일반 노트북이 같은 구성에 훨씬 가격도 싸고, 더 얇고 가벼우며, 내구성과 확장성, 성능 및 배터리 사용 시간이 훨씬 우수한 경우가 많다. 간혹 일반 노트북에도 터치 화면을 지원하는 경우가 있는데, 비싸기만 하고 일반적인 용도에서는 거의 쓸모가 없으니 무시하는 것이 좋다.

◇ ‘게이밍 노트북’ 구매…더욱 신중해야

게임 시장이 커지면서 각종 최신 게임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게이밍 노트북’의 인기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그 때문에 새로 노트북을 구매할 때 게이밍 노트북을 살펴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고성능 게이밍 노트북은 ‘울트라북’같은 얇고 가벼운 노트북보다 확실히 성능은 좋지만 이동성과 배터리 사용 시간 등이 확연히 떨어진다. 실제로 대다수 게이밍 노트북은 배터리만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면 성능이 제한되어 100% 성능을 내지 못하는 데다, 고작 2시간에서 3시간 정도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장시간 게임을 즐기고 최대 성능을 발휘하려면 외부 전원과 어댑터 연결은 필수다.

아직 울트라북 수준의 이동성과 배터리 사용 시간에 데스크톱 급의 성능을 겸비한 게이밍 노트북은 나오지 못했다. 일부 이에 ‘근접’한 제품들은 기본 가격이 200만원을 훌쩍 넘는다.

물론, 기숙사나 하숙집, 출장지처럼 언젠가는 이동해야 하는 환경에서 게임을 즐기고 싶다거나, 일반 노트북으로는 부담스런 전문 작업(사진·영상 편집 등)을 이동하면서 처리하려는 경우라면 이동성은 다소 떨어져도 고사양 고성능 게이밍 노트북이 울트라북이나 데스크톱보다 훨씬 유리할 수도 있다.

게이밍 노트북은 일반 노트북보다 크고 무겁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기가바이트의 ‘어로스 X5 V8’. / 기가바이트 제공
게이밍 노트북은 일반 노트북보다 크고 무겁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기가바이트의 ‘어로스 X5 V8’. / 기가바이트 제공
◇ 화면 해상도…높다고 다 좋은 건 아니야

요즘 최신 노트북 중에는 화면 해상도가 풀HD(1920x1080)를 넘어 WQHD(2560x1440), 심지어 4K UHD(3840x2160)에 달하는 초고해상도 화면을 제공하는 노트북도 적지 않다.

고해상도 화면일수록 고화질의 사진이나 영상을 더욱 선명하고 세밀하게 표현할 수 있지만, 해상도만 높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인터넷 검색 또는 문서작업 시 고해상도 화면일수록 텍스트가 너무 작게 보여 가독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윈도 화면 또는 브라우저 화면을 확대해서 보는 방법도 있지만, 임시방편인 데다 강제로 확대함으로써 오히려 텍스트의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

게다가 고해상도 화면일수록 요구사양도 훨씬 높아 노트북의 퍼포먼스가 실제 사양에 비해 조금 떨어질 수도 있다. 애플의 맥 OS(Mac OS)는 해상도에 상관없이 화면 비율을 최적으로 유지해 고해상도 화면에서도 가독성 문제가 없지만, 윈도의 화면 비율 조절 기능은 상대적으로 기능이나 품질도 떨어지는 편이다.

특히 시력이 좋지 않아 안경을 쓰거나, 평소 눈 건강에 관심이 많다면, 무리해서 고해상도 화면보다는 풀HD 해상도의 노트북을 쓰는 것이 시력 보호에 도움이 된다.

◇ 백문이 불여일견…가급적 실물을 보고 골라라

사진과 제품 제원 및 설명만 보면 완벽한데, 막상 주문해서 받아보니 디자인이나 크기, 무게, 성능 등이 생각한 것과 많이 다르면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기 쉽다.

이를 방지하려면 가급적 사양과 사진으로 후보 제품을 몇 종류 선정한 후 오프라인 매장에서 실제 실물을 확인해 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물론, 지방에 거주해 인근에 전시 매장이 없거나 바빠서 직접 실물을 찾아볼 여유가 없다면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온라인 쇼핑몰의 제품 정보만 들여다보며 선택의 고민을 하는 것보다 어떻게든 한 번이라도 실물을 직접 보고 결정하는 것이 최선이고 실수할 확률을 대폭 낮출 수 있다.

특히 노트북은 쓸만한 제품 가격이 100만원을 넘나드는 데다, 데스크톱과 달리 한 번 구매하면 구성을 쉽게 바꿀 수 없고 확장 및 업그레이드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러한 사전 탐색과 검토가 더더욱 중요하다. 다른 사용자들의 평가는 객관적인 사실보다 주관적인 내용이 더 많기 때문에 100% 신뢰보다는 참고만 하는 것이 적당하다.

요즘에는 삼성이나 LG 같은 국내 대기업이 아닌 외산 브랜드 제품들도 전국에 센터 및 대리점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전화를 걸어 가장 가까운 곳에 실물을 볼 수 있는 곳이 있는지 확인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