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대 기계의 노예가 되지 않으려면 뇌를 단련해야 한다. 뇌 단련법으로는 역시 독서가 최고다.
디지털 시대의 독서 플랫폼은 종이에서 전자책으로 급속도로 이동하고 있다. 전자책을 활용하면 나만의 도서관을 클라우드에 만들어, 언제 어디서든지 독서할 수 있다.
또 인공지능 음성(Text to Speech)를 이용해 귀로 듣고, 손으로 밑줄을 그어 친구들과 소셜미디어에서 나의 독서체험을 공유할 수 있다. 전자책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에 맞춰 새로운 전자책 독서법 등 전자책 활용법 시리즈를 소개한다./편집자 주

올해 초 뇌 운동를 테마로 책을 쓰면서 마음 챙김과 뇌 가소성 관련 지식을 보충할 필요를 느꼈다. 네이버에서 먼저 ‘뇌가소성'이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했다. 검색 결과 목록이 화면에 떴는데, 블로그 카페 지식 백과 포스트 동영상 웹사이트 지식인 순이었다. 그중에서 첫번째 검색리스트를 클릭했다. 영재 교육업체가 만든 홍보용 블로그 콘텐츠였다.


구글에서 ‘뇌가소성'을 검색했다. 구글의 검색 결과는 웹사이트, 나무위키, 위키피디아 순이었다. 첫번째 검색 결과를 클릭하니, 뇌 훈련 프로그램과 앱을 만든 회사 사이트로 연결됐다.

전자책 서점(리디북스)에 ‘뇌가소성'을 검색하니 노먼 도이지의 ‘기적을 부르는 뇌가소성'이 검색됐다. 책 소개글과 저자 정보를 읽고, 독자 별점과 독자 후기도 살폈다. 이어 이 책과 함께 구매한 책, 이 책과 함께 둘러본 책 목록도 훑어봤다. 내가 원하는 지식을 담고 있는 책이라고 판단을 하고 도이지의 책을 즉석에서 구입해 다운로드 받았다.

나는 칼럼을 구상하다가, 이전에 읽었던 책중에서 인용거리가 떠오르면 전자책 서점을 찾는다. 또 기획서 등 업무용 문서를 작성하다가 추가 정보나 지식이 필요하면 인터넷 대신 전자책 서점을 찾는다. 전자책 서점은 아스피린처럼 골치거리를 바로 해결해주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정보가 아무리 많아도, 구글이나 네이버에서 정보를 찾으면 내가 필요로 하는 정보나 지식을 찾을 확률이 극히 낮다. 또 검색 목록에 올라오는 정보는 거의 60~70점짜리 불완전 정보가 대부분이다. 남의 것을 인용하거나, 자기 방식대로 요약했기 때문이다. 그런 불완전 정보 더미에서 보물을 찾으려면 내 소중한 시간을 낭비할 가능성이 높다.


./김다희 기자
./김다희 기자
한국 속담에 ‘개똥도 약에 쓸려면 없다'는 말이 있다. 인터넷에서 당장 그리고 꼭 필요한 지식을 찾을 때 이 속담이 늘 떠오른다. 평소에 편안한 마음으로 서핑할 때는 정보 바다로서 인터넷의 매력에 감탄한다. 몸에 좋은 비타민이 가득한 상자를 보는 느낌이다.

그런데 내 과제를 마감안에 처리하는데 필요한 퍼즐 조각을 찾으려고 하면, 30~40분 시간만 낭비하다가, 결국 허탕을 치기 일쑤다. 논문, 칼럼, 책 등 외부에 출판하는 콘텐츠에 사용하려면 출처가 분명해야 하고 권위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인터넷에서 필요한 정보를 힘들게 찾아내도 출처를 추가로 확인하는 작업을 반드시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표절이나 허위정보 인용 시비에 휘말려 망신당하기 쉽다.

지식 근로자라면 인터넷보다 전자책 서점을 먼저 활용해보라. 인터넷상의 불완전 정보 상품을 찾느라 귀한 시간을 허비하는 것보다 완전 정보 상품을 모아 둔 곳을 이용하는 게 훨씬 경제적이다. 비타민이 몸에 좋지만 당장 두통을 해결할 수 없다. 꼭 필요한 완전 지식을 구하려면 전자책 서점을 찾아야 한다.

책은 인터넷상에 떠도는 정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하면서 체계적인 지식을 담고 있다. 핵심 용어 정리, 추가 정보, 배경 지식, 참고 문헌, 연표 등 책의 기본 콘텐츠는 지식 생태계에서 검증된 것이어서 안심하고 인용해도 사고가 날 위험이 낮다.

인지과학에 따르면 사람은 실제 일어나는 손실의 크기보다 당장 눈앞의 작은 손실에 더 예민하게 반응한다. 전자책 서점에서 1~2만원 짜리 전자책을 구입하면 큰 돈을 지불하는 것으로 여기고, 인터넷 공짜 정보를 찾느라 자신의 시간을 허비하는 손실은 감안하지 않는다. 자신의 연봉을 시간 당으로 계산하면 1시간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가를 알 수 있는데, 눈에 보이는 비용만 계산하는 것이다.

물론 전자책 서점의 소장 권수가 아직은 종이책 서점에 비해 작아, 원하는 책을 구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를 테면 2000년대 이전에 출간됐거나, 아주 최근에 나온 신간을 전자책 서점에서 구하기 어렵다. 하지만 전자책 시장이 커지면서 웬만한 책은 거의 구입할 수 있고, 점점 커버리지가 넓어지고 있다.

필자는 원하는 종이책의 전자책 버전이 출간되지 않으면, 출간될 때까지 기다린다. 당장 필요한 책인데, 번역본일 경우 아마존 킨들 서점에서 영어 전자책을 구입해서 이용한다.

한국 전자책 시장의 성장 속도가 영미권에 비해 더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자책의 성장은 인위적으로 막을 수 없는 거대한 문명 전환이다. 출판사가 더 이상 종이책 위주 출판과 마케팅만으로 존속할 수 없기에, 머지 않아 출판 시장의 대 전환이 일어날 것이다.

특히 전자책 시장은 소유에서 접근으로 바뀌면서, 매달 일정액을 내고 전자책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마음껏 이용하는 구독모델이 대세가 되고 있다. 리디북스의 ‘리디셀렉트'와 밀리의 서재가 대표적인 구독모델상품이다. 한국어로 된 모든 책을 언제 어디에서든지 월 1만원 안팎의 돈을 내고 이용할 수 있다고 상상해보라.

종이 질감을 느끼고, 책 특유의 냄새를 향유하고 싶은 사람은 종이책 독서를 고상한 빈티지 취미로 삼으면 된다. 제대로 정리 정돈된 지식을 즐기고, 그 지식을 나의 뇌 활동에 활용하고 싶으면 전자책 서점을 찾기를 권한다. 공짜 정보가 즐비한 세상에 비싼 돈을 지불하는 것이 꺼림직하다면, 자신의 시간당 임금이 얼마인지를 따져보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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