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시장이 이통사 중심의 IPTV와 넷플릭스를 필두로 한 인터넷 영화(OTT) 서비스 중심으로 재편된다. 기존 강자였던 케이블TV 업계는 매년 가입자가 이탈하는 등 위기에 봉착했다. IPTV 업계는 시장의 파이를 늘리기 위한 전략으로 케이블 업계를 대상으로 한 인수합병에 불을 붙인다. SK텔레콤이 CJ헬로 인수에 실패한 후 M&A 관련 동력이 상실될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지만,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적극적으로 M&A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재차 시장에 불이 지펴질 전망이다. IT조선은 2019년 M&A를 기반으로 판세가 바뀔 유료방송 시장과 OTT 기반 업계의 공세에 대해 심층 분석했다. [편집자 주]

2019년 국내 유료방송 업계는 인수합병 바람이 강하게 불 것으로 보인다. 유료방송 시장에서는 이미 KT가 종합유선방송사(SO) 국내 3위 ‘딜라이브’를, LG유플러스는 SO 1위 ‘CJ헬로' 인수합병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인수합병 관련 SO 파트너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SK텔레콤은 2015년 SO 1위 CJ헬로를 인수하려 했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의 불허 방침에 따라 좌절된 바 있다.

. /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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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12월 비스타 워커힐 서울(W호텔)에서 열린 임원 송년회에서 SK브로드밴드가 SO 2위인 티브로드와 3위인 딜라이브를 모두 인수해야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30%를 넘을 수 있다고 예시를 들며, 현재 일몰된 유료방송 업계 합산규제를 재도입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업계 한 관계자는 "SK그룹은 KT그룹의 SO 인수합병 기회를 막아야 SK브로드밴드 시장 점유율 확대가 가능하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합산규제는 2015년 6월 제정된 3년 일몰법이다. 특정 유료방송 사업자가 특수 관계자인 타 유료방송 사업자를 합산해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의 3분의 1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합산규제 일몰에 따라 위성방송 KT스카이라이프를 보유한 KT의 유료방송 시장 독주가 유력한 가운데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의 SO 인수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KT는 KT스카이라이프를 더해 국내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30.86%로 이미 유료방송 시장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KT가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해 딜라이브(6.45%)를 인수하면 SO 1위 CJ헬로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LG유플러스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다.

◇ OTT ‘옥수수’ 키우는 SK텔레콤, SO 인수는 ‘글쎄’

SK그룹이 가입자 수 정체를 보이며 기울어지고 있는 SO 인수보다 SK텔레콤의 인터넷 영화 서비스(OTT) ‘옥수수' 성장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도 있다.

SK텔레콤 OTT플랫폼 ‘옥수수'. / IT조선 DB
SK텔레콤 OTT플랫폼 ‘옥수수'. / IT조선 DB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2017년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행사장에서 "옥수수 가입자는 690만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있으며, K팝 등 한류 콘텐츠를 기반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면 '중국의 넷플릭스'가 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SK그룹이 옥수수를 키우는 까닭은 정체된 유료방송 시장 규모에 비해 VOD 등 콘텐츠 소비는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SK브로드밴드는 2017년 IPTV, VOD 등 미디어 사업에서 전년대비 21% 상승한 1조21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유료방송 업계는 SK브로드밴드 매출 중 절반이 VOD 매출로 추정하고 있다.

옥수수를 넷플릭스처럼 글로벌 시장에 진출시키기 위해서는 국외 시장에 맞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SK텔레콤이 국외 시장에 맞는 콘텐츠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전문 콘텐츠 제작사와의 협업이나 인수 등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콘텐츠 제작비 충당은 유상증자, 지분 매각을 통한 투자자 유치 등의 방법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