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3일 "차세대 반도체 기술개발사업에 10년간 1조96억원을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성윤모 장관은 23일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팹리스업체 넥스트칩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고, "국내에도 퀄컴과 같은 세계적 기업이 나올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연구해 될성 싶은 기업에 전폭적인 지원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성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산업계의 규모 있는 예산 집행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김경수 넥스트칩 대표는 "과거 하나의 프로젝트에 10억~20억원이 소요됐다면 지금은 수백억원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과거와 같은 씨앗뿌리기식 예산지원으로는 실효를 거두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경기도 판교 넥스트칩을 방문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이 김경수 넥스트칩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김준배 기자
경기도 판교 넥스트칩을 방문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이 김경수 넥스트칩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김준배 기자
차세대 반도체 기술개발사업은 산업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동으로 기획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내년부터 2029년까지 1조96억원이 집행된다. 자동차, 바이오, 스마트 가전, 에너지, 로봇 등 5대 유망분야의 시스템반도체 설계 기술개발에 2705억원을 투자한다.

성 장관은 지난달 발표한 ‘시스템반도체 비전과 전략’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챙기겠다는 점도 역설했다. 성 장관은 "정부가 제대로 바꿔보자는 업계와의 공감대속에 비전과 전략을 기획했다"며 "R&D부터 수요창출까지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성 장관의 이번 기업 방문은 정부 정책을 업계에 설명하기 위해 마련했다. 넥스트칩은 1997년 설립돼 카메라 영상신호처리(ISP) 반도체 설계기술을 개발해왔다. 최근 차량용 고화질 영상처리 반도체를 개발해 현대·기아차와 일본의 자동차 부품사인 클라리온에 납품하기도 했다.

김경수 대표는 비공개 간담회 직후 "정책을 제도로 집행하려는 의지를 확인했다. 세부 계획을 체계적으로 수립하고 있다고 느꼈다"며 "발표된 정책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업계도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