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비즈니스에 첨단 IT를 접목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가속되면서 기업 IT 생태계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 단순 소프트웨어와 인프라를 넘어 기업의 새로운 비즈니스에 필요한 새로운 IT 플랫폼과 서비스까지 클라우드를 통해 제공되는 시대다. IT조선은 [클라우드 인사이드] 기획을 통해 클라우드 시장의 현주소와 클라우드 혁신 사례, 앞으로의 전망 및 나아갈 방향을 조망해 본다. [편집자주]

①클라우드로 재편되는 글로벌 IT환경
②‘클라우드 시대’ 토대 쌓은 퍼블릭 클라우드
③‘프라이빗’에 이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의 대두
④‘애저 클라우드’로 새로운 전성기 맞은 마이크로소프트

PC용 운영체제 윈도와 업무용 소프트웨어(SW) 오피스 시리즈로 친숙한 마이크로소프트는 2010년대로 접어들면서 ▲스마트 모바일 디바이스를 앞세운 애플과 구글의 대두 ▲PC 시장의 위축 ▲모바일 사업의 실패 등으로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2020년을 한 해 앞둔 현재 마이크로소프트는 새로운 전성기를 맞고 있다. IT 업계 전반의 화두로 떠오른 ‘클라우드’ 덕분이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 마이크로소프트 제공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 마이크로소프트 제공
2014년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가 세 번째 CEO로 취임한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존 윈도 중심의 사업 전략을 클라우드 중심으로 전면 수정했다. 그 결과 2019년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Azure)’는 업계 선두의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발표한 2019 회계연도 2분기(2018년 4분기) 실적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부문의 매출은 94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0% 상승했다. 특히 애저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무려 76% 상승해 전체 실적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이미 2018 회계연도 기준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사업 부문을 바탕으로 연간 매출 1100억달러(약 124조9000억원)를 달성하며 설립 43년 만에 1000억 달러 매출을 달성한 바 있다. 특히 2018년 11월에는 잠시나마 애플을 제치고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자리를 탈환하기도 했다.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 중 90%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의 고객사인 것도 이 클라우드 분야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현재 위치를 보여준다.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가 받은 각종 인증 규격. / 마이크로소프트 제공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가 받은 각종 인증 규격. / 마이크로소프트 제공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늘날 클라우드의 핵심 시장인 엔터프라이즈 분야에서 오래전부터 탄탄한 기반을 갖추고 있었다. 기본적인 업무용 소프트웨어인 ‘오피스’ 시리즈를 비롯한 다양한 기업용 소프트웨어 솔루션과 플랫폼을 자연스럽게 클라우드로 전환함으로써 기업들이 큰 저항 없이 자연스럽게 클라우드를 도입하고 전환할 수 있었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클라우드의 성공 비결은 그뿐만이 아니다. 클라우드에 대한 꾸준한 투자와 보완, 끊임없는 새로운 도전은 급성장하는 클라우드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 애저의 위치를 공고히 다지는데 한몫하고 있다.

소프트웨어(SaaS)와 인프라(IaaS), 플랫폼(PaaS)에 이르기까지 모든 형태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는 전 세계 54개의 리전(지역 거점)에 100개 이상의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고 클라우드 인프라의 구축에만 150억 달러(약 17조원) 이상을 투자하며 전 세계 기업들에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업계 최대 수준의 글로벌 데이터센터 네트워크는 애저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기업들이 해외로 비즈니스를 빠르고 쉽게 확대할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을 제공한다. 세계 어디에서든 애저 클라우드 리전을 통해 각 기업이 본사의 시스템을 그대로 현지에 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2017년 2월부터 서울과 부산 두 곳에 각각 자체 데이터센터를 가동하고 국내 기업들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클라우드가 모든 기업들에 환영만 받는 것은 아니다. 신뢰성과 보안 등을 이유로 클라우드 도입을 망설이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는 전 세계에 걸친 보안 정책, 개인정보 보호, 규제 준수, 투명성 원칙 등을 바탕으로 설계된 ‘신뢰할 수 있는 클라우드(Trusted Cloud)’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퍼블릭 클라우드 업체 중 가장 광범위한 88개 이상의 클라우드 인증을 획득하고, 각 산업별로 특화된 법률과 국제 표준을 준수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가 받은 ISMS 인증 마크. / 마이크로소프트 제공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가 받은 ISMS 인증 마크. / 마이크로소프트 제공
애저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인 ‘오피스 365’, ‘다이내믹스 CRM(Dynamics CRM) 등은 ISO27001 인증을 받았으며, SSAE16/ISAE 3402 SOC를 준수한다. 국내에서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으로부터 컴퓨팅, 네트워킹, 스토리지, 데이터 분석, IoT 등 43개 서비스를 포함한 애저 한국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대한 운영 심사를 마쳐 인프라 운영에 대한 정보보호관리체계(Information Security Management System, ISMS) 인증을 획득했다.

물론, 각종 인증 획득 외에도 다수의 리전을 통한 데이터 복제와 퍼블릭 클라우드 및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을 위한 데이터 보호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기업 고객들의 비즈니스 연속성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자사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고객사들의 데이터에 대해 ▲통제(Control) ▲투명성(Transparency) ▲보안(Security) ▲강화된 법적 보호(Strong legal protections) ▲맞춤형 광고 금지(No content-based targeting) ▲고객을 위한 데이터 수집 및 활용(Benefits to you) 등으로 구성된 6가지 프라이버시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이는 고객사의 데이터에 대해서는 고객사 스스로 결정권과 선택권을 제공하고, 마이크로소프트는 동의 없이 고객사의 데이터를 자사의 정책이나 마케팅에 활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핵심 이슈로 떠오르는 보안 분야에서도 전 세계에 걸쳐 3500여 명의 보안 전문가를 투입하고 최신 AI 기술을 적극 활용한 탐지 및 분석, 대응 기능을 애저 클라우드에 도입함으로써 엔터프라이즈급 보안 기술을 클라우드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급변하는 IT 트렌드에 따라 진화하는 보안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파트너사들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사이버보안 기술 협정 서명(Tech Accord)에 앞장서고, 11월 파리에서 열린 ‘사이버 공간의 신뢰와 안보를 위한 파리의 요구(Paris Call)’는 50개 정부와 400개 이상의 기업이 서명하는 등 이 분야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클라우드 기업으로 거듭난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소스에 대해 개방적인 자세로 돌아서는 등 기업 문화를 스스로 바꾸고 있다. 윈도 외 운영체제와 플랫폼에도 자사의 소프트웨어와 애플리케이션을 적극적으로 공개 및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에는 대표적인 오픈소스 서비스 플랫폼인 깃허브(GitHub)를 거액에 인수하면서 클라우드 생태계에 어울리는 ‘열린 기업’의 이미지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마이크로소프트 본사 전경. / 마이크로소프트 제공
마이크로소프트 본사 전경. / 마이크로소프트 제공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는 사티아 나델라 CEO의 주도하에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새롭게 떠오르는 인공지능(AI) 분야에서 ‘AI 윤리 디자인 가이드’를 공개했다. 이는 그저 ‘도구’로만 보던 최신 AI 기술을 윤리적인 관점으로 접근하고, AI를 다루는 기업들에 ‘책임감’을 강조하는 것으로, 미래의 AI 기술이 진정한 의미에서 온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기술이 되게끔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오랜 세월 IT 업계를 선도해온 경험이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만이 할 수 있는 일 중 하나다.

클라우드 기업으로 거듭난 마이크로소프트의 ‘대 변신’은 같은 IT 업계 내에서도 매우 흥미로운 사례다. 한때 윈도 운영체제를 바탕으로 IT 업계를 주도했던 마이크로소프트가 이제는 클라우드를 통해 글로벌 기업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도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